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함부로 하지마라 - 알면서 실수하고 무시해서 큰코다치는 일상의 대화법
스티브 나카모토 지음, 황혜숙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말을 잘하고 싶나요? 물으면 생각해볼 것도 없이 '예'라고 대답할 것이다. 누군가 내 말을 잘 들어주고 이해해준다면 더 좋겠지요? 하고 물어도 대답은 '예'다. 그런데 어떻게 말을 하면 말을 잘하는 것일까요? 다시 묻는다면 대답하기 어렵다. 단지 이 책의 제목처럼 말은 함부로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만큼은 늘 가슴속에 품고 산다. 그러면서도 생각없이 뱉어낸 말때문에 자주 후회하곤 한다. 그 때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었어, 라거나 차라리 이렇게 말할 걸, 하는 후회... 누구나 그런 후회를 해 보았을 것이다. 수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로써는 말에 대해서만큼은 꼭 지켜야 한다는 규칙 몇가지가 있다. 될수록 필요한 말만 할 것, 쓸데없이 나서지 말 것, 왠만하면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들어주도록 노력할 것, 당사자가 없는 자리에서는 되도록 남의 말을 하지 않도록 할 것 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정해놓은 규칙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할 때가 많다. 말이라는 게 참 쉬워보여도 가장 어려운 것이 아닌가 싶다. 오죽했으면 칼로 상처받은 것보다 말로 상처받은 게 더 아프다고 했을까?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책 속에 있었던 말을 기억한다. yes, but 화법이라고 지금도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어지는 말이다. 일단은 긍정부터 하라는 의미가 참 좋아서 오래도록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에서도 남의 말을 잘 들어주고 긍정적인 대답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생각해보니 책 속의 대화법을 제대로 실천할 수만 있다면 그야말로 썩 괜찮은 사람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우선 말을 할 때의 규칙을 보자면 이렇다.  항상 미소짓는 얼굴로 해도 될 말과 해서는 안될 말을 잘 선택해야 하고,  칭찬에 인색하지 않아야 하고, 될수록 부정적인 말은 하지 말아야 하고, 나를 잘 드러낼 수 있도록 표현해야 한다. 그리고 말을 들어줄 때의 규칙은 이렇다.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있다는 표현을 적절하게 보여주어야 하고, 그 사람이 어떤 의미로 말을 하고 있는 것인지 빨리 알아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참 어렵다. 인간관계처럼 어려운 것이 세상에 또 있을까 싶다. 말하기가 그 인간관계를 쥐고 흔들만큼 중요하다보니 말만 잘해도 인생의 반은 성공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이 책은 목차만 살펴봐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생각하기, 판단하기, 미소짓기, 선택하기(해도 될 말과 해서는 안 될 말), 사로잡기(오랫동안 내 말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균형잡기, 가끔은 "제 말 듣고 계시죠?" 라고 물으며 관찰하기, 경청하기, 통제하기, 칭찬하기, 질문하기, 알아채기, 조율하기, 대답하기... 각 단계별로 실천할 수 있는 명목을 제시해 주고 있는데 만만치가 않다. 그 중에서도 가장 깊이 내게 각인되었던 부분은 통제하기와 조율하기, 알아채기에 대한 부분이었다. 말을 하다보면 자신만의 감정에 휩싸여서 듣고 있는 사람에 대한 생각을 잊어버릴 수가 있다. 그러다보면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히 지루해진다. 나도 그런 경우가 많았다. 상대방이 내 말에 공감해준다면 신나는 일이다. 그런 것처럼 상대방도 나의 공감을 바라고 있을 것이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바로 조율하기다. 그만큼의 이해가 필요하다는 말일게다. 알아채기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속단하지 말자'다. 속단은 금물이라는 말도 있듯이 다 들어보지도 않고 멋대로 결론에 도달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것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오해를 미리 방지할 수 있다면 그것처럼 좋은 일도 없을테니까.. 보너스처럼 하나 더 실천에 옮기고 싶은 게 있다면 이야기를 생생하게 재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거였다. 적당히 농담도 할 줄 알면서 재미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도 싫어하지는 않을 것이다. 

참 이상한 것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말하기가 더 무섭다는 거다. 그래도 한창 나이때는 많은 사람을 내려다보며 말을 해도 떨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단 몇 명이 앞에 있기만해도 마음을 진정시키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왜 그럴까? 그러면서도 늘 욕심부렸던 부분은 말을 정말 잘하고 싶다는 거였다.  말을 잘한다는 뜻으로 하는 청산유수니, 일사천리니 하는 표현처럼 유창하게 하는 말이 아니라 군더더기없이 요점만 정확하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거기다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너무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게 끝맺을 수 있다면 더 좋겠다. 내가 한 말을 남들이 기억해 줄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이러니 욕심이라는 거다. 그런데 그런 생각의 끝에는 항상 물음표가 따라온다. 그러는 너는 그렇게 하고 있니? ... 생각해본다. 나는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주었는지, 내가 원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의 말도 흘려듣지는 않았는지, 혹시라도 틀린 부분을 지적하며 그 사람을 평가하려 했던 건 아니었는지, 그 사람이 했던 말을 꼬투리 잡아 논쟁거리로 만들지는 않았는지, 그 사람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 했는지... 하지만 왠지 자신이 없다. 정말 그렇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며 살아왔는지 자신이 없는 것이다. 문득 내가 부렸던 욕심이 부끄러워진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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