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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누렁의 사계절 1인 밥상 - 리얼! 자취의 달인
한정민 지음 / Storehouse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살림 경력 10년 이상, 자취 경력 3년 차.... 라고는 하지만 살림경력,
주부경력까지 합쳐 30년 된 나보다 낫다. 먹어보지 않았으니 맛이야 어떻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 준비 과정이라거나 음식을
해먹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왠지 음식을 한다는 것에 대해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뭐 아니라고 한다해도 주부에게는 스트레스일
수 밖에 없는 하루하루의 밥상을 고민하고 해결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하게 보인다는 게 솔직한 말이다. 아침 먹고 돌아서면 점심을 걱정하고, 점심
먹고 돌아서면 저녁을 걱정하는 게 일상의 주부들일 터다. 언젠가 일요일 낮에
비빔국수를 해 먹으면서 남편과 아들에게 저녁은 뭐 해 먹지? 했더니, 엥? 지금 점심 먹고 있는데 벌써 무슨 저녁 얘기야? 뭘 해먹으려고?
한다. 으악~~~~ 뭘 먹고 싶은지 말해달라는 뜻인줄 뻔히 알면서 되레 나한테
다시 물으니 기절할 밖에 ㅠ_ㅠ: 그만큼 삼시 세끼를 해 먹는다는 건 정말이지 고역이다. 나처럼 먹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고문수준이다. 그래서 자꾸만 이렇게 요리책에 마음을 빼앗기곤 한다.
많은 요리책들이 계절별로 무슨 요리를 해 먹으면 된다, 주말에는 이런 요리 어때? 아무리 이야기해 봐도
그 많은 날을 색다르게 해 먹는다는 건 어렵다. 밥상 차리는 것이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은 요리를 하기 싫어서도 아니고 해 먹을 게 없어서도
아니다. 맨날 먹는 그런 것 말고 뭔가 색다른 걸 가족에게 해주고 싶은 주부들의 간절함이 결국 스트레스로 돌아온다는 말이다. 뭔가 새로운 걸 해
주고 맛있게 먹는 그 모습을 볼 때 보통의 주부라면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기에. 목차를 살펴보니 딱, 아들녀석 스타일이다. 거기다 하나 더
보탠다면 역시 어느 집이나 먹는 건 거기서 거기군, 하는 안도감? ^^ 적은 돈을 들여서 맛있게 해 먹을 수 있는 밥상이라면 그것으로 족하다.
특별하고 쉬운 홈메이드 요리를 소개해주는 부분에서 잠시 멈춰 본다. 우리집 두
남자를 위해서 오늘 저녁에 뭐 좀 해 줄만한 게 없을까 싶어서. 아이구야~~ 그냥 콩나물밥이나 해 먹어야겠다.
생활tip 코너가 괜찮다. 집을 보러 다니는 것부터 이사하는 과정까지 따져봐야 할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꼼꼼하게 알려주고 있다. 집안 구석구석을 어떻게 청소하면 좋은지, 세탁 잘하는 방법, 얼룩제거 비법, 거기다 세탁기
청소하는 것까지.... 혼자사는 까닭인지 위기 상황 탈출법까지... 생활속의 위기 상황이라는 건 변기가 막혔다거나, 하수구를 뚫어야 한다거나,
아플 때의 경우처럼 반드시 어떻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상황을 말하고 있다. 부모가 생각할 때 안스럽기도 하지만 왠지 대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간단하게, 쉽게, 그렇지만 맛있게" 라는 글쓴이의 자취요리 철학이 멋지다. 글쓴이의 철학과 딱맞는 요리책이다. 해먹는 것이 고민이라면 꽤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