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잡학상식
손영란, 조규미 지음, 김영진 일러스트 / 삼양미디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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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고 가장 먼저 목차를 살핀다. 우와~ 많다. 목차만 훑어보아도 정말 잡학사전이군! 할 만하다. 인체와 질병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늘 먹는 음식에 관한 것들, 과학이나 우주에 관한 것들, 동식물에 관한 것들, 문화나 유래에 관한 것들에 대하여 쉽고 재미있게 풀어주고 있음이다. 상식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알 만한 사항들도 꽤나 많다. 말처럼 상식이기 때문이다. 호기심 많거나 소소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꽤나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기야 우리 모두가 이런 잡학 상식 정도는 알고 있는만큼 도움이 되긴 하겠다. 지금은 모르는 게 약인 것보다는 아는 게 힘이 되는 세상이니 말이다. 짤막 짤막한 형식으로 되어 있으면서 양념처럼 곁들여져 있는 그림들도 재미있다. 부러 재미있게 그린 것 같은데 아이들이 보아도 무슨 내용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듯 보인다.

'키메라 혈액형'이라고 들어 보셨는지? 한 사람이 두가지 혈액형을 동시에 갖고 있다는 말인데 글쎄다... 실제로 보기 전에는 믿을 수 없을 것 같다. 짬뽕 좋아하는 사람이 꽤나 많을게다. 그런데 그 짬뽕의 원래 의미가 "밥 먹었니?" 묻는 말이었단다. 중국말로 "밥 먹었니?" 라는 '츠판'의 사투리였던 '샤퐁'이라는 말을  일본사람들이 '찬폰'으로 알아들었고 그 '찬폰'이 한국으로 오면서 '짬뽕'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호떡 집에 불났다는 말처럼 우리가 흔히 쓰는 속담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실려있다. 정신없이 시끄러운 걸 보면 호떡집에 불났다는 표현을 쓰지만 실제로도 호떡집에 불이 났었다는 '만보산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일제의 술책으로 조선농민과 중국농민이 싸움을 하게 되었는데 전국 각지에서 중국인 배척운동이 일어나 중국 상점이나 호떡집들이 거의 모두 불에 타버렸던 사건이란다. 깨물면 꿀물 흐르는 호떡의 달콤함속에 이런 이야기가 숨어 있을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이 자겸의 물고기라고 하는 굴비에 대한 일화도 재미있다. 비겁하게 굴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이 굴비였다니 하는 말이다.

