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하는 힘 - 우유부단한 당신을 위한 결정력 높이기 프로젝트
미타니 코지 지음, 고정아 옮김 / 영진미디어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선택과 결정이 존재할까? 아마도 대부분의 일들이 선택을 요구할 것이며 또 그에 따르는 결정을 요구할 것이다. 그 많은 선택과 결정이 온전히 내 몫이라고 생각하면 왠지 섬뜩해지지는 기분이 앞서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 많은 선택과 결정중에서 잘했다고 생각되어졌던 경우는 과연 몇번이나 될까?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고 후회하지 않았을 선택과 결정이었다면 매번 그것을 돌이켜볼 때마다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미소를 짓기보다 후회를 더 많이 한다는 것이 아닐까? 나 역시도 그렇다. 당시에는 그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뒤돌아보면 늘 후회가 따라왔다. 그래서일까? 언제나 나를 괴롭혔던 문제, 결정하는 힘에 대하여 한번쯤은 어드바이스를 받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이 책을 선택하고 읽어야겠다고 결정을 내렸던 것이 옳은 일이었다고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나름대로는 다부진 성격이라는 말을 들으며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살짝 비켜 뒤돌아보니 우유부단하다는 소리를 듣게 될까봐 다부진 사람처럼 의식적으로 행동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어떻게 결정을 하면 뒤돌아보아 후회하지 않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일까? 도대체 결정하는 힘이 무엇이길래... 그렇다면 여기서 결정하는 힘에 대하여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결정하는 것에는 스스로 하는 것과 타인과 논의해서 결정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뭐 사실이 그렇긴 하다. 하지만 스스로 결정하는 것과 논의해서 결정하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어 보인다. 많은 예를 들어 설명해주고 있지만 스스로 결정하는 것에 필요한 것은 무엇이 중요한가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부터 생각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경험에 비추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만 생각한다고 한다. 아무리 강하게 필요성을 어필한다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생각하거나 믿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한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정상화 편견'이라는 함정이란다. 경험이나 감으로 아마도 그럴 것이다~라는 식의 추측에 기대는 심리를 말하는 것 같은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말을 왜 함정이라고까지 했는지 공감하게 된다.

두번째로 타인과 논의를 해서 결정할 사항이라면 경청과 질의와 응답, 즉 회피하지 않고 듣고, 묻고, 대답하는 Q&A력을 필요로 한다. 상대방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중요한 것부터 진지하게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질문받은 내용에 대해서는 똑바로 대답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다시 말하자면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제대로 듣고 제대로 물을 줄 알아야 한다는 말도 되겠다. 항상 '그것은 중요한 것인가!'하고 스스로에게 물어야 하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는 말이다. 질문자와 대답하는 자 모두에게 꼭 필요한 것이 '그것은 중요한 것인가!'이다. 말하는 자와 듣든자 모두 서로에게 경청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면 엇나간 주제로 맞서는 일은 생겨나지 않을테니 말이다. 저자는 말한다. 모든 것은 '습관'이라고. 익숙하지 않기 대문에 멋대로 말하고 멋대로 주제를 바꿔버린다고..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문득문득 떠오른 생각을 가차없이 내뱉고 아무말이나 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거나 그냥 입다물고 있는게 상책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런 것들이 상대방에게 방해가 된다는 것조차 전혀 모르고 있다고.. 정말이지 무서운 지적이 아닐 수 없다. 한번쯤은 되새겨 볼 말이 아닌가 싶다. 책을 읽으면서 불현듯 떠오른 말이 하나 있다. '3분 철학'.. 말하기 전에 혹은 행동하기 전에 3분씩만 먼저 생각하라던  말이 회자되어지던 때가 있었다. 3분동안 먼저 생각한다면 화를 낼 일이 있더라도 그 강도가 분명 달라질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그 3분이라는 시간속에는 '易地思之'의 의미가 숨어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다. 결국은 상대방을 존중해주어야 한다는 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3분.. 3분의 힘 앞에 잠시 멈추어 나를 반추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책의 내용중에서 가장 먼저 배우고 싶었던 것은 '희사법喜捨法' 이었다. 결정한 일을 실행하는 단계에서 거쳐가야 할 부분이지만 제대로 버리는 것에 대한 이야기였기에 간단하게 보이질 않았다. 여기에서도 중요한 것은 '무엇이 더 중요한가!'이다. 희사喜捨 라는 말은 원래 종교단어로 기부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강제성과 자발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탓에 그런 표현을 썼다고 하지만 실천하기 쉬운 것, 자기 자신에게 잘 맞는 것부터 시도해보자는 말에는 백프로 공감한다. 버린다는 것은 참으로 깊은 뜻을 지닌 듯 하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가지고 있는 다른 무언가를 버려야만 한다고 한다. 버리는 것에도 우선 순위를 정해서 실행한다면 필요없는 상실감 따위에 위축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이와같이 이 책속에는 결정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들을 3단계로 구분지어 잘 정리해 주고 있다. 아쉬운 점은 저자가 일본인이다보니 예로 들어주었던 것들에 대한 무지함이 있었다. 스스로 결정하기, 타인과 논의해서 결정하기, 결정했으면 실행하기,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결정하는 힘을 넓히고 키우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것을 위해 직장이나 학교 또는 가정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한번쯤은 체크해 보는 기분으로 책을 읽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딸아이에게 결정하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 여행을 제안했다던 부분은 나의 입장에서 볼 때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귀한 자식일수록 매로 다스리라던 옛말도 있지만 아까운 자식일수록 여행을 보내라던 저자의 말이 나에게는 의미있게 다가왔다.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가족 모두에게 즐거움을 만들어주기 위해 고민하고 선택하고 결정했을 아이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내 아이에게도 한번쯤은 적용시켜 볼 만한 제안이 아닌가 싶다. 어린 시절에 심부름이나 집안일 돕기를 잘했던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어른이 되어 사회생활을 더 잘 할 수 있다는 의견에 나도 찬성한다. 공부지상주의가 되기 보다는 집안일돕기 지상주의가 되었을 때 '올바르게 결정하는 힘'을 기른 성인이 되어 있을 것이라는 말을 믿고 따를 수 있는 부모가 몇이나 될까 생각해보게 된다. '우선은 집안일부터 돕자'와 '공부해라! 끝나면 잠시 게임해도 괜찮다' 중에서 나는 어떤 주의일까? 왠지 껄끄러운 느낌을 주며 다가왔지만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도 많았던 책이었다. 과연 나는 어떤 주의일까?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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