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퍼즐퀴즈 도전! 고사성어 - 재미 쑥! 어휘력 쑥! 즐기면서 익히는 신개념 퀴즈북!
박영수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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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퀴즈.... 일단 재미있다. 하지만 퀴즈를 풀어 볼까요? 라는 말에는 겁이 나는 것도 사실이다. 왜냐고 묻는다면 '못맞춰서 부끄러울까봐' 라는 답이 솔직한 말일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퀴즈풀기를 좋아한다. 특히 퍼즐맞추기는 더 재미있다. 끝말잇기와 같은 형태지만 감질나는 힌트가 더 매력적이다. 더군다나 퍼즐맞추기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시간에 구애받지도 않는다. 누군가가 옆에서 같이 풀어준다면 그것도 괜찮다. 그렇게 재미있는 퍼즐맞추기에 고사성어를 끼워넣는다는 발상이 흥미로웠다. 분량이 많지도 않고 길게 가지도 않는다. 단 몇개의 고사성어를 생각해내기 위해 눈을 굴려야 한다. 그동안 이런 것쯤이야 하고 생각했던 간단한 고사성어를 놓치고나면 허탈하기까지 하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던 것들에 대한 배신감에 화가 날 때도 있지만 막연하게 느끼는 것과 확실하게 아는 것이 이렇게 다른 거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착각아닌 착각을 하는 듯 하다. 말속에 영어단어나 고사성어 하나쯤 집어넣을 수 있어야 있어보인다고... 무슨 의미를 지녔는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사용하는 말들이 우리 곁에는 너무나 많다. 그게 다 보여주기 식의 사회적 폐단에서부터 비롯되어진 것이지만 어찌 생각해보면 씁쓸한 우리의 일상 중 하나일 수도 있다. 그런 씁쓸함을 이렇게 놀이형식을 빌려 조금이나마 만회해보자고 한다면 억지일까? 일곱개의 고사성어를 맞추기까지 몇분이나 걸리는지 한번 풀어보았다. 하지만 몇분이 걸리면 어떠랴... 감질나는 힌트속에서 찾아낸 고사성어는 그야말로 환희다. 그리고나서 그 고사성어가 나오게 된 유래를 이야기로 풀어주니 더 좋다. 그 말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안다면 제대로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되니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한자공부도 하고 역사공부도 하니 一石二鳥요 一擧兩得다.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필수 고사성어라고 하니 더 눈길이 간다. 240개가 결코 작은 숫자는 아닌 까닭이다. 학생은 국어 성적 올리고, 아빠는 화술이 늘고, 할아버지는 기억력 감퇴를 예방할 수 있다는 말이 재미있다. 뭐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니지만 단순히 끝말잇기의 개념이라면 그런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없을런지도 모르겠다. 공부를 하겠다고 작정하고 덤벼드는 것도 심적인 부담이 있을테니 재미로 시작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크기가 작은 책이라 가방속에 쏙 집어넣고 다니면서 틈나는대로 하나씩 풀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고사성어를 많이 안다는 것은 상식을 많이 안다는 말도 될 것이다. 읽을 수는 있어도 쓸 수 없는 한자가 많다는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닐테지만 그렇다해도 고사성어를 공부하는 시간이 헛되지는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사성어에 얽힌 이야기 하나를 해보자. 옛날 중국에 비위라는 명궁이 살았다. 어느 날 기창이라는 사람이 비위에게 활쏘는 법을 배우겠다고 찾아왔다. 비위가 눈을 깜빡거리지 않는 방법을 익힌후에 오라고 하자 기창은 2년동안 수련을 한 후 다시 찾아갔다. 그러자 비위가 작은 게 크게 보이고 희미한 게 뚜렷하게 보일 정도로 훈련한 뒤 다시 오라고 했다. 기창은 머리카락에 이를 매달아 놓고 날마다 바라보다가 3년이 지난 후 그 이를 정확하게 쏘아 맞췄다고 한다. 더이상 비위의 가르침이 필요치 않은 경지에 도달한 것이다. 여기서 나온 말이 '貫蝨之技'다. 작은 이를 맞출 정도로 활쏘는 솜씨가 대단하다는 말인데 신궁같은 활솜씨를 이르는 말이지만 기창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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