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심리학 - 생활 속의 심리처방
와타나베 요시유키 & 사토 타츠야 지음, 정경진 옮김 / 베이직북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생활 속의 심리처방이라는 부제가 오히려 책제목과 딱 맞아떨어진다. 그만큼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는 말이다. 우리가 흔하게 겪어왔던 상황들을 통해 그 때의 감정이나 심리변화, 혹은 그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그러면서도 심리학에 대한 정의를 그리 어렵지 않게 풀이해주고 싶어한다. 대체적으로 심리학이라는 말을 듣게 되면 뭔가 전문적인 냄새가 나는 게 사실이다. 왠지 어려울 것 같고, 다가서고 싶지만 왠지 꺼려지는 그런 느낌 말이다. 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들켜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동시에 절대로 보여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게 일반적인 사람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그 내면에 깔려진 묘한 상반성을 보게 된다. 보여주고 싶으면서도 숨기고 싶은 마음.. 그런 마음을 분석하는 게 심리학일까?  책 뒷부분에서 마주친 질문이 재미있다. 마음이 뭘까? 마음이라는 게 정말 있는 것일까?...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책의 내용에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다. 행동에서부터 오는 것이라는 말..  책 속의 말을 빌려보자면 해도 되는 것과 해서는 안되는 것을 구별할 줄 아는 '윤리 관념'이나 행동을 조절할 줄 아는 '자제력'을 가리킨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 마음이라는 게 어떤 규칙에 대한 상황대처쯤일 듯 한데.... 예전에는 무슨 일이 벌어졌을 때 받았을 충격에 대해 그저 수동적으로 반응했다고 한다면 지금은 그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능동적으로 대처한다는 것이다. 바로 그런 과정이나 방법쯤의 하나가 바로 마음의 이치를 다스린다는 心理學이라는 말이다.

더 쉽게 말해본다면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정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언가에 이끌리는 그런 것을 말하는데 결국은 내가 속한 외부세계로부터 전해지는 자극과 상관관계라는 말처럼 들린다. 우리가 웃거나 울거나 화를 내거나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하거나 하는 그런 감정들이 내 의지와는 정말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일까?  그 사람이 겪는 사회적 현상이 성격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을 일전에 읽었던 <성격의 발견>이라는 책에서도 본 적 있는데 역시 이 책을 통해서도 비슷한 내용의 글을 보게 된다. 그렇다면 결국 성격이라는 말과 마음이라는 말이 어느정도는 서로 통한다는 뜻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꾸 파고들면 머리 아프다. 그러니 일단 심리학이라거나 마음이라거나 하는 추상적인 개념은 한쪽으로 치워버리고 이 책을 읽게 된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과 마주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강하게 와 닿았던 것은 긍정적 강화와 부정적 강화라는 말이었다. 우리 속담에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무엇이든 억지로는 할 수 없다는 거였다. 좋은 말도 여러번 들으면 싫증난다고 아무리 좋은 일이라해도 보람을 느끼지 못하면 의욕이 상실되어버린 채 그것으로부터 도망칠 궁리부터 하는 게 사람마음이란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길들여지기'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무언가에 길들여지게 되었을 때의 상황은 극과 극이다. 항상 있어 주었기 때문에 중요성을 알지 못한다는 것과 어느날 갑짜기 없어져버리면 어찌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 바로 그 길들여진다는 것이 아닐까 싶은데....  우리가 흔히 말하고 있는 주부의 가사노동이라거나 학교나 직장으로 가야하는 아침의 일상이라거나 하는 것들이 바로 그런 예이다.  하지만 여기서 놓칠 수 없는 게 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라는 말처럼 어차피 내가 해야 할 일이라면 나 자신의 마음상태를 바꿔가면서 의미를 부여하라는 말이 바로 긍정적 강화다. 그런데 의미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주변 사람의 도움을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자주 들어왔던 것 중에 내가 내 자신에게 칭찬하기가 있다. 해 보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인데 알면서도 잘 안되니 그게 문제다. 부부싸움의 유형중에서 가장 나쁜 게 회피형이라는 말이 있다.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만  길어지다보면 더 깊은 골이 패이게 된다. 그러니 싫다는 감정을 앞에 두고서 싫지 않다고 믿기 보다는 좋아하려고 노력하는 게 더 낫다는 말이다. 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것을 강화하지 말고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강화를 키워야 한다는 게 말의 초점인 것이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이 책속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내용은 그야말로 시시콜콜한 우리 주변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다. 마치 내 마음속에 들어갔다 나온사람처럼 내 자신을 한번 더 돌이켜보라고 말한다. 늘 그렇다. 누군가의 문제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의 문제다. 싫은 사람을 좋게 볼 수 있는 마음도, 의미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중요하게 만드는 마음도 모두가 내 안에서부터 시작인 것이다. 바로 그런 힘을 키워나갈 수 있게 도와주겠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게 이 책이 아닐까 싶다. 생활 심리학...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생활 심리학이 아닌게 있을까?  전문적인 용어를 많이 쓰지않고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라면 장점일게다. 복잡하고 팍팍한 이 현실을 헤쳐나갈 수 있는 방법일까? 남의 마음을 읽고 싶어하고 읽어야만 하는 요즈음의 세태가 왠지 씁쓸하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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