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되고 싶은 가로등 철학하는 아이 6
하마다 히로스케 지음, 시마다 시호 그림, 고향옥 옮김, 엄혜숙 해설 / 이마주 / 201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마다 히로스케... 동양의 안데르센이라는 말때문에 그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춥다는 북해도 야마가타현에서 태어났고, 추운 날씨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자연친화적인 아이로 자라났다고 합니다. 그런 성장과정이 그를 최고의 동화작가로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네요. 현재까지도 저자의 작품은 '히로스케 동화'라는 애칭으로 일본의 어린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말이 보입니다. 찾아보니 '일본의 고대 설화집' 을 비롯해 '찌르레기의 꿈(むくどりのゆめ)', '소망 하나(つのねがい)', '용의 눈물()', '울어 버린 빨강 도깨비(いたおに)' 등의 동화를 다수 펴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동화를 엄청 좋아하는지라 여간 기대가 되는게 아닙니다.

 

별이 되고 싶은 가로등... 제목만 보더라도 무슨 이야기일까 짐작이 갑니다. 누구나의 가슴속에 품고 있을 하나의 꿈. 그런 꿈 하나가 있어 각박한 현실을 버티며 살아내는 건지도 모를 일입니다. 어느 마을의 끝자락, 사람도 잘 다니지 않는 골목 모퉁이에 가로등 하나가 서 있었습니다. 땅에 단단히 박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아 늘 불안한 가로등은 매일 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바람이라도 몰아치면 모든 게 다 끝나겠지...' 늙어 쓰러지는 건 나 혼자만이 아닐거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허리를 꼿꼿이 세우곤 했던 그 가로등에게는 마음 속 깊이 묻어둔 소원 하나가 있었습니다. 내가 쓰러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누군가 별처럼 밝은 놈이군, 그렇게 말해 주었으면.... 하는. 

 

계절이 바뀌고 이제 가로등은 자신의 모습이 쓸쓸하고 초라해 보이기까지 할거라고 서글퍼합니다. 어느 해 질 녘, 날아가는 풍뎅이에게 가로등은 물었습니다. 내 불빛이 별처럼 빛나느냐고. 이상한 가로등이라고 생각한 풍뎅이는 날아가 버렸습니다. 이번에는 하얀 나방에게 물었습니다. "나방아, 혹시 저 별처럼 내 불빛이 빛나 보이지 않니?"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거지? 쏘아붙인 하얀 나방의 말에 가로등은 눈물이 났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했지요. 별처럼 보이지 않아도 괜찮아. 그냥 조용히 빛나고 있으면 되는거잖아. 그게 내 할 일이잖아. 내 역할은 그걸로 충분해... 슬프고 쓸쓸했지만 가로등은 힘을 내기로 합니다. 곧 폭풍우가 올지도 모르겠다고 가로등은 생각했습니다. 이제 완전히 어두워지고 주위는 깜깜해졌습니다. 그런데 그 때, 골목 어귀에서 발소리가 났습니다. 허름한 옷차림이었지만 밝은 표정을 한 아버지와 아들이었습니다. 남자 아이가 가로등 옆을 지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아, 가로등이 저 별보다 밝은 것 같아요." .....

 

남자아이의 말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 않나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왜 내 가슴에 설레임이 일었던 것일까요? 나도 모르게 마음으로 만세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가로등의 소원이 이루어졌으니까요.  그러나 그것이 가로등에게는 마지막 밤이었답니다. 몇 번을 반복해서 책장을 넘기고 또 넘겼습니다. 어쩌면 이리도 예쁠수가 있는지...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바로 나의 이야기이고, 이 책을 읽는 사람의 이야기였던 거죠. 우리는 저마다의 불빛이 다른 불빛보다 더 밝게 빛나길 원합니다. 누군가가 나를 바라봐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가득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있어야 할 이유가 있기에 그자리에 있는 거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묵묵히 제자리에서 제 역할에 충실하며 살아가는 사람 또한 많습니다. 누군가 봐주지 않아도, 나를 봐달라고 소리내지 않고도... 그럼에도 어느 순간 다른 모든 것보다 더 밝게 빛나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합니다. 저마다 제 빛을 내며 밝게 빛나고 있는데 스스로가 그것을 믿지 못하고 인정하려 들지 않는건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바라보며, 모든 소리를 들으며 살아갈 수는 없는게 우리의 삶이겠지요. 한편의 동화가 마음을 따스하게 해 주네요. 혹시 나도 별이 되고 싶어하는 가로등은 아닐런지 돌아보게 됩니다. 기회가 된다면 하마다 히로스케의 동화집을 한번 읽어볼 요량입니다. /아이비생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