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심리학 - 18가지 위험한 심리 법칙이 당신의 뒤통수를 노린다
스티븐 브라이어스 지음, 구계원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IQ검사, EQ검사, 적성검사, 성격유형검사와 같이 비슷한 종류의 검사를 받아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어디 그것뿐일까? 끝도없이 쏟아져나오는 각종 설문지를 앞에 두면 도대체 이런 것들이 왜 필요한 것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었다. 그 많은 질문앞에서 나는 과연 어떤 답을 골랐는지 한번 생각해보자. 여기서 중요한 건 질문에 어떻게 답을 했는지가 아니라 어떤 답을 골랐는지를 생각해보자는 거다. 내 느낌, 내 생각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이 이미 정형화되어진 서너개의 답속에 나를 밀어넣어야만 했던 그 순간의 낯설음이 새로운 느낌으로 내 기억속에서 다시 스멀거린다. 어쩌면 나처럼 그들이 제시한 답중에서 내게 맞는 게 없다고 생각하며 조금은 찜찜했던 사람도 꽤나 많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지금 생각해봐도 이건 아닌데... 하는 마음이 들었던 경우가 정말 많았다. 그만큼 세상에는 사회가, 혹은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틀이 많다는 말일게다. 책속에서도 언급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토록 자유를 꿈꾸면서도 정작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란 말... 문득 오래전에 보았던 광고가 떠오른다. 남들이 모두가 아니라고 말할 때 '네'라고 할 수 있는 사람! 솔직하게 말한다면 참 무서운 광고였다. 그런 사람의 결과는 둘 중 하나다. 남들보다 훨씬 뛰어난 사람이거나 아니면 그 행동하나로 바로 왕따가 되어버릴 수 있다는.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상은 특별히 뛰어난 사람이라기보다는 뭔가 모난 성격의 소유자일거라고 믿어버린다는 거다. 그 말 한마디가 감춘 함정의 깊이는 정말 엄청나다! 그러니 한번쯤은 의심해볼 여지가 충분하지 않을까?

 

자기계발서류의 책들, 이제는 왠만해서는 보지않는다. 뭔가 달라져야만 할 것 같아서, 지금보다는 나은 생활을 꿈꾸기 때문에, 누군가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 혹은 간절함을 담고 있는 그 어떤 것의 의미를 위해서.... 그러나 그 많은 책을 앞에 두었음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못하는 내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실망을 해야 했던지... 나만 그럴까? 그런 사람, 정말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리는 다시 자기계발서를 찾는다. 왜냐고? 거기에는 실망했던 내 자신에게 위안삼을 수 있는 말도 들어있는 까닭이다. 그래서일 것이다. 이 책의 제목에 망설임없이 시선을 빼앗겼던 것은. 이미 정해진 어떤 논리에 대해 한번쯤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건 짜릿함을 느끼게도 한다. 비판할 수 있다는 건 어쩌면 감정조절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인지도 모를 일이기에 나는 가끔씩 삐딱선 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재미있었느냐고? 물론이다. 전제적인 주제도 흥미로웠지만 소주제의 삐딱함이 주는 재미도 꽤나 쏠쏠했다.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려하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려한다는 말이 있다. 거기에 하나 더 보탠다면 자기가 알고 있는 사실이 잘못되었어도 그 틀림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얼마나 엄청난 오류속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말이 될 수도 있기에 그 말을 들었을 때 가슴 한켠이 뜨끔거렸었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이 책을 읽으라던 책표지의 말이 새삼스럽다.

 

이 책속에서 언급했던 많은 책중에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은 꽤나 오래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책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물론 나도 읽었다. 그리고 그 때의 충격은 상당했었다. 그러나 그것조차도 이미 정형화되어진 어떤 것의 틀에 맞춰졌을 뿐이란 생각을 하니 한편으로는 허허롭다. 그것처럼 우리가 알고 있었던 많은 심리학의 법칙들에 대해 "정말 그럴까?" 라고 묻고 있는 이 책은 당돌하기까지 하다. 한동안 우리를 뜨겁게 달궜던 감성지수론에 대해 이 책은 말한다. 감성 지능을 강조함으로써 이득을 얻는 쪽은 노동자 측이기보다는 기업 측인 경우가 많다고. 왜냐하면 감성 지능이 높은 사람일수록 기업 문화에 온순하게 적응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정말? 하고 묻다가 나는 이내 공감하고 말았다. 그렇게 책을 읽으면서도 정말? 하고 묻고 싶어지는 순간이 많았는데 어쩌자고 자꾸 공감하게 되는지 알 수 없다!  내 안에 살고 있다는 상처받은 아이 하나를 달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었는가를 생각해보면 내심 억울하기까지 하다. 정리정돈을 잘하지 않아도 일의 능률은 오른다, 나의 콤플렉스는 절대로 부모 탓이 아니며 마음을 치유한다고 해서 몸도 건강해지지는 않는다 와 같이 우리 주변을 떠도는 어떠한 법칙과도 같은 말들에 대해 궤변처럼 늘어놓는 저자의 말투가 왠지 싫지 않았다.

 

자존감을 높이면 성적이 올라간다?, 속마음을 표현해야 건강하다?, 긍정 마인드가 성공을 부른다?, 대화가 문제를 해결한다?, 자기주장을 잘하면 사회생활에서 유리하다?, 무엇이든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  사랑의 법칙은 기브 앤드 테이크다?, 매 순간을 소중하게 활용하라?,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자?... 이 책에서 콕콕 짚어주는 18가지의 위험한 심리법칙은 한번쯤은 재고해봄직한 이야기들이다. 그와 더불어 나는 그 심리법칙의 함정에 얼만큼 빠져있는지도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항상 말하지만 세상은 온통 '만들어진 것'들로 가득 차 있으며 끝도없는 오류의 흐름속에서 흔들린다. '모든 가치를 의심하라' 던 저자의 마지막 말을 되새긴다. 속은 편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내가 알고 있던 진실이 무너져 내릴 수도 있으니. 그러나 괜찮은 주제임은 분명해보인다. /아이비생각

 

어쩌면 남들에게 내세우기 좋은 자신을 만들려고 끊임없이 갈고 닦기보다는 그냥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있을 수 있을 때, 우리는 더 행복할지도 모른다. 물론 내 말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엉터리 심리학 이론으로 가득한 책들 속에 그 정답이 있지 않다는 것 또한 매우 분명하다. 우리가 자신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나 고통을 완화시킬 전략,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 지침을 원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당신 자신을 미운 오리 새끼에서 눈부신 백조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고 속삭이는 목소리에 유혹당하기란 얼마나 쉬운 일인가! 하지만 때로는 백조가 아닌 어른 오리 (심지어 못생긴 오리라 할지라도) 로 사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점을 잊지 말도록 하자. (-27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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