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꿈이 당신에게 말하는 것 - 우리 내면에 숨은 무의식의 정체
김현철 지음 / 나무의철학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내가 자주 하는 말중에 하나가 '꿈 좀 안꾸고 자봤으면 좋겠다' 는 말이다. 깊은 잠을 자지 못해 힘겨워한다. 지인에게서 수면을 유도하는 방법에 관한 책까지 선물받았던 적도 있다. 그만큼 밤마다 꿈에 시달린다. 꿈이라는 게 참 묘해서 기분좋은 꿈보다는 쫓고 쫓기는 힘겨운 상황을 더 많이 보여준다. 어떤 때는 내가 꿈을 꾸고 있다는 걸 자각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꿈을 꾸고 있는 나를 내가 불안하게 바라보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 날에는 영락없이 한두시간밖에 자지 못한다. 그러니 아침이 상쾌할리가 없다. 그럴때마다 남편이 말했었다. 걱정거리가 있으면 말해서 함께 해결하자고. 그렇다고해서 내가 걱정거리가 많은 건 아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지금의 생활에 크게 불만은 없다는게 솔직한 내 심정이다.. 일종의 정서불안일거라고 내 스스로에게 처방을 내려보기도 했었다. 이 책은 그런 이유로 내게는 엄청난 끌림으로 다가다. 이 놈의 개꿈만 꾸지 않을 수 있다면 정말 좋을거라고 생각하며 펼쳐들었는데 처음부터 한방 먹었다. 글쓴이의 첫마디가 개꿈은 없다는 거였으니 하는 말이다. 정말 그럴까?  잘 몰라서 하는 말일수도 있겠지만 개꿈도 꿀 수 있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하도 꿈을 꾸다보니 이제는 그 꿈을 가지고 자체분석도 한다. 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지....

 

내가 모르는 내 마음이 꿈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말에 어느 정도는 공감한다. 갈등을 치유하거나 결핍을 눈치채게 하기 위해 꿈으로 표현되어진다는 말도 어느 정도는 공감한다. 하지만 뭔가 정해놓은 듯한 학설(?)처럼 누군가의 꿈을 이야기하는 것에는 그다지 공감하고 싶지 않다. 물론 그것이 다 틀렸다는 말은 아니다. 나 역시도 자체분석한 꿈해몽으로 상황에 따라 조심하기도 하고 은근히 기대를 하기도 했던 기억이 있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고 뭔가 좋은 일이 생긴다면 기대가 충족되는 것이니 그것도 나쁠게 없으니 하는 말이다. 일종의 꿈해몽처럼 펼쳐지는 책의 내용이 내게는 깊은 울림을 주지 못했다. 길몽이든 흉몽이든 그 꿈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한번쯤 뒤돌아볼 수 있다는 건 괜찮은 일임에 분명하다. 책의 말미에 나와 있는 꿈 체크리스트를 통해 나의 불안지수를 알아보았지만 내 경우에는 그다지 체크할 만한 항목이 몇 개 되지 않았다. 체크리스트가 잘못되었다는 게 아니라 확시랗게 이렇다 저렇다 답을 할 수 없었다는 말이다. 조금 애매했다고나 할까? 그래서 구구절절 꿈에 관한 나의 지론을 말했던 거다. 개꿈도 분명 있다고.

 

"무심코 흘려버린 당신의 꿈에 담긴 놀라운 비밀" 이란 말처럼 어쩌면 나는 나의 꿈을 통해 내 자신의 속을 들여다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흥미로운 주제였다. 이 책을 펼쳐들기 전날에도 나는 꿈을 꾸었다. 앞서가던 아들녀석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그녀석을 찾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데 언제부터인지 아주 작은 꼬마하나가 나를 엄마라고 부르며 따라오던 꿈이었다. 요즘 아들과 엄청난 신경전을 하고 있는데 아마도 그것때문에 그런 꿈을 꾸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커가는 아이의 정서를 인정해주지 못하고 마냥 어린애 취급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다시한번 묻게 된다. 꿈이 우리 내면에 숨은 무의식의 정체라는 말을 새삼스럽게 한참동안이나 바라보았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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