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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기억하니 1
시바타 요시키 지음, 김혜영 옮김 / 콤마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20년이나 지난 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학창시절의 친구에게서 나를 기억하니? 하고 묻는 메일이 온다면 기분이 어떨까? 반가울 수도 있겠지만 정말 뜬금없는 연락이 아닐수가 없다. 더군다나 되돌리고 싶지 않은 기억속의 친구라면 더더욱이나 묘한 느낌이 들 것 같다. 이 책은 바로 거기서부터 출발한다. 중학교 3학년 수학여행지에서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버렸던 친구, 누구의 잘못도 아닌 상황이었음에도 그들은 죄책감에 시달려야만 했었다. 모두가 그들을 비난했고 손가락질을 했던 그 때의 기억. 하지만 모든 사건은 잊혀진다.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각자의 삶으로 그들을 옭아매는 현실때문에. 나를 기억하니? 라고 묻던 메세지가 날아들던 날, 모두는 그 때 그 날의 기억속으로 소환당했다.
솔직하게 말해 이렇게 연결되지 못하는 상황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아주 비슷한 주제를 가진 이야기를 하나 알고 있었고, 그 이야기와 제대로 만나보고 싶다는 어설픈 생각으로 착각처럼 선택되어진 책이었다. 다 읽고나니 2권에 대한 미련이 남는다. 어쩌자고 한 권만 읽어야하는 책을 선택했을까 후회를 하면서. 2권을 아직 보지 않았으니 이러니 저러니 많은 이야기를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확실한 건 몰입도가 괜찮았다는 거다. 책장을 넘기는 손길에 탄력이 붙기 시작하면서 살짝 조여오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기분 좋았다. 오래전에 한 친구를 잃어버려야 했던 여섯명의 학생들은 알 수 없는 존재의 메세지 하나로 인하여 다시 만나게 되고, 그들이 불러오는 기억속에는 자신만이 안고 있었던 비밀이 하나씩 들어 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삼십대 중반, 흔들리기 시작한 인생의 격변기에 예고없이 찾아온 잊혀진 기억속의 이름. 그 이름으로 인해 삐걱거리기 시작하는 그들의 삶. 아니 어쩌면 이미 흔들리고 있었던 그들의 삶에 어떤 마침표처럼 작용하게 될지도 모를 그 상황을 그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게 될까? 우리의 현실은 학창시절의 꿈처럼 달콤하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무엇이든 다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을것만 같았던 젊은 날의 패기조차 현실을 이겨내지 못하는 그 때를 누구나 겪으면서 살아간다. 남은 여섯 명의 기억이 퍼즐조각처럼 짜 맞춰지기 시작하면서 아쉽게도 책을 덮어야 했지만 미묘하게 얽혀들어가는 그들간의 알력이 느껴진다. 과연 사라진 한 명의 친구는 살아있는 것일까? 죽은 줄 알았던 친구의 존재가 그들을 어떤 상황으로 몰아가려는지 궁금하다. 20년이라는 세월속에 감춰둔 그들만의 진실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