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들은 이야기인데 사람이 오른손으로 악수를 하는데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氣의 흐름을 볼 때 오른손으로 氣를 빨아들이고 왼손으로는 氣를 방출한다는 말이 있는 까닭이다. 그러니 왼손과 오른손으로 서로 악수를 하게 된다면 당연히 왼손을 내미는 쪽이 氣를 빼앗기는 것이 될 테다. 책을 읽는 중에 '에너지 뱀파이어' 이야기가 나오는데 거기에 대해서도 어느정도는 수긍을 하게 된다. 쉬운 예로 이야기 상대가 되어주는 아르바이트를 하던 학생이 그 아르바이트를 다녀오는 날이면 초죽음 상태가 되어버린다던 예를 들어본 적이 있음이다. 단지 이야기를 들어주었을 뿐인데...그 반면에 상대방은 그 학생과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컨디션이 아주 좋아졌다고 한다. 그만큼 상대에게 氣를 빼앗겼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내게 영적인 존재가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있다'고 대답할 것이다. 무슨 종교적인 의미가 아니라 단순히 우리 곁에 머무는 영적인 존재가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사실 그런 현상을 내가 직접 겪어보기도 했고 친정엄마와 이야기하다보면 그런 존재가 아주 없지만은 않다고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것이 단순히 꿈속에서 일어난 일이라 할지라도 실제와 연결되는 부분이 생겨난다면 부정만 할수도 없는 일인 것이다. 이 책속에서도 다루고 있는 이야기지만 친정엄마를 통해 할아버지 묘의 이장과정을 들으면서 속으로 놀랐던 적이 있었다. 물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꿈속에서 몇 번씩이나 보신 엄마는 아무래도 뭔가 이상스럽다하여 아버지께 말씀 드린 후 할아버지의 묘를 파 보았더니 물이 가득 차 있더라는 말은 실제로 겪으신 엄마의 경우이니 완전 무시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느닷없이 갑짜기 죽음을 맞이하면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게 되어 이승도 아니고 저승도 아닌 중간계에 머문다는 말은 많이 들어 보았다. 그것이 실제가 되었든 상상이 되었든 그런 소재를 바탕으로 한 영화나 소설도 꽤나 된다. 또한 무언가 마음속에 미진한 것이 많은 채로 죽음을 맞이하게 되어도 그 중간계에 머물러 이승으로 왔다갔다 한다는 소재도 많다. 그런데 희안한 것은 그 세계를 그리는 사람들의 표현이 너무나도 상반된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향기좋은 아름다운 세상을 그리고 어떤 이는 무채색의 삭막한 세계를 그린다. 그것은 왜 그런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책장을 펼치자마자 보여지던 유치한 그림을 보면서 흔하디 흔한 심령체험인 모양이라고 편견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서서히 커져가는 공감대를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그런 것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려고 하지 않은 채 전적으로 무시해버리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에 놀랐다. 자신의 생체에너지가 약해 氣가 허한 사람들이 그런 상황과 자주 마주친다는 말도 그렇지만 나무가 방사하는 '에테르오라'를 통해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다는 W.E.버틀러의 방법은 흥미로웠다. 역시 사람은 자연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모양이다. 동물조차도 자신에게 이상이 생기면 치유할 수 있는 풀을 찾아 뜯어먹는다고 하지 않는가 말이다. 우리 몸의 여러곳에 있는 정신적 힘의 중심점이라는 차크라 chakra 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눈썹과 눈썹 사이에 위치해 있는 아즈나 차크라라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그곳에 영계를 볼 수 있는 제 3의 눈이 있다는 말을 보면서 인도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보게 된다. 그들이 양미간에 점을 찍는 이유가 바로 제3의 눈을 의식하라는 뜻이라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었던 까닭이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는다하여, 아니 증명할 수 없다하여 무조건 터부시할 수 없는 것들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으면서 일전에 읽었던 <괴물전-악몽일기>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책의 저자는 자신의 악몽과 싸워 이기기 위하여 그렇게 기록을 해 놓았다고 했는데 이 책의 저자 역시 남과 다른 자신의 상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무던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남들과 다른 氣를 가졌기에 너무나도 힘겨웠지만 그것을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았으니 더욱 더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하나씩 자신의 힘겨움으로부터 벗어나는 저자의 모습을 본다. 그러면서 세상사람들이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 그 어떤 세계에 대한 눈을 뜨게 되는 과정이 이채로웠다. 그 과정을 쫓아가는 나 역시도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게 되는 부분이 참으로 많았다. 한번 더 생각해 본다. 과학만이 살 길일까? 우리의 진화는 오로지 과학적인 것을 통해서 오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편리를 위해서만 변하는 것이 진화라면 그것은 진정한 진화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증명할 수 없다고 하여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닐테니 말이다. 진실을 알기 위해 표류했으며 또 표류한다던 작가의 말을 떠올린다. 자신이 경험했던 모든 일을 기억해내고 이책을 읽는 사람들에게도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었다던 그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었다. 돌아가신 후 삼칠일을 지내는 동안 내 곁에 아주 가까이 붙어 계셨던 아버지의 형상을 기억한다. 실제로 살아계신 것처럼 너무나도 똑같은 느낌을 주었던 아버지의 형상.. 나는 너무 무서워서 울었다. 주변사람들은 내가 아버지를 보내주지 않아 그렇다고 말했지만 실제적으로 당하는 나는 얼마나 끔찍스러운 공포였는지 모른다. (나는 사실 아버지를 무척이나 많이 미워했었다! 돌아가신 그 순간까지도!) 어찌어찌해서 다행히 아버지의 형상은 보이지않게 되었지만 오랜 시간이 흐는 지금까지도 그 기억은 나를 섬뜩하게 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봄직한 이야기들이 많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저 우연이겠지,하며 지나쳤던 일들... 과장이나 거짓이 없어보이는 작가의 이야기속에 흠뻑 빠져들었었다. 공포보다는 신비롭게 보여지기까지 했던 책 속 여행이었다. 靈의 공격... 그리고 그 靈의 공격을 느끼거나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세상을 떠도는 靈중에도 좋은 靈과 나쁜 靈이 있다는 이야기.. 사람마다 자신을 지켜주는 보호靈이나 수호천사가 있다는 이야기.. 기회가 된다면 氣체험을 한번쯤 해보고 싶어진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와는 다른 또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 정말 흥미롭지 않은가! 아주 오래전에 보았던 <사랑과 영혼>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