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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갈등 - 갈등 해결을 위한 소통의 인간관계 기술
양광모 지음 / 청년정신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오래전 어느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 들었던 한마디가 오래도록 나를 따라녔던 적이 있었다. 그 한마디로 인하여 나의 주변과 나의 현실을 다시한번 돌아보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었으니 말 한마디의 위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끼게 되었던 순간이기도 했다. 그 말은 참 간단했다."지금 당신이 만나고 있는 사람들이 당신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사람들과 만나고 계십니까?" 옛말도 있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피부로 느끼고 생활로 느낄 수 있었던 말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친구를 사귐에 있어 두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깊고 좁게 사귀는 것이고, 하나는 넓고 얕게 사귀는 것이다. 전자는 많은 사람을 사귀지는 않으나 깊이 사귈 수 있으니 왠만한 것들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그런 관계일 것이기에 진정으로 나의 고통과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 관계가 원만하지 않을 시의 후유증은 대단할거라는 생각은 든다. 그런 반면에 후자는 많은 사람을 사귈 수 있어 좋기는 하겠다. 마당발로 통하는 사람을 가만히 보면 관계를 유지하는 사귐성 하나만큼은 끝내준다. 하지만 정작 내가 힘들고 외로울 때 진정으로 찾아나설 사람이 없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아이러니겠지만 어느 쪽을 정답이라고 손들어줄 수 만도 없는 일임에는 분명하다.
모든 것은 갈등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그 갈등은 어디에서부터 오는 것일까? 앞서 말한 두가지 방법중 모두 깊이 들여다보면 이해와 갈등이라는 속살을 감추고 있는 듯 하다. 갈등은 서로간의 이해가 부족한데서부터 오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습관처럼 써먹는 말 중 하나가 배려와 관심이다. 그 배려와 관심은 분명 갈고리같은 갈등마져도 충분히 덮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처럼 습관이 되지 않는 것 또한 배려와 관심이 아닐까 싶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보기,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번만 바라볼 수 있다면... 하지만 결코 쉬운 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는 탓이다. 그렇다면 이 책을 통해 제목처럼 갈등과 이별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해보자고 책을 읽는 것일테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 또한 나의 몫이니 모든 것은 나로부터 비롯되어진다는 말을 다시한번 새겨보게 된다.
갈등을 피해가는 것과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다르다. 이 책에서도 언급되었지만 갈등을 피해가는 것은 단지 유보시켜놓았을 뿐 언제고 다시 불거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니 왠만하면 피해가기보다는 해결하는 쪽이 더 나을 듯 싶다. Chapter 02 에서 나 자신을 한번 체크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게 되었다. 갈등의 원인과 대처방법에 대한 이야기인데 다행인지 나의 지수는 이쪽도 저쪽도 아닌 딱 중간쯤이다. 이런저런 체크리스트를 통해 본 나의 성향은 무난하다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언제고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단계도 될테니 좀 더 신경쓸 일이기도 하다. '갈등은 리더십 게임이다' 라는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꼽게 보지 말고 곱게 보자, 가슴에 담아두지 말자, 눈치가 빨라야 하고 내 머리속에 지우개 하나씩은 필수적으로 지니고 있음으로 용서를 할 줄 알아야 한다, 사랑할 시간도 부족하다 등등등... 많다. 그런데 결국 이기는 게임이다. 이기기 위한 방법인데 그 방법이 나를 통하는 것이니 참 좋기는 하다. 나의 생각, 나의 말, 나의 행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책속에 이런 말이 있다. "나소너소우소" 와 "나다너다우다"... 전자는 "나는 소중하다, 너도 소중하다. 우리는 모두 소중하다"는 말이고, 후자는 "나는 다르다, 너도 다르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는 말이다. 얼핏 보면 무슨 말장난같기도 한데 가만히 새겨보니 그 뜻이 참 멋지다. 너와 나는 모두 소중하고, 너와 내가 다르니 그 다름을 인정해 줄 때 갈등은 생겨나지 않는 것이다. 나만 소중하고 나와 다르면 틀린 것이라는 아집에서 벗어나야만 그토록 찾아헤매는 따스함이 우리곁에 오지 않을까? 얼마전 언론지상에서 크게 말이 나왔던 '봉은사 땅밟기'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런 일부의 사람들 때문에 함께 동급으로 치부될 수 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 깊은 오만과 편견에서 벗어나 "나소너소우소" 와 "나다너다우다" 를 외칠 수만 있다면 이 세상은 정말 살 맛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책 속에 재미난 이야기가 있었다. 여러번을 생각해보아도 미소를 짓게 되었던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참 많은 생각을 하게도 한다. 어떤 젊은이가 버스를 탔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버스가 출발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기다리던 젊은이가 "아저씨, 이 똥차 언제 출발합니까?" 하고 물으니 기사님 대답하시길, "아, 똥이 차야 출발을 하지요!" 였다. 그러고도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버스는 출발을 했다. 버스에서 내릴 때 젊은이가 말했다. "아저씨, 평생 버스나 운전하세요!" 기사님 다시 대답하시길, "손님은 평생 버스나 타고 다니세요!" 했다는... 법정스님 말씀중에 우리는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말보다 해서 후회하는 말이 더 많다는 말이 있다. 정말 그렇다. 어쩌면 우리는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함으로써 손해보는 일이 더 많을 것이다. 이야기속의 젊은이가 자신의 말 한마디로 똥이 되어버린 것처럼 말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내가 실천해야 할 목록은 이것이다. 첫째,따뜻한 말을 할 것. 둘째, 상처 주는 말을 하지 말 것.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을 수 있다고 했다. 말 한마디로 후회하게 되는 일은 더더욱 만들지 말아야겠다. 첫째,따뜻한 말을 할 것. 둘째, 상처 주는 말을 하지 말 것... 그러니 꼭 명심할 것이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