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번째 법칙 - 역사상 가장 대담하고 냉혹한 성공의 기술 로버트 그린의 권력술 시리즈 4
로버트 그린 외 지음, 안진환 옮김 / 살림Biz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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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해져라, 먹이사슬의 정상에 설 때까지!"
누구보다 냉혹한 현실주의자이자 철저한 기회주의자가 돼라!
어찌보면 썩 유쾌한 내용은 아니다. 착하게 살아라, 남들과 어긋나지 않고 잘 어울려야 한다, 될 수 있으면 혼자 튀려고 하지말고 함께 움직여라. 남에게 상처주는 행위는 왠만하면 하지 말아라 등등.. 우리가 어린시절부터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들어왔던 모든 말들이 이 책 한권으로 인하여 뒤집어지는, 어쩌면 가치관의 혼란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져 들었다.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그래야 한다고. 그래야만 한다고 사회가, 변화의 물결이 내게 요구한다면 그렇게 살아야 하는거라고. 실제적으로도 나는 아들녀석에게 늘 이렇게 말해왔다. 부당한 일에 기죽지 말고 타협하지 말아라. 어쩔 수 없이 사기를 쳐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남을 아프게 한다해도 너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결행해라... 단 조건이 있다. 무작정 덤벼들지는 말아라. 전후 상황 판단을 정확하게 한 후 행동에 옮긴 후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퇴로는 열어두어야 한다. 그러자면 너 자신을 단단하게 만들어야만 한다. 제발 물러터지게 이래도 흥, 저래도 흥하면서 살아가지는 말아라.. 누군가는 말한다. 엄마 맞느냐고. 어떻게 자식에게 그렇게 말 할 수 있는거냐고. 속깊은 이야기를 하자면 나 자신이 그렇게 살고 싶었었다. 그러나 그렇게 살지 못했기에 늘 손해를 자처하면서 살아왔다. 더 솔직하게 말한다면 나는 그런 내 삶의 방식이 싫었다. 너무나도 차가운 논리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책속의 내용에 백번 공감한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은 이기심에 지배를 받는다. 사람들이 자기 자신이나 자신의 현안을 우선시하는 건 당연하다. (-77쪽)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어린시절의 양면성이 다시 표면으로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어른들의 세계에는 공격이 너무 많고 경쟁도 치열하다. 그러다보니 우리안의 일부가 많은 것을 타인에게 의존하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기를 갈망한다. (-82쪽)
오래전에 모두가 "예"라고 말할 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가? 라고 묻던 카피가 있었다. 기억속에 오래도록 남는 걸 보면 상당히 강한 인상을 남겨준 듯 하다. 양다리 걸치기라는 말을 들어 보았는가? 어느 한쪽의 편을 들지않고 이쪽과 저쪽 모두에게 걸친채로 있다가 자신에게 이익되는 쪽으로 슬쩍 발 한쪽을 빼버리면 끝나는 조금은 야비한 듯도 보여지는 양다리 걸치기. 하지만 나는 그 양다리 걸치기가 이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쪽이다. 이 책은 이렇게 말한다. 기회주의자가 되라고. 그리하여 반전에 성공하는 인생을 살아가라고. 기회주의자라는 것이 꼭 가재미눈을 뜨고 세상을 바라본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삶의 모든 방해물을 반대로 힘을 얻을 수 있는 수단으로 본다는 것이 기회주의자라고 말해주고 있는 것만 보아도 그렇다.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기회. 그 기회란 놈을 잡기 위해 다들 혈안이 되어있지만 실상 그 기회를 잡는다는 게 정말 어렵다는 말이다. 맥가이버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에게는 칼 하나만 있으면 만사가 오케이였던 걸로 기억한다. 주변의 모든 것들을 이용할 수 있는 그런 지혜를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기회주의자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땅의 기복에 따라 그 흐름이 달라지는 물처럼 변화하는 상황에 맞추어 형세를 갖춘다는 손자의 말은 퍽이나 인상적이다. 속임수를 사용한다거나 무언가를 조작하거나 적절한 순간에 노골적으로 실력행사를 하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되는가? 왜? 그렇다면 이 책을 통해 당신도  배워야 한다 너무 늦기전에. 사악한 행동을 해야 할 때와 그 방법을 간파하는 기술을... 자신의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서는 융통성있게 적용하라고 말하고 있는 저자의 논리는 실제적인 삶을 생각해 볼 때 백프로 공감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하다.  솔직이 우리가 만들어가는 이 사회는 속임수와 조작이 없이는 이끌어 갈 수 없다는 데 나는 이의를 달지 않는다.