햄버거의 '햄'은 '함부르크'의 앞 글자에서 나왔다거나, 마카로니는 이탈리아어로 '와, 맛있다'라는 뜻으로 '와, 맛있다 (마 카로니!)"가 마카로니로 변했다는 말, 더구나 마카로니는 이탈리아가 아닌 중국의 음식이었다는 걸 알고는 정말? 하고 눈이 동그래지기도 했다. 키위의 원래 이름은 키위가 아니었다는 걸 아는가? 뉴질랜드가 종자를 도입, 개량하면서 자신들의 국조(國鳥)인 키위새의 이름에서 '키위'를 따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하이힐이 더러움을 피하기 위해 나왔다는 걸 아는 사람은 다 알테지만 그 하이힐을 맨처음 신었던 것이 남성이라는 말은 처음 알게 되었다. 키 작은 남성을 위해 만들어진 남성용이었다는 말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반신반의했지만 그중에서 가장 재미있고 놀라운 이야기를 들어보라 한다면 산타클로스 이야기를 으뜸으로 꼽을 수 있겠다.  빨간색 옷을 입고 빨간색 모자를 쓴 산타클로스가 코카콜라를 위해 태어난 인물이라면? 아마도 믿고 싶지 않을게다. 하지만 사실이다. 1931년 코카콜라는 추운 겨울에도 콜라를 팔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기에 이른다. 그러다가 콜라를 마시는 산타클로스의 모습을 디자인하게 되었는데 코카콜라 회사의 상표를 상징하는 빨간색을 산타클로스의 옷으로, 코카콜라의 풍부한 거품을 상징하는 것으로  흰 수염을 그렸다고 한다. 그렇다고해서 산타클로스의 존재가 아이들에게 동심을 심어주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상업적인 목적을 가지고 태어났다고는 생각하지 마시라! 산타클로스의 모습만 그렇다는 것 뿐이니.. 알고 있듯이 산타클로스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태어난 인물이다. 터키 지방에 살았던 성 니콜라스 주교가 매년 12월 6일 어린이들에게 작은 선물을 나누어 주던 것이 산타클로스의 배경이다. 그 후 유럽에까지  널리 알려지게 되어 매년 12월 6일을 성 니콜라스 축일로 기념하게 되었는데 미국으로 이민 가게 된 네덜란드인들에 의하여 성 니콜라스의 영어 발음인 산타클로스로 바뀌게 되었고 축제일도 12월 25일로 바뀌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크리스마스는 아기예수가 태어난 날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성탄일이라는 말은 없어져야 한다. 어떻게해서 그런 이야기가 생겨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도대체 이 세상속에 만들어진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좋은 의미로 전해져오는 아름다운 이야기만큼은 변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익만을 위해 변질되어버리는 아름다움에 대하여 서글픈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만약에 당신의 이름을 빨간색으로 적으라고 한다면 기분이 어떨것 같은가? 아마도 인상을 쓰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나 안심하시라. 당신의 이름을 빨간색으로 적는다해도 무탈할테니.. 중국의 진시황때문에 벌어진 일이니 하는 말이다. 중국에서는 붉은 색이 온갖 좋은 의미를 다 가졌다고 생각한단다. 그런데 진시황이 그 좋은 의미의 색을 저 혼자만 쓰고 싶어서 누구도 붉은색으로 이름을 쓰지 못하게 했고 만약 그것을 어길 경우 죽음을 면치 못했을테니 사람들은 당연히 붉은 색으로 이름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하여 빨간색으로 이름을 쓴다는 것이 죽음을 의미하게 된 것이다. 한사람의 욕심이 그토록이나 오랜 세월동안 우리의 정신을 지배해 왔다고 생각하니 참 어이가 없다. 그렇다해도 우리는 아마 붉은 색으로 자신의 이름쓰기를 꺼릴 것이다. 그만큼 이미 오래되어 굳어진 속설을 깬다는 것이 만만찮을테니... 쓴다고해도 그 꺼림직함을 이겨내기가 쉽진 않을테니..

음주운전을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알래스카로 가라. 달팽이도 이빨이 있다, 무려 25,600개나!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소라는 걸 아시는지? 소나 양 염소같이 되새김질 하는 동물들이 뿜어내는 메탄의 양이 장난 아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메탄 발생량의 10%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우리모두 소고기를 먹지 말아야 할까?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동물이 무엇일까? 답은 지렁이다. 공룡과 함께 살았고 지독한 기후변화도 이겨냈으며 심지어 히로시마의 원폭속에서도 살아남은 식물이 있었다. 바로 은행나무다. 놀랍지 않은가? 일전에 읽었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에서처럼 거꾸로 나이를 먹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태어나서 첫돌이 되면 예순살이 된다고 하니 그사람들은 딱 예순살까지만 사는 것일까? 이래저래 참 복잡 미묘한 것이 사람사는 일인것 같다. 지금까지 말했던 이야기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을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라. 재미있고 유익한 그야말로 상식으로 알아야 할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어디 이것뿐일까? 이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많은 욕심을 부리고 싶었을 사람들의 마음을 보게 된다. 더 많은 이야기를 통해 더 많은 상식을 전해주고 싶었을테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상식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 같다. 복잡한 세상을 살면서 알아두면 좋을 다양한 분야를 알기 쉽고 재미있게 다루어주고 있다. 한번쯤 읽어보아도 손해나지 않을 책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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