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천하의 경영자 - 상 - 진시황을 지배한 재상
차오성 지음, 강경이 옮김 / 바다출판사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이사李斯... 그가 누구인가를 궁금해 한 적이 있었던가?  진시황을 논할 때 그의 책략사였다던 이사, 그의 이름이 역사책에 거론되어진 적은 있었던가?  알 수 없다. 그늘에 가려져있다는 것은, 누군가의 그늘에 가려져 있다는 것은 그다지 좋은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늘에 가려 제 이름보다는 누군가의 이름을 앞세워 세상 모든 것을 쥐락펴락 할 수 있었다면 그것은 행복한 일일까?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존재 이사라는 사람을 통해서 본다면 그다지 행복한 일은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진시황이 그의 분신이었는지 그가 진시황의 분신이었는지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닐게다. 단지 그들 서로의 분신 중 하나가 없어진다면 당연히 남아있던 존재도 사라져야 한다는 것뿐.. 그래서 보이지 않는 2인자는 서글플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이름을 내세우지 못하는 인생을 사는 것보다는 차라리 적은 희생속에서 정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도 하나의 행복일거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사의 일생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이사라는 인물을 통해 들여다 본 중국의 역사는 길고 장대하다. 한사람의 꿈이 다른 사람의 꿈과 함께 어울려 커다란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멋진 일이다.  역사속에 진시황이라는 커다란 이름을 남길 수 있게 되는 그들의 여정속에서 하나씩 영글어가는 꿈을 맛볼 수 있다는 것도 굉장한 일이다. 그 달콤함 앞에서 불로장생을 꿈꾸었던 진시황의 끝없는 욕심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역사라는 기록을 통하여 한줄로 엮어지던 그들의 일생.. 책을 읽으면서 천년만년 살았을것만 같다는 착각이 들었던 것은 왜일까?  진시황의 썩어가는 육신을 바라보며 생의 허무함을 느꼈던 이사가 자신의 말로에 대한 대책을 세워놓지 않았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운명이라면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었을까?

장장 600쪽에 달하는 책이 상,하로 두권이다. 두께에 놀라고 그 두께가 두배라는 사실에 눌렸던 이 책에 대한 첫인상.. 하지만 그다지 감동적이지만은 않다. 솔직하게 말한다면 조금은 지루하다. 신식과 고전을 오가며 퓨전형식을 취했지만 다가왔던 느낌은 그저 그랬다. 일단 커다란 축을 세워두고 그 축을 받치기 위한 잔가지들을 만든다음 그 잔가지들에서 자라난 잎새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것들을 하나씩 묘사한 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그러니 커다란 물결의 파고를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가 없다. 정석대로 흘러가는 단조로운 강같다고나 할까? 그랬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혹은 다 읽고난 뒤의 느낌은..  하지만 중국 역사의 한 획을 그었던 부분에 대하여 세세하게 알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다. 방대하지만 흘러가는 물줄기는 하나였으니 말이다. 

진시황이라거나 중국역사속의 진나라에 대한 것들을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도 무방할 듯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만리장성을 축조하고 화폐나 도량형을 통일했으며 그 유명한 분서갱유에 대한 배경들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게 도와주니 말이다. 초나라의 하급관리였으나 하찮은 쥐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통하여 자신의 꿈을 일으키게 되는 이사라는 사람에 대하여, 그리고 그 사람이 어떻게 중국역사를 뒤흔드는 손이 되었는지  그 과정만큼은 절절하게 그려져 있다. 위인전이라면 너무 장황한 느낌이 없지는 않기에 하는 말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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