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 인간 - 잘 안다고 착각하지만, 제대로 모르는 존재
황상민 지음 / 푸른숲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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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말해 나는 MBTI나 IQ테스트 같은 걸 믿지 않는다. 소수가 만들어놓은 틀에 맞춰 짜집기하는 것부터가 싫기도 했지만 처음부터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인간을 고정시켜버리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 같아 씁쓸했던 까닭이다, MBTI라는 것만 봐도 자기들만의 기준을 만들어놓고 거기에서 나온 결과로 인간의 마음을 16가지의 유형으로 분류한다는 것 자체가 억지스러워 보인다. 쉽게 말하면 외형적이냐 내성적이냐를 묻는다거나 감각적이냐 직관적이냐를 따지기도 하고 어떤 상황을 두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사고를 하는지 감정적으로 대처하는지를 따지기도 한다. 그렇게 만들어놓은 지수들이 얼마나 많은지 한번 찾아보라.. IQ (지능지수), EQ (감성지수), MQ (도덕지수), SQ (사회성지수), CQ (창조성지수), AQ (유추지수)... 많이 듣거나 보았던 지수들이다. 사회의 상황에 맞게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하고 물었던 때가 얼마나 많았었는지 한번 기억해보라.. 변화무쌍한 인간의 심리마저도 이런 틀 저런 틀을 만들어 뭔가에 필요한 물건처럼 인간을 만들고자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그런데 저런 지수들이 등장하게 되는 배경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는 있는 것 같다. 모두가 성공하고 싶어하는 욕망으로 인해 만들어진 건 아니었을까? 단순히 불협화음없이 사회를 굴러가게 하기 위해서라거나 하는 이유는 아닌 듯 해서 하는 말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유형, 즉 WPI의 다섯 유형인 로맨티스트, 휴머니스트, 아이디얼리스트, 리얼리스트, 에이전트를 잠시 살펴보자면 이렇다. 로맨티스트는 대중의 인정을 받으면 자신의 가치가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너, 해봤어? 나는 해봤어" 하는 타입이고, 휴머니스트는 사교성이나 유머감각이 좋아 주변에 늘 사람이 꼬이는 타입이고, 아이디얼리스트는 한마디로 말해 엉뚱한 짓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 타인에 대한 배려나 관심보다는 자기 생각대로 살아가는 타입이며, 리얼리스트는 현실의 상황에 자신을 맞추며 살아가는 타입으로 웬만하면 다 맞춰주니까 아무하고나 잘 맞는 스타일, 에이전트는 일이 생활이고 생활이 곧 일이 되는 타입으로 스스로에게 엄격한 스타일이다. 책을 읽으면서 머리에 쥐나는 줄 알았다. 뭐가 그리도 복잡한지. 굳이 그 다섯유형에 나를 맞춰보자고 드니 조목조목 다섯유형에 다 걸린다. 그렇다면 나는 WPI에서 말하는 플랫형인가? 돈내고 내 자신을 들여다보지 않아서 확실한 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런 틀속에 굳이 나를 맞출 필요가 있을까?

 

나무와 식물의 이름과 특성을 빠짐없이 줄줄이 설명하는 식물박사를 보고 사람의 마음과 인간의 성격을 알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해하기 힘든 말이긴 하지만 뭐, 그럴수도 있겠다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자기 분야에 푹 빠진 사람이라면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이 책은 그렇게 연구하고 분석하는 데 동참했던 사람들과의 만남 형식을 그대로 옮겨온 듯 하다. 하지만 단순히 책을 통해 그 현장을 바라보는 이의 입장에서는 크게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 리얼리스트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저자가 했던 말이 시선을 끌었다. '책을 통해 답을 찾았다'는 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던. 책이 도움을 주지 않는 건 아니지만 답을 찾는 인간에게 책은 답을 주지 않는다는. 제목때문에 손내밀었던 책인데....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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