몇 몇 사람들이 당신을 싫어하는 것 따위는 신경쓰지 마라. (-155쪽)
서로 도와야한다는 생각을 우선으로 앞세우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우리의 문화속에서도 상대방을 향한 공격적인 충동이 없다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갈등과 마찰이 사악한 것이라는 주장은 어패가 있어보인다. 갈등에 대처하는 능력을 두고 좋다, 나쁘다로 평가할 수는 없는 말이라는 얘기다. 선과 악으로 나눌 수는 없는 거라고 책에서도 말하고 있음이다. 단지 두려움에 대항하는 내적 에너지의 작용일 뿐이라고. 어떤 생각이 드는가? 과연 우리중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몇퍼센트나 될까? 아니 정말 그렇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궁금하다. 경험에 의한 내면의 힘. 그런 힘이 충분하다면 당신도 사악해질 필요가 있다는 말에 공감한다. 죄책감 따위는 필요없다. 앞길을 막는다면 제거해야하는 것 또한 당연한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불평 불만을 늘어 놓는 대신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 더욱 더 나은 길이라고 본다. 부당한 일이나 상황에 굴복하지 마라. 그렇게 한다면 그들은 더 짓밝으려 할 것이다. 당하는 자가 더 바보스럽다. 자신을 괴롭히며 공격해 온다면 그 댓가를 치른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어야 한다는 말에도 일리는 있다. 그것만이 내 스스로 나에게 존재하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길이라는 말도 틀리게 보이지 않는다.. 책에서 말하듯이 파워게임에서는 이기는 것만이 상책이다. 여우같은 사람에게는 사자처럼 강하게 공격하고, 사자같은 사람에게는  여우같이 교활하게 공격하라는 말이, 그것도 아니라면 먹이 사슬의 위쪽에 있는, 나보다 더 힘있는 사람들과 뜻을 같이하여 그 힘을 이용하라는 말이  어찌보면 불합리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또다른 면으로 본다면 그야말로 비열해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여기서 문제는 내가 그 상대방이 여우인지 사자인지를 제대로 가려낼 수 있는가이다. 그만큼 경험에 의한 힘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말일테다. <사악하게 행동해야 할 때를 포착하라>는 장을 읽으면서 가슴 한쪽이 서늘해지기도 했지만 알 수 없는 통쾌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왜 그랬을까?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던 책이 있다. 얼마전에 읽었던 수디르 벤카테시의 <괴짜 사회학>이다. 독특한 이력으로 라이프모델이 되었던 이 책속의 '피프티 센트'나, <괴짜 사회학>에서 갱단의 두목이 되기까지의 인생여정을 보여주었던 '제프티', 그리고 책의 저자였던 수디르 벤카테시의 조금은 황당했던 모험이 묘하게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제프티가 걸어갔던 길위에 피프티 센트가 성공으로 갔던 길이 겹쳐졌다. 그러나 성공해야 할 조건으로 세상을 맨주먹으로 시작해야 한다거나, 자격이나 재산 혹은 특권 등 물려받은 것이 모두 사실상의 장애물이라는 말은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것들이 방해물로만 작용될 것이라는 생각자체를 공감할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한번 더 생각해보아도 지극히 편협된 사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어찌보면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의 모습을 원하기에 그런 논리가 적용되는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적당한 발판을 기초로 삼아 성공한 사람보다는 바닥부터 시작했다는 모험 따위가 그들의 일정 부분을 더 돋보이게 할 수도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리더로서의 역할에는 충분히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성공했다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이 더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이 바로 성공의 첫시작점부터다. 지금은 권위를 부정하는 시대라고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방향제시를 분명하게 할 줄 아는 사람의 손에 이끌려가기를 바라며 그 열망을 숨기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성공의 정점에 오는 순간 더 과감해져라>는 말에 더욱 힘이 실린다.  

