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땅 생물 콘서트 - 사진으로 보는 생태다큐멘터리
한영식 지음 / 동아시아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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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율스님이었던가?  그 분때문에 유명해진 천성산 도룡뇽의 안부를 묻는다. 답은 안녕하시다, 였다. 산을 관통하는 터널때문에 우리의 자연이 훼손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었다. 우여곡절 끝에 터널은 완성되었고 그 후 언론지상에서는 더 많아진 개체수가 어쩌고 저쩌고, 반은 비난성의 글을 올린걸 본 적 있다. 하지만 우리는 거기서 중요한 걸 놓치고 말았다. 단지 천성산 도룡뇽만을 살리기 위해서 그런 건 아니었다는 말이다. 오죽했으면, 이 나라의 안하무인 격인 개발이 오죽했으면 그런 결단을 내려야 했는가를 다시한번 생각해야만 한다. 길을 잘못들어 우연히 들어가게 되었던 천성산 터널은 정말 길었다. 그 긴 터널 공사로 인한 자연의 스트레스는 엄청났을 것이다. 얼마전 지켜보는 사람들의 귀를 의심하게 했던 단 한마디를 떠올린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수고에 대해 우리는 아낌없이 박수를 쳐 주었었다. 하지만 그 뒤로 들려오던 슬픈 소식에는 그만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말았다. 바로 가리왕산의 원시림을 훼손시킨다는... 세계의 허파가 아마존이라면 우리의 허파는 바로 그곳이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옛선조들조차도 지켜내기 위해 애를 썼던 그곳을 단한번의 반짝 효과를 얻기 위해 파괴한다는 것은 뭔가 잘못되도 한참 잘못된 일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저 너 알아서 하라는 식이니 분통 터질 일이다. 일부 환경가들의 목소리만으로는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다.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숲의 소중함을 생각하지 않는 우리나라의 미래가 까마득하다. 개발에 앞서 환경오염이나 생태보존을 먼저 생각해야 함에도 숲의 중요성은 전혀 인정하려 들지를 않는다. 아니 어쩌면 알면서도 모른척 외면하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미 전세계적으로 숲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환경오염이나 생태파괴가 이젠 한계에 도달했다는 말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은 이 책이 보여주는 생물들이 만들어 준다. 어쩌면 이 지구의 주인은 인간보다도 저 많은 생물이 함께 공존하는 자연일 것이다. 책의 제목에서 보여주듯이 이 책을 통해 소개되어지는 생물은 우리땅에서 살아가고 있거나, 살았던 것들이다. 생물다양성이 부의 척도가 될 수 있다는 21세기.. 선진국에서는 이미 멸종위기의 생물을 복원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복원한다고 모두 성공할까? 그것보다는 그들이 살수있는 환경을 보전해주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 싶은데..... 지금 살고 있는 생물들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최우선이라는 말이다. 이 책에서처럼 굳이 생물들이 우리에게 주는 고마운 현상을 들춰내지 않더라도 우리의 삶속에서 자연환경으로 인해 얻어질 수 있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가를 이미 알고 있을테다.  생물의 종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그들이 머물 수 있는 환경이 파괴되었다는 말과 같다. 숲과 나무는, 그들이 살 수 있는 깨끗한 물은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해야만 한다.

자연은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인간으로 인해 받은 상처를 치유하기까지는 너무나도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인간이 한번 길을 내면 그곳에서는 아무것도 살 수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말이다. 오로지 인간만을 위한 환경조성이 불러온 끔찍한 일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나 어릴 적의 쥐잡기 운동과 같은 인간 위주의 행정이 불러온 폐해는 엄청났다. 농약이나 제초제로 인해 멸종위기에 놓인 생물들도 많아졌고 예전에는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없는 개체도 많다. 만약 평창 동계올림픽만을 위해 가리왕산의 원시림을 훼손시킨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잃게 될 것이다.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다른데로 옮기면 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순전히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내뱉은 무책임한 말이다. 원시림이 있었기에 그곳에서 생물들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걸 그들도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원시림을 훼손시키면서 옮겨진 생물들이 잘 살아갈 것이라고 말하니 속내를 감춘 위선자들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오직 인간만을 위해서 이 지구가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저들이 살아남을 수 없으면 인간도 더 이상은 살아갈 수 없다는 걸 명심해야만 한다.

2000년 7월 금개구리 서식지 보호를 위해 올림픽주경기장을 다른 곳에 짓기로 결정했다는 호주.. 우리나라 같으면 어림없는 일이다. 금개구리는 아닐지라도 나 어릴적에는 자주 보았던 청개구리나 참개구리, 땅강아지같은 생물들을 이제는 볼 수가 없다. 인공 수족관에나 가야 볼 수 있는 희귀생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식물도 마찬가지다. 봄이면 나물 뜯는다고 사람들은 산으로 들로 쏘다니고, 가을이면 도토리나 밤을 줍는다고 또한번 들쑤신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잘못된 언론의 비중이 크다. 좋다는 말만 하기에 바쁘다. 거기에 가면 그렇게 좋은 것이 있으니 어서가서 당신도 한몫 챙기라는 말처럼 들린다.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그래놓고는 아주 가끔씩 다큐나 스페셜이라는 포장을 씌워 희귀생물에 대한 방송을 내보낸다. 하지만 거기에서도 그들이 어떻게 그렇게 되었는지,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에 관해서는 다루지 않는다. 우리나라 매스컴의 가벼움은 정말 심각하다는 게 나만의 생각일까? 속은 없고 껍데기뿐인 존재들이 너무 많다.

