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천국의 세계 - 신화, 전설, 경전을 통해 천국의 신비한 이야기를 듣는다
구사노 다쿠미 지음, 박은희 옮김, 서영철 그림 / 삼양미디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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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정말로 천국 아니면 지옥이라는 사후세계라는 곳이 있어 그 곳으로 가는 것일까? 옛날 우리나라의 역사속에서도 왕이 죽으면 생전에 그가 입던 옷을 들고 지붕위로 올라가 휘휘저었다고 한다. 아직 가지 않았다면 이 옷을 보고 다시 돌아오라는 뜻으로.. 신화나 전설속에서 그려지고 있는 사후의 세계는 지극히 평온하거나 지독히도 힘겨운 고통을 보여준다. 연인이었던 에우리디케를 못잊어 산사람은 갈 수 없다던 명계의 문을 들어섰던 오르페우스는 그토록 험한 길을 갔다왔음에도 연인을 되찾지 못했다. 뒤돌아보지 말라는 약속을 어겼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버렸던 부모를 위하여 죽은 사람들만이 갈 수 있다는 서천서역국으로 간 바리데기가 있다. 그들이 다녀왔던 곳이 정말 죽음 후의 세상이었는지 나는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죽음뒤에 있을 세상에 대하여 믿지않기에 그다지 큰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지도 않는다. 그런데 그것보다도 궁금한 것은 제각각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종교적인 의미로써의 사후세계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똑같은 현상인데 종교적인 차원에서 볼 때 죽은 자의 육신을 처리하는 방법이나 그를 위해 염원하는 모습이 각기 다르니 하는 말이다. 영혼은 정말 존재할까? 나는 죽음 뒤에 올 세계는 부정하지만 영혼의 존재만큼은 어느정도 인정하고 싶다. 물론 그 영혼이라는 것도 어찌보면 떠나보내지 못한 사람의 의식속에서 찾아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자의식(지극한 염원을 빙자한-) 일런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아버지를 보내면서 내게 찾아왔던 그 두려웠던 경험을 잊을수가 없으니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는 묘한 아이러니에 빠져 있다. 정말 사후세계는 있는 것일까? 있다고 믿었기에 우리는 순장이라는 끔찍한 잘못을 저질렀을 것이다. 있다고 믿었기에 진시황릉과 같이 호화로운 무덤도 만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죽은 뒤에 행복했을까?

그리스 신화속의 명계를 지키는 하데스. 죽은자가 그에게로 가 심판을 받기 위해 건너야 하는 강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비통의 강 아케론, 증오의 강 스틱스, 불의 강 플레게톤, 망각의 강 레테, 통곡의 강 코키토스가 바로 그것이다. 이 다섯 개의 강을 건너는 죽은자의 심정이 바로 그러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비통과 증오의 강을 건너고, 블의 강을 건넌 후 모든 것을 잊는다는 레테강마저 건넌다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며 통곡했을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각 나라마다 혹은 신화마다 다루고 있는 사후세계의 모습이 다르다는 것이다. 또한 윤회를 한다와 그렇지 않다로 나뉘기도 한다. 어떤 경우에 의하면 사후세계가 밝고 행복한 세상으로 그려지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천상과 지하로 나뉘어 행복과 고통의 세계로 그려지고 있으니 흥미롭기는 하다. 또한 고통을 안고 있는 지하세계 역시 살아 있을 때의 죄과에 따라 머물러야 하는 공간이 다르며 그 기준을 정하는 방법 또한 다르게 표현되어져 있다. 하지만 그렇게 다른 표현으로 보여준다고는 해도 아주 판이하게 다른 것은 아니다. 약간의 형식만 달라질 뿐이다. 책에 의하면 그 지역의 샤먼형태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인데, 수직방향으로 나뉘는 세로형과 수평방향으로 나뉘는 가로형이 있다. 샤먼이 의식을 잃지 않은 상태에서 보았던 사후세계가 세로형이라면 의식이 없어져버린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 없으므로 어딘가의 장소라고만 칭하는 것이 가로형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근대 중국인들이 생각했던 '혼'과 넋'이라는 두 종류의 영혼이 흥미로웠다. 죽은 뒤에 각각의 길을 떠난다는 이 두개의 영혼을 통해 우리 조상들이 치루던 제례를 생각하게 된다. 사당에 모셔진 위패가 바로 '혼'이 머무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반우주적 사상이라 한다는 그노시스파는 육신자체를 지옥으로 보았다. 육체안에 '령'을 감싸고 있는 '혼'이 있어 영혼 모두 육체에 갇혀 있다고 본 것이다. '령'을 가둔 '혼'과 '육체'를 물질적 세계로 보았다는 점이 왠지 마음 한구석을 일렁이게 한다. 많은 나라와 많은 신화들이 예로 등장했지만 사후세계는 그 나라의 생활상과 문화적인 상황에 따라 달리 그려진 듯 하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비슷한 점이 많이 보여지기도 한다.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그저 단순히 죽어 천국이나 지옥을 가거나 다시 태어나는 윤회를 다루거나가 아닐까 싶다.

책장을 덮으며 조금 안타까웠던 점은 우리의 신화나 전설이 안고있는 사후세계에 관한 글이 보이지 않다는 거였다.  그나마도 맨 마지막 부분에서 잠시 다루어주고 있는  무속신앙의 사후세계가 있어 다행이다. 어찌보면 우리가 알고있는 이승과 저승의 관념에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것과 더불어 우리의 신화나 전설도 잠깐 다루어주었으면 더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 신화속에 나타난 신들의 모습도 그리스신화나 타신화에 못지않게 괜찮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서정오가 쓴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신화>라는 책을 펼쳐보면 우리신화의 배경도가 나오는데,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그리스신화나 북유럽신화의 배경 못지 않은 까닭이다. 이승과 저승은 물론 하늘과 땅을 모두 다스리는 천지왕 옥황상제를 비롯하여,  천지왕의 첫째아들로써 저승을 다스리는 저승신 대별왕, 천지왕의 둘째아들로써 이승을 다스리는 이승신 소별왕의 이야기는 제우스의 형제이야기 못지 않게 재미있다.  바다를 다스리는 신 용왕과 사람의  운명을 좌우하는 꽃을 지키는 신으로 서천꽃밭 꽃감관과 감은장아기라는 운명신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들은 그리스신화의 포세이돈과 모이라이와 같은 존재다. 그런가하면 아들 일곱형제가 어머니를 위해 새벽에 돌다리를 놓았다는 설화는 익히 알면서 별의 신으로 칠성님과 옥녀부인이 존재하는 것을 아는 사람이 또 몇이나 될까?  염라대왕이 저승신의 우두머리라는 것은 알면서 저승길로 인도하는 저승차사가 있으며, 저승길을 지키는 저승길신도 있고, 죽은 사람을 저승길로 이끌어주는 오구신이 있다는 것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까? 단순히 무속이라고 치부되기에는 왠지 껄끄러운 점이 없지않아 있는 듯 하다. 우리에게도 가이아와 같은 대지의 여신이 있으며, 테메레르와 같은 곡식의 신이 있으며, 아테나와 같은 전쟁의 신도 있다.
우리도 이렇게 멋진 신화를 가지고 있으면서 가까이 있다고하여 외면당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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