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세계의 천사와 악마
이경윤 지음 / 삼양미디어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오래전에 <콘스탄틴>이라는 영화가 있었다. 천사와 악마의 싸움 중간에서 그 둘을 바라보는 인간의 이야기를 그린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문제는 천사와 악마 모두가 인간을 구원하겠다고 나선다는 것이다. 이미 악이 만연해진 인간세상에서 구원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천사뿐이라는 듯 교만을 보여주는 천사 가브리엘과 어쩌면 그런 허상과도 같은 천사의 손길을 거부할수도 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인간을 바라보는 악마 루시퍼의 대결은 볼 만했다. 마지막 대결에서 이긴 천사 가브리엘이 어떻게 된 일인지 날개를 잃어버리고 만다. 그런 천사에게 다가가 주먹을 한방 날린 인간이 이렇게 말했었다. 아픈가요? 바로 그 아픔이 인간의 고통입니다. 바로 지금 인간이 겪고 있는 현실이지요. 라고.. 어쩌면 천사든 악마든 우리 인간의 필요성에 만들어졌다는 것에 나는 공감한다. 다수를 다스리기 위한 소수의 선택이었다는 말에도 백프로 공감한다. 어찌보면 지금 이시간에도 그런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는 것들이 많을테니까..

이 책의 천사와 악마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은 아마도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너무 재미있게 보았던 까닭이리라. 물론 학창시절에 유행처럼 번졌던 그리스 로마신화를 만난 적이 있었지만 이윤기의 작품만큼 흥미진진하게 다가오지는 않았었다는 생각이 든다. 감미로운 스토리라인들이 얽혀 마치도 실제인양 그렇게 느껴지기도 했었으니까.. 신화라고 하면 얼핏 황당한 이야기처럼 들려질 수도 있겠지만 그 신화를 이해함으로써 내가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정말 많았다. 오딘이나 토르, 발데르등이 나오는 <북유럽신화>와, 태양신 라, 토드,오시리스등이 주인공인 <이집트신화>, 그리고 바리데기나 조왕신, 삼신할미, 옥황상제, 염라대왕등이 나왔던 <우리의 신화>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 책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책 <천사와 악마> 속에도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신화의 그림자가 꽤나 짙게 드리워져 있다. 서양세계의 천사와 악마에 대한 탄생배경이나 천사의 급수, 악마의 급수, 그들은 어떤 모습이었고 그들이 담당했던 것은 무엇이었는가를 말함에 있어 철저히 성서위주로 보여주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이 현실적인 느낌은 찾아지지 않는다. 오히려 이곳저곳에서 갈고 닦아 만들어진 그들만의 신이었고 그들만의 천사였으며 그들만의 악마였음을 인정하고 있다는것을 다분히 보여주고 있음이다. 그렇다면 동양세계의 천사와 악마는 어떨까? 서양세계의 선과 악이 철저하게 기독교적인 배경이었다면 동양세계의 선과 악은 말할 것도 없이 불교적이다. 약간의 차이를 이야기해보자면 서양의 기독교가 자신의 것외에는 모두 배척하는 분위기였다면 동양의 불교는 자신외의 것까지도 아우를 줄 알았다는 것일까? 자신의 입장에서만 천사와 악마를 규정지었다는 건 사실 맘에 들지 않는다. 내 편이면 천사고 이교도는 무조건 악마가 될 수 밖에 없었으니 하는 말이다.

재미있는 것은 천사와 악마의 등급을 나누었으며 분류를 해 놓았다는 거다. 천사였다가 악마의 수장이 되는 루시퍼가 절대자의 우편에 섰던 최고등급이었다는 걸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게다. 그런데 같은 급이라고 생각했었던 가브리엘이 루시퍼보다 한참 아래라는 설정은 재미있다. 미카엘이나 우리엘, 라파엘, 가브리엘과 같은 4대천사의 이름이 세상속에 많이 떠돌기는 한다. 하지만 그에 맞서 루시퍼나 벨제브,리비야단,아프락사스등의 악마도 우리곁에서 머물기는 마찬가지다. 오죽했으면 외경이라는 <에녹서>에서 주장하기를 전체 천사의 90%가 타락하여 악마가 되었다고 주장했을까?  정말 오래전에 본 영화 <그렘린>의 모습이 떠오른다. <반지의 제왕>을 통해 우리의 기억속에 멋지게 각인되어진 골룸과 스미골이 한몸이었듯이 그렘린 역시 같은 몸이지만 선과 악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었는데 이 책속에서 그 하얗고  귀여웠던 그렘린을 다시보니 반갑기까지 하다. 비록 악마의 이름속에서 재회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어떻게 생각하면 천사와 악마라는 이름을 만들어 기어코 구분지어야만 했던 인간의 모습을 악마의 가장 최고등급에 올려놓는다면 딱 어울릴 듯 싶기도 하다.

내가 신화이야기를 통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듯이 이 책속에서 나열되어지는 천사나 악마의 계보를 통해서도 배울 수 있는 것은 많아 보인다. 너무 많은 이름을 열거하고자하는 욕심때문에 뒤로 갈수록 쳐지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런데로 속도를 놓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같이 보여주는 일러스트때문이었을까?  천사나 악마를 표현하는 그림이나 이름을 볼 때 신화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신들을 살짝살짝 비틀어놓은 것처럼 보여지기도 하지만 나름 흥미로웠다는 말이다. 공작이나 뱀 혹은 용의 모습을 들이대는 것에서 신화와 유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름과 역할까지도 비슷하다. 한 때 아이들이 즐겨보았던 만화 시리즈 <포켓몬>이나 <디지몬>은 아마도 천사의 역할을 담당했던 것 같다. 상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수많은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창작 혹은 창의력에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는 것을 인정해야겠다.

책을 읽던 중에 어깨 너머로 바라보던 아들녀석이 흥미로운지 고개를 들이민다. 그러더니  "엄마, 이거 유희왕이예요? 그 카드그림하고 똑같아요" 한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카드놀이속의 그림이 이 책속의 캐릭터와 너무도 닮았다. 이처럼 우리주변을 살펴보면 신화나 천사와 악마를 다룬 소재들은 참 많은 듯 하다. 그래서 이런 류의 책도 만들어지는 모양이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알라딘의 요술램프속 주인공인 지니가 악마였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요즘의 아이들, 날개달린 아기 모습의 천사를 믿기는 할까? 머리에 뿔달고 나오는 지독한 인상파를 악마라고 생각을 하기는 할까?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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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비 2009-07-11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답은 간단하다. 인간이 어느쪽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달라질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