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개의 영혼이 번지는 곳 터키 ㅣ In the Blue 14
백승선 지음 / 쉼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그리스시대에는 비잔티움이라 불렸다가 로마황제 콘스탄티누스에 의해 콘스탄티노플이라 불리웠던 도시. 그러나 로마제국이 멸망하고 이스탄불이라 불리워진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스탄불은 그야말로 세상의 모든 문화유산이 모인 곳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듯 하다. 우리나라에서 파기만하면 유물유적이 나온다는 경주와 같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세계적인 문화가 한데 모인다는 건 그리 흔치않은 일일 것이다. 터키.. 정말 가고싶은 곳 중의 하나다. 여행은 사람과의 만남이라는 말에 공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여행길에 나서면 그 만남이 왜그리도 어려운지... 뜻하지 않은 만남이 좋은 만남으로 이어진다면 그것처럼 행복한 일도 없을 게다.
'두개의 영혼이 번지는 곳' 이란 말이 참 좋았다. 지은이의 발걸음을 따라 이스탄불, 파묵칼레, 보드룸, 쉬린제, 에페소스, 카파도키아를 여행한다. 황홀하다. 말과 글만으로 따라가는 여행조차 이렇게 황홀한데 그 길을 직접 걸어보는 이의 심정이 어땠을지는 굳이 말로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보드룸에 들러 지중해의 바람이 불어오는 바람의 언덕에 올라보고 싶다. 낡은 풍차처럼 그 바람을 나도 한번 느껴보고 싶다. 우리나라의 산동네같다는 쉬린제는 사진만으로도 가슴이 푸근해져온다. 좁은 골목길을 걸어 나오는 할머니와 나도 반갑게 웃으며 인사나누고 싶어진다. 어제 본 얼굴인듯 별 일 없으셨느냐고 손한번 잡아보고 싶어진다. 여행은 그렇게 '쉼'의 현장일테니.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부분에서 여행자의 발길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배려가 괜찮았다. 가고자하는 곳에 대해, 아니면 가고 싶은 곳에 대해 안다는 건 그만큼 중요한 일인 까닭이다.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니 그 속에는 아마 미래도 함께 머물것이다. 과거를 만들어내고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 의해 미래는 만들어지는 것이니. 이방인임에도 이방인이 아닌 듯 그 도시를 걸었던 여행자의 발걸음마다 즐거움이 묻어났다. 덕분에 나조차도 가벼운 발걸음이 된다. 겨우 10%만을 보여준다는 에페소스의 유적들은 상당히 매혹적인 느낌으로 나를 유혹했다. 열기구를 타고 내려다보는 카파도키아의 풍경은 사진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내가 만약 터키에 간다면 카파도키아의 모형만큼은 꼭 사고 말테야... 멋진 사진이 많아서 하나하나 감상하느라 책장을 덮기까지 시간이 꽤나 오래 걸렸다. 유려하지않은(?) 말솜씨가 정겹게 다가와서 사진 하나하나가 더 소중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어찌되었든 참 멋진 여행이었다. 대리만족이라는 말에 어느정도는 공감하게 되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이런 사진을 보면 셀레는 가슴 진정시키느라 애를 먹는다. 언제쯤이면 나도 저안에서 또하나의 그림으로 남겨질까? 세상에는 정말 오묘한 것들이 많다. 세상에는 정말 신비로운 것들도 많다. 여기만큼은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욕심부리게 되는 곳은 왜 그렇게나 많은지... 여행은 어쩌면 자연의 위대함을 깨닫게 해주는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자연은 인간이 정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할 대상이라는 걸 깨닫게 해주는 게 여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과 어긋나지 않고 자연속에 그야말로 '자연스럽게' 머물 수 있을 때, 비로소 참다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