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중고차 사기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것들
이일구 지음 / 참돌 / 2012년 10월
평점 :
판매중지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최대 목적은 이익이다. 이익을 남기지 못하는 장사라면 당장 접어야 옳다. 손해보고 판다느니, 남는게 없다느니하는 말들은 분명 거짓이라고 우리는 생각하기에 조금이라도 깎아 싸게 사려고 하는 게 또한 사는 사람의 심정이다. 그런데 물건을 보고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는게 쉽지만은 않다. 물론 어떤 종류의 상품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더구나 조금이라도 제품의 구조나 상태를 알아야 하는 것이라면 더욱 더 어려워진다. 그러니 전문적인 분석을 요하는 제품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차가 그런것 같다. 나처럼 운전은 하되 차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중고차를 산다는 건 정말이지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론 경제적인 여건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중고차를 찾는 사람은 점점 많아지고 있는 듯하다.  얼마전 지인으로부터 중고차매매를 하는 사람을 알고 있으면 소개시켜달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거두절미하고 모른다고 딱 잡아뗐다.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그 사건 하나로 좋았던 관계가 원수처럼 변하게 될까 두려웠던 탓이다.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이 세상에 너무도 많은 탓이기도 하다. 세상을 믿지 못하고 어떻게 사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믿음이라는 게 쉽게 생겨나지 않는 까닭을 생각하면 가끔은 서글퍼지기도 한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병들어 있다는 말도 될테니 말이다.

 

책을 읽고나서 남편과 가장 먼저 주고 받았던 말은, "우리가 중고차를 사기전에 이 책을 먼저 읽었더라면 정말 좋은 차를 싸게 살 수 있었을까?" 였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속이자고 드는 사람 이겨낼 재간은 없었을 듯 싶다. 나는 필요해서 찾아간 사람이고 그들은 무슨 수를 써서든 팔아야 하는 쪽이니.. 그럴까봐 믿을만한 사람을 통해서 찾아간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팔고나서 나몰라라하는 태도에 엄청 화가 났었다. 잘 모르는 내가 생각해봐도 중고차는 살 때 그 진실된 모습을 알 수 없다. 그럼 언제 아느냐고? 당연히 그 차를 되팔때다. 나에게 팔 때는 있는 흠도 어떻게해서든 가려 좋게 포장하려 할 것이고, 내게서 살 때는 없는 흠도 어떻게해서든 잡아내야 하는 게 그들이 할 일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법적으로 아무리 이렇게해라 저렇게해라 한다고 한들 그다지 큰 효과는 없으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종종 이런 생각도 해본다. 세상에 싸고 좋은 물건이 있을까? 물론 아주 없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삶의 이치로 따져보면 싸고 좋은 물건을 만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며느리도 모른다는 중고차의 가격.. 그래서 중고차 사기전에 이런 저런 정보도 많이 얻고, 여기저기 기웃거려가며 나름대로 알아보기는 한다. 중고차를 사고자 마음 먹은 사람이라면 기본적으로 중고차 구입절차라거나 무엇을 어떻게 보아야 한다는 것쯤은 아마 알고 가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좋은 딜러를 만난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그것처럼 좋은 일도 없을것이다. 우리가 중고차 시장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중고차 딜러가 어떤 사람들인가도 어느정도는 알게 되었다. 그리고 중고차를 사러 가기전에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도 주워 들을만큼은 들었다. 자, 이제 중고차 시장으로 가보자. 과연 좋은 물건을 싸게 살수 있을까? 해마다 중고차를 사고파는 문제로 신고되는 건수가 많아진다고 하는데 과연 얼만큼이나 알고 있어야 속지않고 살 수 있는것인지.....

 

걱정, 걱정, 걱정.... 모든 일에는 걱정이 앞선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상식이 왜 그렇게도 많은지. 이런 책을 읽을 때마다 나는 왜 이리도 무지한가 한심스러울 때도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중고차를 제대로 사기 위한 협상의 기술> 정도는 알고 가야지 한다. 타이밍도 중요하고, 분위기도 중요하고, 밀고 당기는 순간의 어법도 중요하고... 이것도 일종의 심리전이다. 많이 알고 있는 자를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심리전. 나를 속이고자 하는 사람에게 어떻게하면 조금이라도 덜 속을까하는 심리전. 그리고 어떻게하면 저 사람을 조금이라도 내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하는 심리전. 세상 모든 일은 심리전의 연속이라는 생각에 씁쓸하게 웃으며 책장을 덮는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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