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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고전 : 동양문학편 - 서울대 선정 동서고전 200선 ㅣ 세상의 모든 고전
반덕진 엮음 / 가람기획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고전 초보' 를 위한 책.. 그래서 택했다. 古典에 다가가고 싶어도 어려울거라는 선입견때문에 쉽게 손을 내밀지 못했던 게 사실이니까. 거기다가 古典이라고 불리워지는 책들은 왜 그리도 두꺼운지.. 내용 또한 만만찮은 깊이를 보여주니 그것도 가까이 다가설 수 없는 이유중의 하나라면 하나가 될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그 어렵다는 고전읽기가 점점 쉬워지고 있는듯 하다. 몇몇 출판사에서 저마다의 특징으로 하나둘씩 풀이된 고전, 쉽게 다가설 수 있는 고전시리즈를 만들어내고 있으니 말이다. 오래도록 꾸준하게 사람들이 찾아주는 책을 가리키는 '스테디셀러'라는 말이 있다. 나는 솔직히 '베스트셀러'라는 말보다 저 말을 훨씬 더 좋아한다. 작가의 인지도나 출판사의 홍보전략에 의해 만들어지는 순위보다는 많은 세월이 흘러도 오래도록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겨지는 그런 책이 아닐까 싶어서.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이 古典이란 장르 또한 같지 않을까 싶다. 단순한 재미만을 위해서 그토록이나 오래도록 사람들 곁에 머물수는 없을테니까.
욕심을 부려 손을 내밀었는데 처음부터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무슨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도 아닌데 그런 기분을 느끼기에 딱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어서... 읽고 싶었던 책의 목록들이 목차에서 보였다. 그것부터 찾아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그 배경이나 작가에 대해 한번쯤은 제대로 알고 시작하는 것이 좀 더 좋은 책읽기였다는 것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해 주었다. 그렇게 받아들이고나니 책을 읽는데 속도가 붙었다. 책을 읽는 방법에도 여러가지가 있다고 한다. 통독, 다독, 정독, 속독, 음독, 묵독... 꼭 필요한 부분만 찾아읽는다는 적독이나 소리내서 읽는다는 음독만 빼면 보통의 내 모습이긴 하지만 그런 방법을 말하자는 건 아니고 그만큼 이 책속에는 이렇게 저렇게 보여지는 친절함이 많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수험생을 위해 나온 책일거라는 생각이 사라지지 않는다. 나의 편벽함 때문인지...)
먼저 동양과 서양을 분류하고 문학이냐 사상이냐로 나누어서 총 4권으로 만들어졌다는 <세상의 모든 고전> 중에서 이 책은 동양문학편이다. 그래서그런지 조금은 가까운 느낌으로 다가왔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만큼은 꼭 읽어보리라하여 내가 읽고싶은 책의 목록에 다시 적어놓은 것도 있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만큼의 분량만으로는 뭔가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탓이다. '겐지모노가타리'나 '천일야화'는 그 양이 너무 많아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고 있던 책인데 여기서 또 만나니 하루 빨리 만나고 싶다는 조바심이 인다. 고전을 위한 안내서라는 말이 딱 맞다.
동양의 최고문학작품 45편을 실었다고 하지만 가장 먼저 욕심을 부려야 할 것은 역시 우리의 고전이 아닐까 싶다. 소설류에서는 그래도 읽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게 몇 편 보이긴 하지만, '수이전'이나 '역옹패설'과 같은 고대설화집을 꼭 한번은 읽어보고 싶다. 일전에 군산으로 답사를 갔을 때 '탁류'의 배경이 되었다는 표지석을 본 적이 있었다. 궁금해서 한번 찾아봐야지 했다가 잠시 잊고 있었는데, 1930년대의 시대상을 예리하게 풍자했다는 채만식님의 소설이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어 참 반가웠다. 아울러 우리에게는 이름으로만 외워졌던 작가에 대해 일일이 소개를 해주고 있어 그 또한 내게는 너무나 감사한 일이었다. '카프문학'이나 '브나로드운동'과 같은 의미에 대해서도 숙지할 수 있어 참 좋았다.
동서양의 걸작 고전 200권... 언제 읽을까 싶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책을 고를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이런 책이 있어 고르는 재미는 있을 것 같다. 단지 이렇게 소개된 책만으로 내가 그 책을 읽었다는 말을 함부로 하지 않도록 경계심을 늦추지 않아야 할 것 같다. 말로만 들어왔던 작품들에 대해 소개와 평가가 함께 들어있으니 뜻하는 이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