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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우아한 거짓말의 세계 - 광고의 눈으로 세상 읽기
한화철 지음 / 문이당 / 2014년 6월
평점 :
'장이'와 '쟁이'의 차이점을 들려주며 자신은 진정 광고장이보다 광고쟁이가
되고 싶다던 글쓴이의 말을 생각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왠만한 사람이라면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면서 거기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렇지만 과연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職'으로 삼느냐
'業'으로 삼느냐가 관건이라는 말을 보면서 문득 해 본 생각이다. 내가 보건데 이 책의 글쓴이는 스스로가 즐겁게 만들 수 있는 재주를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어쩌다 광고인이 되었다고는 하나 책을 읽는 동안 스멀스멀 기어나오던 행복의 기운을 무시할 수 없었던 까닭이다.
나처럼 광고를 통해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보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어 덥석 손을
내밀었던 사람보다는, 혹여라도 광고인이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꽤나 흥미로웠을
주제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해서 무익했던 건 아니다. 광고의 세계를
들여다보면서 그 법칙을 경우에 따라 내 삶의 방편으로 삼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던 순간이 많았다.
광고의 유형도 참 여러가지다. 빠른 시간내에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담아야 하기에 광고
하나 만들기가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이대듯이 직구를 날려대는 광고는 왠지 짜증난다. 다분히 나
혼자만의 개인적인 성향이겠지만... 현혹하는 광고와 설득하는 광고중에서 어떤 것이 좀더 강하게 와닿는가를 묻는다면
내게는 설득하는 광고가 훨씬 빠르게 다가온다. 또한 감성적이며 의미가 담긴
광고를 더 좋아한다. 그런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빠른 것은 항상 느린 것을
이긴다' 는 한줄의 글귀가 영 거슬린다. 그것조차도 광고인을 위한 광고처럼
들리는 까닭이다. 아주 오래된 광고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광고가
있다. 단언컨데 그 장면 하나로 많은 사람의 가슴속에 어렴풋한 설레임을
안겨주었으리라. 배우 이미연의 풋풋한 미소를 잊지 못하게 하는 가나쵸코렛광고다.
살랑거리는 바람에 나부끼던 머릿결과 그 미소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이 책에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광고는 아주 적거나 작은 일부를 전체적인 것처럼 포장하는
거라는 사실은 일찌감찌 간파했다. 광고를 믿는다기보다는 그런 상품이 있다는 것에 대한 정보를 얻는것에 대해 나는 더 만족감을 느낀다. 지금의
광고시장은 더더욱이나 믿음이 가질 않는다. 똑같다! 이름만 다를뿐 너도나도
똑같은 말을 뱉어낼 뿐이다. 물론 그 중에는 제대로 된 광고상품도 있겠지만 일단은 현혹하는 광고 일색이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일터다. 문득
광고가 종교와 상당부분 닮았다는 책 속의 말이 떠오른다. 대중의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을 자극한다는 말에 어느정도의 공감대가 형성된다. 오죽했으면 '지름신'이라는 말이 생겨났을까? 세상이 그만큼 우리를 불편하고 불안하게
하는 것인지, 우리가 세상을 그만큼 불편하고 불안하게 만들어가고 있는지 한번쯤은 되돌아볼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나는 듣고 잊는다, 나는 보고 기억한다, 나는 행하고 이해한다." 고대
중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오래된 격언으로, 이론의 한계와 실천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는 말이다.(-231쪽)
이 말은 참 깊은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듣는 것보다 보는 게 더 기억에 남고 보는
것보다 내 스스로 움직이며 받아들였던 것은 정말이지 오래도록 내게 남겨진다. 이미 세상을 정복해버린 '멀티'라는 말이나 '디지털'이라는 말때문에
이제는 점점 멀어져가고 있는 '아나로그'의 느낌을 생각한다. 빠른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보고 듣는 것, 보여지고 들려오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세상에는 내게로 와서 만져보고 느껴보라고 말하는 것들이 더 많다. 모든 것이 전자화되는 세상속에서 나는 아나로그를 그리워한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하던 그런 세상을 그리워한다. 부자연스러움이 자연스러움을 이기는 지금의 세상이 마치 눈길 닿는곳마다 현란한
색과 동작으로 유혹하는 광고와 닮았다. "이래도 안살래?", "이래도 사지
않는다면 너는 분명 바보일거야!" 협박하는 것처럼 공격적으로 변해가는 광고의
물결이 나는 솔직히 두렵다. 이익을 추구하는 세상속에서 살면서 광고를 피해갈 수는 없는 일이겠지만 공격적인 광고보다는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어주는
광고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가져본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