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는 몇 개의 가면이 있습니까?

왜 가면을 쓴 사람이 인정받을까 - 사람을 얻으며 이기는 10가지 가면 전략
무거 지음, 류방승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11월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면이 필요할까? 이렇게 묻는다면 당신은 순진하다. 장점이라 생각하는 어느 한쪽만이 당신을 성공하게 만들지는 않는 세상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이런 자기계발서들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이다. 상대방의 성격을 파악한다거나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해야 한다는 말은 수도없이 들어왔던 말이다. 상대를 파헤치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그런 세상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는 말일터다. 이길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하라는 말로 들려 한편으로는 씁쓸한 뒷맛을 남기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또다른 자기계발서에 눈길을 주고 마음을 빼앗긴다. 솔직히 말하면 거기서 거기일 뿐일 그런 책인데 말이다. 단 한권이라도 내 삶에 직접적으로 적용해 본 적이 있는가? (적용해 보았거나 성공한 사람도 없진 않겠지만) 사실 그것처럼 어려운 일도 없다. 왜 그럴까? 간단하다. 이론과 실제의 괴리감이다. 탁상행정이란 말이 비아냥의 대표급으로 자리매김하는데는 현장을 돌아보지도 않은 채 이론에만 매달리는 사람들이 한몫했다. '그럴 것이다' 라는 말과 '그렇다' 라는 말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만큼 세상의 모든 일은 이론과 실제의 차이가 엄청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뭐, 간혹 맞아떨어지는 경우도 있긴 하겠지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 책은 추천할 만하다. 흔한 자기계발서임에도 불구하고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당신에게는 몇 개의 가면이 있습니까? 물었을 때 망설임없이 몇 개! 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우리는 살면서 수도없이 가면을 바꿔쓰고 있을 테니까. 나 역시도 그렇다. 실제로 내가 아는 나의 모습은 타인에게 보여주기 싫다. 그러니 가면을 쓸 수 밖에. 대단히 용감하게(?) 가면을 벗고 민낯으로 남에게 다가섰을 때 그로인해 상처를 받았던 순간도 많았다는 걸 기억한다. 세상은 나를 이해하고 공감하기보다는 내가 세상을 이해하고 공감하기를 바란다. 그러니 가면은 필수다. 이 책은 그런 가면을 언제 어떻게 써야하는지에 대해 잘 설명해주고 있다. 내공이 상당해 보인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쉽게 강의하는 사람과 어려운 말로 강의하는 사람의 차이쯤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듯한 느낌이 든다. 읽으면서 공감대의 범위가 넓어진다. 아하, 이 정도라면 나도 한번쯤 도전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가면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 책을 빌어 말하자면 이렇다. 침묵의 가면, 칭찬의 가면, 약세의 가면, 거절의 가면, 용인의 가면, 능동의 가면, 후퇴의 가면, 유며의 가면, 추종의 가면, 과시의 가면... 열가지 가면이다. 어쩌면 이보다 더 많은 가면이 필요할런지도 모르겠지만 이 열가지의 가면만으로도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데는 모자라지 않을 듯 싶다. 이름만 들어도 대충 어떤 이야기를 할지 짐작할 만하지만 실례를 들어가며 적절하게 사용하는 가면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느낄 수 있게 한다. 거절의 가면이나 용인의 가면, 후퇴의 가면이나 추종의 가면을 읽으면서 내 부족함을 슬며시 바라보게 되었다. "가면은 속임수가 아니다. 다투지 않고 이기는 전략이다!" 책표지의 말에 백퍼센트 공감한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