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를 國家百年之大計로 바라 봐야 한다는 말이 왠지 인상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개인적인 일이 되었든 국가적인 일이 되었든 어떤 일을 시작함에 있어서 지금 당장만을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어 하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FTA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 뭔가 미흡함이 있었기에 저런 말이 나온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솔직하게 말해 한미FTA라는 것을 그다지 심각하게 바라본 적은 없었다. 그냥 흘러들어오는 정보만으로 대충 그런건가보다 하는 식의 느낌만 있었을 뿐이다. 보통의 사람이 구석구석 알고자 하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설령 알고자 한다해도 세세하게 알아내기가 그리 만만치 않아 보이는 과제임은 분명할 터다. 한참 世間의 시끄러움으로 고성이 오갔더랬다. 그래서 한번쯤은 그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고 싶었기에 선뜻 손을 내밀었다. 自由貿易協定(free trade agreement) 이라는 말로 ''국가 간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모든 무역 장벽을 제거하는 협정' 이라고 풀이되는 FTA, 과연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책의 주제를 살펴보면 일단 '한미FTA를 어떻게 봐야 하나' 부터 짚고 넘어가자고 한다. 그리고나서 자유무역(Free Trade)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물론 자유무역의 주체인 미국에 대해서도 바로 알아야 할 것이다. 反美니 親美니 아무리 떠들어대도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 어느정도는 말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ISD'나 'RACHET조항'같은 말 따위는 누가 설명해주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라는 거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며 알려주던 부분부분을 통해 한미FTA가 무엇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었다. 외교면에서, 사회면에서, 식량면에서와 같이 여러각도로 짚어본 한미FTA의 모습은 왠지 씁쓸하게 다가온다. 잘은 모르겠으나 책의 그림처럼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처럼 보여지기도 한다. 그래서 좀 더 신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마지막부분이 강한 울림으로 남겨진다.
책을 보면서 아하, 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던 부분이 많았다. 한미FTA에 대해 전부를 말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 어느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는 말이다. 주제가 무거운지라 만화를 통해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점은 좋았다. 하지만 꼭 그런식의 문체를 써야만 했을까? 현정부에 대한 비판이나 현대통령에 대한 말투는 솔직히 껄끄러웠다. 많은 사람에게 한미FTA가 무엇인지, 왜 그것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설득하기 위한 책이기보다는 반체제적인 느낌이 더 강하게 다가와 이 책을 쓴 동기가 순순하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직은 어린 학생들이 이 책을 봐도 되냐고 묻는다면 조금은 망설여질 것 같다. 그냥 한미FTA가 무엇이며 우리에게 어떤 得과 失을 가져올 수 있는지, 우리가 그런 점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를 지도해 줄 수 있는 책이었다면 참 좋았을거라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어떤 것이 옳고 어떤 것이 그르다고 말 할 수 있는 혜안이 내게는 없다. 그만큼 알고 있는 것도 적다. 그러나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