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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세대 그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 결혼과 출산을 포기한 30대는 어떻게 한국을 바꾸는가
전영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11월
평점 :
DIY, do it yourself 의 약자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스스로 만들 수 있도록 한 상품을 말한다. 엄밀하게 말한다면 반제품상태의 제품을 구입해서 자신이 직접 조립하거나 제작하는 것을 우리는 DIY 상품이라고 말한다. 1950년대부터 미국에서 시작된 반면 우리나라에는 1988년부터 출시되었다고 하니 그다지 오랜 역사를 가진 말은 아니다. 뜬금없이 왠 말인가 싶겠지만 이 책의 제목에서 이케아 세대라는 말이 궁금해서 찾다보니 눈에 뜨인 것이다. 이케아라는 가구회사를 솔직히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그런 쪽에 별로 관심이 없다보니...) 경쟁업체의 압력으로 제조사로부터 물건 공급이 중단되자 회사가 가구를 직접 디자인하고 제조하기 시작한 것이 도약의 발판이 되었다는 말은 놀라웠다. 그것을 기점으로 조립식 가구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그러다보니 포장, 운송, 창고비용 절감의 효과를 창출했고 그것이 제품의 가격인하로 이어져서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쓰인 이케아 세대란 말에 그렇게 좋은 의미를 부여한 것 같지는 않다.
가만히 생각해본다. 과연 대한민국의 미래는 핑크빛일까? 작금의 상황으로 볼 때 그다지 밝아보이지 않는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케아 세대라는 말은 지금의 30대 전후를 아우른다. 기성세대는 말한다. 지금의 아이들은 그저 저 좋은대로만 하고 산다고. 도무지 앞을 내다보지 않는다고. 그러나 모르는 말이다. 나 역시 베이비붐세대의 막차를 탄 사람이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안타까움이 더 많이 담겨있다.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이 누구인가를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는 말이다. 막다른 골목에서 삶의 목표를 잃어버린 것마냥 무엇엔가 쫓기듯 허허로운 발길로 시간위를 걸어가고 있는 그들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이케아 세대인 것이다. 흔히들 4050세대를 가리켜 '낀세대'라는 말을 한다. 구세대와 신세대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러나 그들의 자녀가 이케아 세대로 살아가고자 하는 한 낀세대들의 힘겨움은 끝나지 않을 것이란 것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문득 이케아라는 말이 그들의 삶과 닮아 있음을 깨닫게 된다. 반제품상태에서 삶이라는 가구를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지 못하는 현실은 분명 답답할 것이다. 저자가 제시해주는 그들의 특징과 라이프스타일은 바로 지금 우리가 직면한 사회의 한단면이다. 모두가 대졸이나 석사이상의 학력을 가졌지만 기성세대가 누렸던 평생직장은 사라져버렸다. 연애를 꿈꾸지만 결혼은 하지 못한다. 설령 결혼을 했다하더라도 맞벌이를 해야만 하는 현실은 아이를 낳지않거나 뒤로 미루게 되는 상황을 만든다. 아이를 대학까지 졸업시키기 위해서 드는 비용이 4억에 가깝다고 하니 그거야말로 용기내야 할 도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그들은 혼자사는 삶을 택할 수 밖에 없다. (지난 선거에서 보듯이) 기성세대로부터 받는 소외감은 패배감과 무력감을 불러올 뿐이다. 돈이 없어 남을 배려하는 것조차 쉽지 않으니 본인을 위한 문화활동에 집착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물론 가치의 변화때문일수도 있겠으나 그들은 소유하기 위한 내 집보다는 편리를 위한 자동차를 선호하기도 한다. 그런 그들이 지금 살아가고 있는 세태를 보여주는 부분은 기성세대로써 가슴을 쓸어내리게 만든다.
제목을 보면서 순간 움찔했었다. 맞다, 그들의 역습은 이미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런 징조들이 우리의 사회속에 만연하고 있음을 우리가 외면할 뿐이다. 이미 노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는 우리 사회의 단면은 거부할 수 없는 세태의 물결이다. 책을 읽으면서 가슴을 쓸어내릴 수 밖에 없었음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멀지않은 시대에 나 역시 노령화의 길로 들어서야 할테니. 어쩌면 우리 사회는 이미 활력을 잃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세대에게 끊임없이 압박을 가면서도 그들이 느낄 그 무게의 중압감을 애써 모른 척 외면하려고만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이 하나가 태어나 기성세대 일곱을 떠맡아야 한다는 말이 이렇게나 빨리 실제상황으로 다가올거라는 걸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던 것일까? 지금까지 살아왔던 우리민족의 특성상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없게 만드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그들을 더 힘겹게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국은 저출산으로 지구상에서 사라질 첫번째 국가가 될 것이다, 라는 인구경제학자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우리사회가 저출산과 노령화 사회로 접어들었음을 인지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머리에 띠두르고 화염병을 던지며 구호를 외치는 것만이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는 방법은 아닌 것이다. 그들의 복수가 시작되었다는 말에 백퍼센트가 아니라 만퍼센트 공감한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이 책이 그렇게 부정적이고 좋지않은 것만을 말하는 건 아니다. 그런 세대를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미 우리가 그 문제를 풀기위한 해답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것을 위해 누구도 발벗고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 심각할 뿐이다. 기업이 나서야 한다는 말에는 어느정도 공감하나 역시 제도권을 다루는 정치의 힘이 보태져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는 벌써부터 복지부동의 자세를 풀려하지 않는다. 말마다 국민의 뜻을 앞세우고 있지만 과연 저들이 국민의 뜻을 만분의 일이라도 알까 싶다. 제 앞의 이익밖에는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거기서부터 비롯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항공회사 JAL의 갈등 해결 방안이나 그 결과는 정말 놀라웠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우리 모두가 이처럼 긴장하며 미래를 바라보지 않아도 된다는 해답이 거기에 있었다. 기성세대의 용기있는 내려놓음이 필요하다는 말이 절절하다. 노인의 지혜와 청년의 에너지를 잇자는 말이 눈물겹게 다가온다. 노인복지가 아니라 가족복지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말이 날카롭다. 때를 놓치고 후회하는 건 미련한 짓이다. 이 책의 주제는 커다란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내용임에 분명하다. 더 늦기전에 우리는 우리 자신을 다시한번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더 많은 이가 이 책을 읽어볼 수 있기를 바란다. 별 100개가 평점의 기준이라면 별 100개를 줘도 아깝지 않은 주제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