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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부여의 기술 - 평범함을 위대함으로 바꾸는 8가지 코드
인터브랜드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PEOPLE, PROPOSITION, IDENTITY, STORY, NETWORK,
POLITICS, SPACE, TIME.... 책표지의 깡통 그림속에 보이는 글자들이다. 복잡하다. 일단 브랜드란 말부터가 거창해보이지만 쉽게 말해 상표다. 상표는 다른 제품과 구별하기 위해서
만드는 것일수도 있지만 그 회사의 얼굴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중요한 건 맞다. 그 상표를 앞세워 더 많은 이득을 얻기 위해 애쓰는 것이
마케팅일 것이다. 그러니 광고의 힘은 정말 대단할 터다. 광고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소비자 혹은 고객이 느끼는 온도의 차이는 엄청날 것이다.
그 수많은 광고중에서도 아주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광고가 있는가하면 그런게 있었나 싶게 금방 잊어버리는 광고도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상표에 어떤 의미를 담는가에 따라 회사나 제품의 이미지가 달라진다고 말하는 것
같다.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아주 지독한 현실주의자인 까닭인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어떤 브랜드를 선호한다고도 말 할 수 없이 어떤 때는 회사를 믿기도 하고 어떤 때는 그 제품 하나만을 믿기도 한다. 그저 내가 편하고 나한테 잘
맞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목차를 훑어보면서 머리 아프겠군, 했다. 너무 쉽게 생각하고 덤벼들었던 탓이다.
사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들려오는 유명한 이름들, 혹은 그 회사가 어떻게해서
생겨나게 되었는지 그 유래나 전설(?)쯤을 들려주는 책일거라고 짐작했었다는
말이다. 뭐, 책의 말미에서 피자헛이나 스타벅스, 나이키, 루이뷔통, 프라다와 같이 유명한 이름들에 관해 잠시 언급해주기는
했지만.... 떨떠름한 느낌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지만 나름 흥미로웠다.
지금처럼 나 자신조차도 상품화시켜야 한다는 세상을 살면서 한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할 주제들이 눈길을 끌었다. 단지 브랜드라는 것에 제한을 둘
필요가 없었던 거다. 이 책이 말하고 있는 것에 나를 대입시켜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라는 확신이 생겨나기 시작했다는 거다.
SPACE... 많은 주제중에서도 공간부분을 이야기할 때는 정말 좋았다. 문득 떠올랐던
것이 '남이공화국'이란 말을 만들어냈던 남이섬의 신화였다. 아주 오래전 별 볼일 없었던 남이섬이 남이공화국이란 이름으로 바뀌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그저 그런가보다 했었는데 작년 겨울에 한번 찾아가 본 남이섬에서의 하루는 정말 괜찮았었다. 더구나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훌륭한 기업이
되기 위한 조건들을 갖추기 위해 노력했던 곳이라는 생각에 과연
'신화'라는 말을 들을 만 하지 싶었다. 그런 반면에 많은
아쉬움을 남겼던 동대문운동장에 관한 이야기는 지금 생각해보아도 안타까움을 지울 수가 없다. 버스를 타고 지나가면서 옛서울시청사를 바라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거기 그 자리에 남아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과거를 소홀히 하지 않은 외국 유명도시를 방문했을 때 늘 부러웠다던 말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보게 된다.
많은 기업이 이익만을 위해 애쓰지 말고 소비자가 공감하는 가치를 이해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그러나 작금의 광고를 보면 광고 따로 제품 따로인듯한 느낌이 들때가 많다. 그럴때마다 나는 속으로 외친다. 광고는 광고일뿐이니
넘어가지 말자고. 어떻게해서든 많이 팔기만 하면 된다는 얄팍함이 그 광고속에 녹아 있는 것만 같아 씁쓸할 때도 있다. 브랜드 하나만을 생각하지 않고 그 안에 많은 것을 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새삼스럽게
경이감마저 느끼게 된다.
視而不見
聽而不聞... 보고 있으되 보지 못하고, 듣고
있으되 듣지 못한다, 는 말을 메모한다. 일상속에 많은 것이
있다는 뜻일게다. 소소함속에 대단함이 숨어 있는데도 우리가 찾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을지.... 지레 겁먹고 읽기 시작했는데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책이다. 마지막으로 97쪽에 보이는 말을 되뇌인다. 바쁘다는 핑게로 실행을 미루는 이들에게 한 말씀 전한다면? '사유하는 시간'과 '생활 속 여백'을
만들어보길 바란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꼭 필요한 일이다. 좋은
책을 읽되 읽으면서 생각한 것을 글로 기록하라는 말도 함께.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