여기 또 하나의 공감이 있다. 완전공감이다. <외부의 비판을 기꺼이 받아들여라>라는 학습장인데 피드백을 참고하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제품의 품질을 파악하기 위하여 무료로 나누어준 뒤 평가를 기다리는 '테스터 tester' 와, 피드백이 부정적인 경우 한개값으로 두개를 파는 등 물불을 가리지 않고 어떤 일을 해야 한다는 '일루전 illusion' 을 통한 살아남기 전략이기도 하겠지만 나는 여기서 혼자만의 생각보다는 고객을 혹은 상대방을 중시해야 한다는 점에 매료되었다. 결국은 요구에 부응하는 그리하여 비판에도 마음을 열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말이니 감정적 통제, 즉 아까 말했던 내면의 힘이 커야 할 것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은 듯 하다. 다시 말한다면 '의사소통'이라고 한다. 상대방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일지,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상대방과 통할 수 있는지, 그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가 잦은 접촉에 있다고 하니 사람들과 단절되지 않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어떤 것에 대해 공유하거나 공감한다는 말도 될 것이다. 접근법이야말로 세상을 지배하는 지름길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서로의 차이점에 대해 마음을 열어 상대방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그들만의 삶의 방식에 대해 감을 잡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상대방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그들을 내편으로 만들 수 있다는 말도 되지 않을까? 스스로를 고립시키지마라! 단절된 삶의방식을 거부하라! 일단은 거리감을 없애버리고 비판과 피드백을 받아들일 수 있다록 조치를 취하라!

그 외에도  <당신의 적보다 더 오래 견뎌내라> 에서는 지루함과 권태를 이겨내고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고,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더 높은 곳을 겨냥하라> 에서는 남다른 자신감을, <죽음과 삶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라> 에서는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안고 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극복해야 하며 살아있는 하루 하루를 기적과도 같다고 생각하라, 고 말해주고 있다. 사실 이런 법칙들을 받아들이고 삶의 순간마다 그대로 적용시킨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늘 하는 생각이지만 어려운 과제이다보니 이렇게 약간씩 비틀어놓은 같은 종류의 책들이 나오고 또 나오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렇다는 말이다. 사실 자기계발서라는 책을 읽다보면 형식에 약간의 변화만 주었을 뿐 그게 그거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  고정관념을 깨뜨린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느 책에서나 마주칠 수 있는 변하지않는 진리이기도 하고... '50번째 법칙'이라는 제목부터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제3의 법칙','제5의 법칙'도 아니고 '50번째 법칙'이라니! 철저한 현실주의자가 되어라, 교활하리만치 치밀한 반전을 꾀할 수 잇는 기회주의자가 되어라, 공격성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사악해져라, 언제나 마음의 문을 열어두어 많은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라, 그리하여 그들이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그것이 비판이라면 더더욱 크게 마음을 열고서...

멋진 수식어에 불과할 뿐이라고 생각하기엔 현실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어쩌면 얼음처럼 차갑다는 소리를 듣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결과가 나를 증명해주는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피해갈 수 없는 법칙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50번째 법칙', 나 역시 나의 삶에 이 법칙을 적용시키며 살아가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린다.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도대체 피프티 센트가 누구야? 했었다. 가수라는데 무슨 노래를 불렀다는 건지.. 옮긴이의 말을 보면서 피프티 센트가 지금 현재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래퍼이자 가장 많은 돈을 벌고 있는 뮤지션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아마도 드라마같은 그의 인생여정때문에 더 많은 매혹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그가 성공했기 때문에!!! 로버트 그린이라는 사람을 통해 옛날의 영웅 나폴레옹과 견줄 수 있는 영웅으로 재탄생된 피프티 센트의 이야기가 바로 이 '50번째 법칙'이라는 말이다.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각 장마다 깊은 호흡을 요구했던 책을 덮으면서 한사람을 모티브삼아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며 구상했을 저자의 시간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피프티 센트나 로버트 그린이나 둘 다 앞서가는 사람들임엔 분명한 듯 하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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