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정원에는 코끼리가 산다
마이클 모퍼고 지음, 마이클 포맨 그림, 김은영 옮김 / 내인생의책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이 이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가장 끔직한 참사로 기록되었다는 드레스덴 폭격이 배경이다. 무서운 전쟁의 소용돌이속에서 희생되어야 했던 사람들의 삶이다. 히로시마 원폭과 비교되기도 하지만 드레스덴 폭격은 현재의 후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를 보고 정반대의 평가를 받기도 한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독일의 잔혹함속에는 그 전쟁의 잘못됨을 인정하고 더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막아 주었던 전설같은 이야기들이 존재하기도 한다. 이미 영화나 책으로 소개되었던 이야기말고도 묻혀진 이야기는 많을 것이다.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달라지는 전쟁의 모습.. 이 책속에는 그 전쟁의 불길속에서 살아남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다. 마치 실화처럼 느껴지는 내용이 마주막까지 책을 내려놓지 못하게 한다. 책을 읽으면서도 어쩌면 실화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에 빠져 허우적거렸.

 

글을 쓴 사람이 같은 까닭인지 일전에 읽었던 <워 호스>의 느낌이 내내 나를 따라왔다. 동물을 등장시킨다는 게 우리에게는 왜 잔잔한 느낌을 전해주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사람처럼 계산되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까닭일 것이다. 그들이 우리에게 눈물과 웃음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이 우리에게 마음을 여는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일 것이다. 하물며 그 존재가 아기코끼리라면?  그러니 <워 호스>에서 등장했던 말이나 이 책에 등장하는 코끼리를 통해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끝까지 살아남아 주인공들의 마지막을 훈훈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은 그들도 좋아할 것 같다. 그나저나 덩치 큰 코끼리가 어떻게 그 불바다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책을 읽고나서 드레스덴 폭격을 다시한번 찾아보았다. 연합군이 독일의 드레스덴에 대규모 폭격을 퍼부은 사건인데, 그 결과 수십만 명의 민간인들이 거대한 화염폭풍에 휩쓸려 목숨을 잃었으며, 드레스덴 폭격은 제2차 세계대전 중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단일 폭격으로 기록되었다는 말이 보인다. 당시 사람들에게는 유서 깊은 도시는 공격당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었던 까닭에 희생자가 더 많았다고 한다. 희생자의 수를 합하면 모두 35,000명 정도라고 하니 어마어마한 숫자다. 지금까지도 비인도적인 처사로 비난받고 있다는 드레스덴 폭격이 책의 중심 배경이지만 그 참혹한 모습은 생각처럼 많이 그려지지 않았다. 단지 코끼리를 포함한 한 가족이 어떻게 그 불길로부터 피해갈 수 있었는지가 이야기의 중심 흐름이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동화다. 그 커다란 코끼리를 어떻게 정원에서? 오래전의 기억을 회상하는 리지 할머니의 이야기는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거짓말 같은 이야기도 누군가 들어주기로 작정한다면 생명을 얻게 된다. 그렇게 코끼리는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병상에 누워있던 할머니의 기억속에서부터. 그리고 그 코끼리의 여정을 따라가는 기분은 끝까지 훈훈했다. /아이비생각

 

 

 

당시 폭격당했던 드레스덴의 실제모습이다. (사진출처 : 위키백과>

나중에 재건 할 때도 수많은 시체가 나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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