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제국 2
우영수 지음 / 판테온하우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백제와 관련있는 전투를 찾아보면 관산성 전투, 황산벌 전투, 백강 전투 이렇게 세가지를 보여준다. 신라와 함께 나제동맹을 맺어 고구려를 공격했지만 신라 진흥왕이 다시 고구려와 동맹을 맺고 백제의 한강 유역까지 빼앗았던 싸움이 바로 관산성 전투다. 그 싸움으로 인해 백제의 부여시대를 열었던 성왕이 죽게 된다. 그 때가 554년이다. 그리고 660년에 백제와 신라는 황산벌에서 다시 만난다. 의자왕이 신라의 여러 성을 공략하여 함락하자 이에 놀란 신라가 당나라와 군사동맹을 맺어 백제를 공격하게 된것이 황산벌 전투의 원인이라면 원인일 것이다. 그 당시 의자왕이 고구려와 동맹을 맺어 신라를 압박했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그토록 잘 나가던 백제가 왜 망했을까? 실제 인구도 고구려나 신라에 못지 않았고, 비옥한 땅을 차지하고 있어 나라살림도 어렵지 않았었다. 그것뿐일까? 바닷길을 이용하여 중국쪽과도 교류을 하였음은 물론이고 이 책에서 보여주듯이 일본과도 상당히 밀접한 관계였었다. 그런데 왜? 그것은 간단하다. 의자왕 후반기에 왕권강화를 위해 무리수를 두었던 탓이기도 했지만, 귀족간의 정치적 분쟁이 절대적인 원인이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말할 수 있는 게 백강전투다. 백강이라 함은 지금의 금강 유역을 말한다. 백제와 왜의 연합군이 나당 연합군과 벌였던 전투가 백강 전투인데 백제를 살리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6,7세기의 한반도는 삼국시대였다. 뺏고 뺏기는 싸움의 연속이었다. 그 상황은 중국쪽 대륙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삼국시대의 싸움속을 들여다보면 묘하게도 대륙(중국쪽)의 힘을 어떻게 이용하였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 앞서 말했던 관산성 전투 이후의 상황을 이 책의 배경으로 보아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중요한 건 고구려나 신라에 비해 백제의 흔적이 많지 않다는 거다. 나당 연합군에게 밀려 멸망했으면서도 끝까지 백제 부흥을 꿈꿨다던 백제의 유민들... 그랬기에 백제에 대한 관심과 상상이 날로 더해가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일종의 흐름처럼 언론지상에서 삼국시대를 오가는 이야기들을 보게 된다. 일전에 읽었던  <잃어버린 왕국, 대백제>와 <일본에 고함>이라는 책의 내용이 이 책을 읽는 내내 오버랩되었다. <잃어버린 왕국>이나 <일본에 고함>을 통해서도 알 수 있었듯이 쉽게 찾을 수 없는 백제의 흔적을 우리보다 더 많이 보여주고 있다는 <일본서기>가 한층 더 궁금해지기까지 했다. 임나일본부설을 만들어냈다는 <일본서기>가 비록 사료로서의 신뢰성이 적고 의도적으로 조작되었을 확률이 많다고는 하지만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게 솔직한 말이다.

저자는 말한다. 너무나도 오랜 세월동안 백제의 패망에 대한 변명조차도 할 수 없었던 의자왕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만 한다고.. 백제의 흔적은 대륙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일본 열도속에 숨겨진 백제의 수많은 흔적이 그 사실을 말해주고 있는게 아니냐고.. 1,400년동안 중국의 북망산에 묻혀있는 의자왕에게 이 소설을 바친다는 저자의 말에 왠지 숙연함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어쩌면 그랬기에 일본의 도발이 끊임없이 이어져오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면 무리일까? 속내를 들춰내어 우리로부터 비롯되어진 그들만의 역사를 인정하기 싫은 까닭은 아닐까 하는...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의 역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아야만 한다. 알기만 해서는 안된다. 더 정확하게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와 같은 이들의 노력을 허투루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의자왕의 아버지 아좌태자로부터 시작되어지는 <태양의 제국>은 흥미로웠다. 새로운 각도로 다시 바라보게 된 의자왕의 일생은 험난했다. 백제의 역사속에서 잠깐 등장했던 계백보다도 적은 분량으로 그다지 명예롭지 못했던 백제의 마지막 왕 의자.. 義 의롭고, 慈 자애로운 왕이라는 해석이 새삼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퍼즐맞추기를 끝낸 느낌이다. 흩어져 있던 백제의 조각들을 끌어와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군가 흩어놓은 퍼즐조각을 찾아 이리저리 맞춰보다가 하나의 그림이 완성된 듯한 그런 느낌말이다. 책의 말미에 <일본서기>의 기록에 대하여 잠깐 언급되어져 있다. "<일본서기>로 연구하기 이전에 <일본서기>를 연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라는 말이 깊은 울림을 전해준다. 대륙의 백제가 망하고 열도에서 다시 태어나는 백제.. 책의 이야기처럼 정말 일본은 그렇게 생겨난 것일까? 하지만 일본천황이 백제의 후손임을 인정했으니 거짓은 아닐 것이다. 굳이 연오랑과 세오녀의 이야기를 끌어오지 않아도 백제의 유민들이 건너가고 일찍부터 망명한 사람이 많았으니 역시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일본을 다녀온 사람들이 하나같이 말하던 백제의 흔적이 어쩌면 그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를일이니... 남겨진 기록이 많지 않다하여 수많은 상상을 불러 올 수도 있었던 백제라는 주제가 흥미로웠다. 저자의 상상이 어디까지일까 궁금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책을 덮으며 어설픈 상상보다는 차라리 역사의 흔적을 쫓아가 준 것이 어쩌면 더 고마운 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가끔 이런 생각을 해 볼 때가 있다. 신라가 아닌 고구려나 백제가 삼국을 통일했다면 지금의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그랬다면, 너무나도 많은 것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랬다면, 정말 그랬다면... 어찌되었든 <고사기>와 <일본서기>를 한번쯤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아이비생각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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