미국으로 건너간 우리나라의 칡도 마찬가지로 문제를 일으켰다는데, 우리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외래종의 침입도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이 외래종만을 탓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욕심으로 인해 생겨난 일인데도. 일전에 읽었던 《풀들의 전략》에서 자신의 고향을 떠난 외래종이 왜 그토록이나 강해질 수 밖에 없는가를 알게 되었다. 인간도 낯선곳에 가면 적응하기 위해 더 강해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하물며 식물이라고 다르겠는가 말이다. 식물뿐만이 아니다. 애완용으로 들여왔다는 붉은귀거북, 식용과 해부용으로 들여왔다는 황소개구리,육용과 모피용으로 브라질에서 들여왔다는 뉴트리아, 블루길과 배스, 사향쥐.... 그런데 모든 게 인간의 욕심으로 일어난 일들임을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다. 이익을 위해 들여온 것들이 생각처럼 이익을 내지 못한다고 아무 생각없이 방사했던 결과가 생태계 파괴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 온 것이다. 숲과 하천만의 위기가 아니다. 갯벌 역시 빠르게 오염되어가고 있음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간척사업, 기름유출, 강으로부터 흘러들어오는 오염물질로 인한 심각함은 날로 심해져만 간다.

책을 읽다보니 잘못 알고 있던 것이 너무나도 많았다. 하루밖에 살지 못한다는 하루살이가 물속에서 1~2년을 산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우리가 볼 수 있는 모습은 단지 종족보존을 위한 그들의 춤사위였을 뿐이라는 걸.. 또한 모기유충이 물속에 유입되는 유기물질을 분해하여 수질을 깨끗하게 정화한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꽃매미와 같은 해충 역시 특정식물을 대단위로 심는 인간의 어리석음 때문이라는 것도 알았다. 소나무재선충이 외래유충이라는 건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천적이 없어 고민중이었는데 우리나라 무당거미와 같은 토종 천적들이 꽃매미를 잡아먹는다는 고마운 소식도 들려주었다. 인간에게는 좋다는 피톤치드가 다른 동식물에게는 피해를 끼친다는 걸 알고 있는지? 그렇듯 자연은 제 스스로 부조화를 조화롭게 맞춰가는 능력이 있다. 천이현상(-자연 스스로 균형을 맞추는-)으로 인해 찾아오는 변화라면 썩 좋은 일이겠지만 불행하게도 인간에 의한 인공조림정책이 또하나의 문제를 낳고 있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저자의 말처럼 생물을 배려하는 넉넉한 마음자세가 필요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자연의 법칙을 무시한 채 개발만을 능사로 친다면 자연이 우리에게 줄 것은 딱 한가지 뿐이니 명심, 또 명심해야 할 일이다.

골프장이나 스키장, 신도시 개발이나 도시정비와 같은 인간만을 위한 일에서 한발 물러서야 한다. 두더지나 땅강아지같은 토양생물이 사라져 낙엽조차도 썩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들이 낙엽을 흙으로 분해하는 역할을 담당했던 까닭이다. 생물다양성의 파괴가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친 것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지렁이처럼 흙을 숨쉬게 만들어주는 토양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가 좀 더 양보를 해야만 한다. 멧돼지가 출몰하고 고라니가 내려와 농작물에 피해를 입히는 것도 인간의 욕심이 원인이었다. 새들이 전봇대에 둥지를 틀어 정전사고를 일으키게 된 원인도 인간에게 있다. 올레길 둘레길이 아무리 좋다한들 자연스럽게 생겨난 산길만 할까? 비록 다듬어지지 않아 울퉁불퉁하다 해도 사람에게도 생물에게도 모두 좋다는 흙길만은 못할 것이다. 산을 오를 때마다 새로 생겨나는 샛길을 보게 된다. 그걸 보면서 사람이 사람과 마주치는 게 싫다는 이기심때문에 그런거라고 나는 말하곤 했지만 서글픈 일이다. 지구 최대의 적이라는 인간.. 그 인간이 이제는 너무 많아져서 서로를 보면서  으르렁거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로지 나 하나만의 편리를 위하는 욕심을 버리지 않는다면 인류의 멸망은 이미 정해진 수순에 불과하지 않을까 싶다. /아이비생각 

도대체 꿀벌은 왜 사라진걸까? 인간이 자꾸 지구 생태계를 인위적으로 조작해서일까? 아니면 생태계의 주인이라며 간섭을 해서일까? 앞으로 꿀벌뿐 아니라 또 어떤 생물 종이 우리 곁을 갑자기 떠날지 모른다. 인간이 계속 이기주의적인 태도로 생태계를 대하면 점점 더 많은 생물종이 사라질 건 분명하다. 우리가 쏜 화살은 언제든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모든 건 지구의 운영자 인간이 자연환경을 무시한 채 편의만 축구한 결과다. (-157쪽)

꿀벌 실종은 생태계에 위험이 닥쳤다는 경고의 신호탄이다. 다음에는 어떤 해일이 덮칠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자연에 아주 심각한 병이 발생했지만 인간들은 그저 지켜보고만 있다. 인간도 생태계의 일원이라는 걸 망각한 채 말이다, (-160쪽)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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