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족이 품은 처연한 역사의 한자락...

내 가족의 역사 ㅣ 북멘토 그래픽노블 톡 1
리쿤우 지음, 김택규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11월

만화책인데 그림이 깔끔하진 않다. 그림을 바라보고 있으면 전체적으로 산만하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집중도가 떨어진다는 편견을 어쩔 수가 없다. 누구나 좋아하는 스타일이 제각각일테니 이건 순전히 나만의 느낌일 뿐이겠지만. 그럼에도 이 책은 전체적인 내용에 공감하게 된다. 왜? 이건 단순히 중국만의 역사가 아닌 까닭이다. 이 만화속에서 우리의 역사를 보게 된다. 중일전쟁이 이 책의 배경인 까닭이다. 중국을 침략하기 위한 발판으로 사용된 것이 바로 우리나라가 아닌가 말이다. 그런 까닭으로 책속의 사진들은 저 가슴 밑바닥으로부터 분연히 일어서는 어떤 감정하나를 불러오고야 만다. 그러나 이 책은 그 분연함을 또한 억누르라 한다. 힘이 약하면 수난을 당한다!, 모래알처럼 흩어지면 수난을 당한다!, 한 민족이 신념 없이 돈만 밝히면 다른 민족에게 능멸 당한다!, 도덕과 정신이 타락하고 문화가 없으면 내분이 생기고 적에게 기회를 준다!, 정신을 잃은 민족은 돈이 많아도 소용없다!.... 충격적인 일제의 사진을 보면서 주인공이 외친 말이다. 어찌 중국만의 일일까 싶어 가슴 한켠에 싸늘한 바람이 분다. 작금의 현실을 바로 보아야 하는 까닭이 저 말속에 들어 있는 것이다.

손자병법에 " 知彼知己 百戰不殆(적과 아군의 실정을 잘 비교 검토한 후 승산이 있을 때 싸운다면 백 번을 싸워도 결코 위태롭지 아니하다). 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적의 실정은 모른 채 아군의 실정만 알고 싸운다면 승패의 확률은 반반이다). 不知彼不知己 每戰必敗(적의 실정은 물론 아군의 실정까지 모르고 싸운다면 싸울 때마다 반드시 패한다)." 는 말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知彼知己百戰百勝이란 말이 여기에서 인용되었지만 결코 틀린 말은 아닌 듯 하다. 이제라도 적을 알고 대처한다면 힘이 없다해도 지나간 역사처럼 그리 어이없이 당하지는 않을 터다. 저들이 동북공정이니 임나일본부설이니 하는 엉터리같은 말로 억지를 부리는 것 또한 우리에게도 분명 책임은 있을 것이니.... 작금의 세상을 바라보더라도 중국과 일본, 일본과 한국의 관계가 외줄타기처럼 위태로운 것도 사실이다. 더 넓은 영토를 원하는 중국과 대륙으로의 발판을 필요로 하는 일본에게 있어 우리가 어떠한 의미인지를 안다면 지금처럼 무사태평으로 있을 수 만도 없는 일일텐데......

책속에서 보여주고 있는 사진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분노와 처연함과 회한을 불러온다. 일전에 읽었던 책이 생각난다. 난징대학살을 다루었던 <역사는 누구편에 서는가> 라는. 그 책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책속에서 밝히고 있었는데 자신들의 과오를 감추기 위해 일본이 했던 끔찍한 짓들은 정말 놀라웠었다. 이 책속에서도 역시 그 많은 사진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인력을 동원하는 일본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니 힘을 기를 수 밖에 없다! 두나라의 역사전쟁과 영토분쟁이 심상치않은 세태를 보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다시한번 생각해보아야만 한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역사는 이긴자의 편에 선다는 것이다. 주인공이 분노를 억누르며 했던 말을 다시한번 되새겨보게 된다. 힘이 약하면 수난을 당한다!, 모래알처럼 흩어지면 수난을 당한다!, 한 민족이 신념 없이 돈만 밝히면 다른 민족에게 능멸 당한다!, 도덕과 정신이 타락하고 문화가 없으면 내분이 생기고 적에게 기회를 준다!, 정신을 잃은 민족은 돈이 많아도 소용없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