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했던 시간들..

아이와 여행하다 놀다 공부하다
임후남 글.사진, 이재영 사진 / 생각을담는집 / 2016년 3월

여행하다, 놀다, 공부하다 라는 세가지의 주제로 나뉘어져 있지만 굳이 이렇게 나눈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아들녀석이 혼자서 곧잘 걸을 무렵부터 답사를 다녔던 것 같다. 그냥 아이와 놀기 위해서 여행을 갔고 그 여행속에서 내 공부를 하면 더 좋겠지 싶어서.  모두 알고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문화 유적은  풍수지리적으로 좋다는 곳에 거의 자리를 잡은 까닭에 주변 경치가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 까닭인지 어린 아들녀석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청년이 된 지금도 엄마가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투덜거리지 않고 동행해준다. 그러니 나는 어쩌면 행복한 엄마일지도 모르겠다. 목차를 훓어보니 대부분 가본 곳이다. 그래서 더 반갑다. 지나왔던 길을 되새겨보는 것 또한 그리 나쁘지 않은 까닭이다.

언제부터인가 역사를 테마로 한 여행들이 늘기 시작하더니 교과서에 나온 유물유적을 의무적(?)으로 둘러봐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었다. 여행도 결국 입시를 위한 하나의 도구가 된 기분이 들어 씁쓸하긴 했지만 우리 문화를 모르고 사는 것보다는 낫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이와 함께 여행하고 싶어하는 엄마를 위해서라면 상당히 좋은 안내서가 될 듯 하다. 주제별로 20곳씩 소개하고 있으니 적다고는 할 수 없다. 가고자하는 곳에 대한 정보를 예습하고 간다면 그 시간들이 더 재미있고 행복할 거다.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하면 부담이 없다. 서울만해도 우리가 찾아볼 만한 유물유적을 많이 갖고 있다. 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경기권을 다 돌아보기에도 엄청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욕심을 버리라는 말이다. 역사라는 주제가 아니라도 좋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것처럼 수목원이나 식물원을 돌아보는 것도 꽤나 멋진 일이다.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에게는 계절별로 다른 나무와 꽃을 만난다는 게 쉽지않은 일이다.

이야기가 많은 곳도 있고, 생각보다 심심한 곳도 많다. 그럴때를 대비해서 근처에 들러볼 만한 곳이 있는지 미리 알고 간다면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내 차를 타고 간다면 시간에 쫓기지 않고 둘러볼 수 있겠으나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시간안배를 잘 해야 한다. 그러니 욕심을 버리라는 말이다. 여행은 말 그대로 마음쉼을 얻기 위함이다. 아이와 함께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을 나누기 위해서라면 바쁜 발걸음은 잊어야 한다는 말이다. 멋진 엄마, 행복한 엄마가 되기 위해서.  안성 칠장사의 사자개 보살님은 여전히 안녕하신지... 남한산성의 소나무가 보고 싶다. 아가손같은 새잎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융건릉을 다시 걸어봐야지... 용주사에 들러 정조의 마음을 느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