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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다른 사람들 - 인간의 차이를 만드는 정서 유형의 6가지 차원
리처드 J. 데이비드슨 & 샤론 베글리 지음, 곽윤정 옮김 / 알키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세상에는 정말 많은 사람이 살고 있다.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고 저마다 살아가는 모양새가 각각이다. 사실 따지고보면 삶의 형태가 특별한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은 듯 하다. 거기서 거기라는 말이다.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얼만큼을 가졌는가에 의해 좌우되겠지만 제각각 다르게 보여지는 형태는 한편 생각해보면 재미있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에 관심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똑같은 책을 읽고도 서로 다른 느낌을 말하는 사람들, 똑같이 영화를 보았는데 나중에 이야기를 나누어보면 그 안에서 강한 느낌으로 다가왔던 순간은 서로 다른 사람들.. 왜 그런걸까? 내가 궁금했던 건 그거였다. 같은 일을 겪어도 반응이 다르다는 것은 인간마다 가지고 있는 어떤 고유의 것이 다르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보았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 책, 나의 그 단순한 호기심을 채워주기에는 너무 무겁다. 솔직히 말해 뇌가 어쩌고, 실험이 어쩌고 하며 이야기를 시작하면 심각해지기 시작한다. 조금은 쉬운 말로 접근을 시도했다면 좀 더 이해하기 편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았을 주제다. 나와 너는 왜 다르게 느끼는 것일까? 요즘의 화두는 단연 마음조절이다. 힐링이라는 것도 사실 따지고보면 마음조절을 하자는 말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나는 생각한다. 굳이 좀 더 가까운 말로 표현하자면 마음내려놓기나 마음비우기쯤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인지 이 책은 처음과 마지막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를 바꾸기 위해서는 마음훈련이 필요하다고. 누구나 한번쯤은 이런 질문을 하거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마음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걸까? 심장에 있다거나 뇌에 있다거나 둘 중 하나로 답이 나온다. 자신이 어떻게 느끼는가에 따라 답은 달라지겠지만 이 책을 빌어 말해본다면 마음은 뇌에 있다. 뇌의 움직임이 바로 그 마음상태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느냐에 따라 많은 것이 변화된다고 한다.
책에 나와있는 질문을 따라가며 나는 어떤 정서를 가진 사람인가 테스트를 한번 해 보았다. 첫번째 질문, 빠른 회복자형인가 느린 회복자형인가에 대한 답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회복형이다. 두번째 질문,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에 대한 답은 긍정적 관점형에 가깝고, 세번째로 나는 민감한쪽인가 둔한쪽인가를 체크해보니 어느정도는 사회적 둔감형쪽에 속한다고 나온다. 그런 반면에 네번째, 자기 인식능력은 그다지 부족하지 않고 조화를 잘 이루어내는 눈치백단형에 가깝다고 나온다. 다섯번째, 산만하지 않고 주의집중력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마지막 결론을 보니 바로 앞의 질문에 어느정도 공감하게 된다. 그렇다고 내가 이 책속에서 말하고 있는 그런 결론에 대해 맹신한다는 건 아니다. 우리가 심심풀이로 가끔 말하는 혈액형의 성격과 무엇이 다를까 싶어 하는 말이다. 물론 이 책의 저자는 많은 실험을 통해 얻어낸 결과라고 하니 어느 정도의 신빙성은 충분히 갖고 있을테다.
어찌되었든 이 책을 통해 내가 얻어낸 결론은 이렇다. 사람의 뇌는 완성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앞서 말한 정서별 유형조차도 뇌의 움직임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인데 쉽게 말해 타고난 정서유형은 없다는 말이다. 어떤 상황에서 지내는가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것이 사람인 까닭이다. 놀라운 것은 어린시절에 사람의 뇌가 어느정도는 굳어진다고 알고 있던 지식이 잘못된 것이라는 말이었다. 어른이 되어서도 사람의 정서 유형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내 몸에 새겨지는 정서 유형은 내가 어떤 상황에서 살아가느냐에 따라 거기에 맞춰 변화된다는 말인데 개인적으로는 그 말에 공감한다. 양육이 천성을 이긴다는 저자의 말이 큰 울림을 내게 전해주었다. 조금은 딱딱하고 장황하게 전개된 내용이었지만 무슨 말을 하고 싶어했는지 어느정도 알 것도 같다. 나를 다시한번 돌아본다. 어떤 사람일까보다는 어떻게 살아가는 사람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