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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ㅣ 폰더씨 시리즈 4
앤디 앤드루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앤디 앤드루스라는 작가의 작품은 이 책부터 시작했어야 했을까? 작품의 성격이 '자기계발서' 인지라 어떤 것부터 읽어도 상관은 없겠지만 왠지 그러고 싶었었다. <선택>이나 <오렌지 비치>와 같이 이 책 역시 작가가 무엇을 말해주고자 함인지 그리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다. 자기계발서... 그다지 유혹을 느끼지 못하는 부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최근에 읽었던 <오렌지 비치>는 생각보다 부드러웠다는 느낌이 남아 있다. 어린 시절부터 꼭 읽어야만 하는 것처럼 우리를 압박하는 것이 위인전이 아닐까 싶다. 그 위인전을 읽으면서 꿈을 키우고 어려움을 이겨내고 마침내는 성공하는 모습을 닮으라는 의미겠지만 사실 어린 시절에 읽는 위인전이 그다지 큰 감동을 전해주지 못한다는 것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뭐,다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부모의 욕심이 너무 지나쳐 요즘말로 아이를 잡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면 그것은 모두에게 힘겨운 일이 분명할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어린시절에 읽었던 위인전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아무래도 문화적인 차이때문일테지만 세계의 위인들보다는 한국의 위인들이 더 깊이 각인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가장 많이 회자되어지는 위인은 누굴까? 말할 필요없이 에디슨일 것이다. 달걀을 품어 병아리를 만들어보겠다고 했다던 그 이야기를 모르는 아이들이 과연 몇이나 될까? 엄청나게 이슈되고 있는 창의력이라는 것을 그런것에 빗대곤 하지만, 그리하여 엉뚱하고 호기심 많은 아이들을 제지하지 말라고 하지만 과연 그런 것들이 창의력일까 한번 생각해보게도 된다. 위인을 되기 위한, 혹은 성공하기 위한 일련의 법칙처럼 등장하는 자기계발서들의 목록은 거의가 비슷하다. 이 책속의 부제목에서처럼 말이다.
결단을 내려야 했던 트루먼이나 멋진 지혜를 보여주었던 솔로몬의 선택이라거나 콜럼버스나 체임벌린처럼 행동하지 않는자는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수 없다는 법칙등 우리가 만나서 배워야 할 점이 있다고 생각되어지는 사람들은 꽤나 많다. 오늘을 행복한 사람으로 살겠다고 선택했던 어린 소녀 안네 프랑크, 매일 용서하는 마음으로 살겠다던 링컨, 하지만 내게 색다른 느낌을 전해주었던 것은 가브리엘이라는 대천사였다. 사람들이 마음먹고 계획을 세웠으나 혹은 아주 조금만 더 앞으로 나아갔더라면 분명히 성공했을 그런 일들을 관리하는 가브리엘... 우리가 살면서 마음 먹었던 것, 계획을 세웠던 것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그리고 시작은 했으나 마무리 짓지 못한 일들은 또 얼마나 많았을지? 생각해보면 참 많다. 아쉬움일게다. 버려졌으나 차마 떠나지 못한 채 마음 한쪽 귀퉁이에 남아 웅크린 많은 꿈들을 그 대천사 가브리엘이 못내 아쉬워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믿음을 가지라고.. 끝까지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평생직장이 될 것이라고 믿어왔던 곳에서 쫓겨나 실직이라는 고통을 안게 된 폰더씨.. 그는 절망했다. 왜 나여야 하느냐고, 하필이면 왜 내가 그래야 하는거냐고 절규했다. 하지만 이 책은 되묻고 있다. 왜 너이면 안되는거냐고.. 왜 네가 그러면 안되는거냐고.. 누구나 한번씩은 외쳐보았을 그 절규속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자신을 향한 믿음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늘 자신의 몫이었다는 걸 우리는 잊고 있는거라고.. 벌써 십년도 넘은 일이지만 바닥이라고 생각했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니 이제는 차고 올라가기만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다. 폰더씨처럼.. 하지만 나는 지금도 물 밑 작업중인 듯 하다. 아직은 아닌 모양이다. 그래서 이런 책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서 거부감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자기변명에 빠져서 산다. 영원히 헤어날 수 없는 선택의 늪에서 언제나 허우적거리고 있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