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서 행복해 마음별에서 온 꼬마천사 2
쿠르트 회르텐후버 지음, 이승은 옮김 / 꽃삽 / 2009년 9월
평점 :
절판


비오는 날 출근길에 갑작스럽게 불어 온 바람이 내 우산을 훌러덩! 뒤집어 버렸을 때, 비 개인 오후 화창한 날씨를 노래하며 걷던 거리에서 철퍼덕! 버스가 튕기고 가는 흙탕물을 고스란히 몸으로 받아내야 했을 때... 등 그런 황당한 상황들에 대처하는 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그 머피의 법칙이란 기가막힌 우연성에 대처하는 법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무슨 생뚱맞은 소리냐고?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못난 내가 반박하던 소리였다.  그런 작은 일들이 모여 내 모든 시간을 불만 투성이로 덧칠해가고 있어도, 그것이 덜마른 물감처럼 내 삶의 전체에 번질거라고는 전혀 상상조차 못하면서.. 아니 가끔씩은 번져가는 물감을 잡아보려고도 하지만 그것이 그만 또하나의 투정이 되어버리고 말았던 기억이 누구나에게 한번쯤은 있지 않았을까? 나는 이 책을 보면서 궁시렁거리고 투정부리고 왜 나만 이래야 하는 거냐고 짜증부리고, 내가 그렇게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늘 걱정만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건 아닌지 다시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처음 마음별에서 온 꼬마천사를 만나게 되었을 때 어찌나 귀엽던지 깨물어주고 싶었다. 마음별 시리즈 1편 <행복은 어디에나 있어>를 통해서 우리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조건은 주변에 너무나도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면, 2편 <사랑해서 행복해>는 그 행복을 지켜나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고민해보게 한다.  손으로 한 뼘 만큼의 거리안에도 행복은 있었고, 그저 눈을 크게 뜨고 있기만 해도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는 것이 행복이었다면 사랑 또한 먼 곳에 있지 않다는 것을, 그러니 모두가 사랑의 열쇠를 찾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야 한다는 꼬마천사와의 두번째 만남 역시 소중하고 또 소중하게 다가온다.

사랑에 빠져버린 꼬마천사의 가슴은 뛰었고 해님과 내기라도 한 것처럼 환한 얼굴이 되었다는( 이 표현은 나에게 정말 기막히게 아름다운 표현으로 다가왔다) 그 말에 내가 그만 환한 웃음을 짓게 되어버렸다.  꼬마천사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던 제니의 웃음. 그 웃음이 전해 주었던 행복바이러스에 감염되어버린 꼬마천사를 통해 엄마도 할아버지도 모두가 기쁨 가득한 시간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는 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지 모르겠다. 꼬마천사와 할아버지의 대화를 통해 알 수 있었던 사랑에 관한 짧은 의미들이 내게 어린아이같은 두근거림을 전해주기도 했다. 다른 사람의 행복을 함께 기뻐해 줄 줄 알아야 하고, 매일같이 정성껏 관심을 갖고 보살펴야 하며, 사랑하고 있는 바로 지금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그렇게 마음속에 품고 있는 한 그 사랑은 영원한 것이 될거라고...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노력한다면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알게 될거라고..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끄집어내어 큰소리로 말하고 싶겠지만 많은 말을 해야만 알 수 있는 게 사랑은 아니라고.. 사실 꼬마천사와 할아버지가 함께 나누었던 대화가 새삼스러울 것은 하나도 없었다. 늘 듣는 말, 늘 곁에 두는 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한번 읽게 되었던 것은, 이제 막 시작되는 꼬마천사의 순수한 느낌과 모든 것을 이미 다 알아버린 그러나 후회를 앞세울 수 밖에 없었던 할아버지의 성숙됨이 어울어져 조화를 이루고 있었기에 더 좋게 다가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랑이란 서로에게 자유공간을 허락하고 상대방이 넘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거라는 것이다. 관심과 믿음이 밑거름이 되어 뿌리를 내리는 사랑이라면 집착도 소유도 날아와 앉지 않는 꽃을 피울 수 있을거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은 기억해 둘 만하다.

마지막 장을 열었을 때 나를 기다려주고 있었던 그 작은 편지봉투를 기억한다. 과연 그 속에는 어떤 메세지가 들어있을까 내심 궁금하기도 했었다. 꼬마천사가 내게 전해줄 메세지는 무엇일까? 너무 조심스럽게 대하다보니 봉투의 한쪽이 조금 찢어지고 말았다. 한 장, 두 장, 석 장, 넉 장, 다섯 장... 모두 다섯 장의 작은 카드. 전해받은 메세지는 다섯 장뿐이었지만 내가 다른이에게 다시 전해주어야할 느낌은 그보다도 훨씬 많은 듯 하다. 

모든 것에서 사랑을 발견하려는 노력, 그게 바로 사랑의 열쇠야.
그러니까 모든 것에서 사랑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멈추지마.
사랑해서 행복한 거니까.

아직도 사랑의 열쇠를 찾고 있다면 손 한 뼘만큼의 거리안에서 찾아보기 바란다. 사랑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고 꼬마천사가 가르쳐주었으니까. 그리고 그 사랑이 있어서 우리는 행복한 것일테니까. 사족같지만 2편 <사랑해서 행복해>의 주인공 꼬마천사와 제니의 모습이 너무나도 이뻤다. 그림 하나만으로도 그토록 난해한 사랑에 대하여 어쩌면 저렇게 잘 표현할 수 있는지 부럽기도 했다. 아주 짧지만 아주 긴 여운을 남겨주는 이야기...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알아채는 것'이 행복이라면, 저절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찾아내는 것'이 사랑일 것이다. 하나남은 마지막 이야기가 기대된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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