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플랜 - 세계사를 지배해 온 슈퍼파워의 숨겨진 계획
짐 마스 지음, 전미영 옮김 / 이른아침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나쁜 소식이 있다. 그것은 이 책이 제시한 모든 이야기가 진실이라는 것이다. 좋은 소식도 있다. 지금 당신이 이 책을 읽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운명을 지배하려는 수세기에 걸친 음모가 아직 완전히 성공하지는 못했음을 뜻한다.(640쪽) 

'비밀'이라는 말을 쓰지 않으려했다는 이 책.. '음모'라는 표현도 일부러 피했다는 이 책.. 비밀이나 음모가 뒷이야기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에 결국 <다크 플랜>이라는 제목을 달게 된 이 책..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화두가 있다. 진정 역사는 만들어지는 것인가? 역사는 승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라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보았고 한번쯤은 고개를 끄덕여보았을 것이다. 진실이 되었든 거짓이 되었든 먼저 나온 것에 대한 반박론이 뒤따라 나오는 탓도 있겠지만 무지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이 있는 까닭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과연 진실만을 말하고 있을까? 정답부터 말한다면 그렇다,이다. 이 책에 그렇게 쓰여 있으니까. 

아담이 최초의 시험관 아기였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믿을 수 있을까? 우리의 오래된 역사들이 인간의 파괴근성에 의해 사라졌다고 말한다면 어느정도는 인정할 것이다. 그런데 그 수많은 파괴성들이 단지 몇몇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면 믿을 수 있겠는가? 그것도 다분히 사적인 이익을 위해서라고 한다면? 학문의 세분화로 인하여 과학과 종교는 서로를 진지한 고려 대상으로 보지 않으며 고고학자는 언어학자나 지질학자, 역사학자와 교류하지 않았기에 인류 역사의 많은 부분들이 제한된 인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맡겨져 있었다(-572쪽) 는 말은 정말 생각할수록 끔찍하다. 많은 것들이 대중에게 알려지지 못하는 이유가 권력과 통제력을 유지하려는 부유한 엘리트들의 음모때문이라면?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확실하게 말해주고 있다. 그런 것들이 모두 진실이라고.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당신이 그런 사실에 대하여 알려고 애를 써야 한다고.

이 책은 쉽게 말해서 세상을 움직이는 혹은 움직여온 소수의 힘을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들이 세상을 자신들의 손아귀에서 주무르기 위해 어떤 짓을 저질렀으며 그들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성장해가는 과정은 또 어떠했는지, 어떤 힘으로 지탱해나가고 있는지, 또한 그들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은 얼만큼이나 되는지 밝혀내고 싶어한다. 또한 묻고 있다. 당신은 그런것들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으며 관심이 있기나 한지.. 몇 안되는 비밀조직들이 서로 같은 이해관계로 얽혀있는 거미줄같은 망에 대하여 세세하게 밝혀내고 싶어한다. 삼각위원회, 빌더버그, 록펠러 가문, 모건 가문, 로스차일드 가문 등등등 많은 비밀조직들의 이름과 계보가 줄줄이 딸려 나온다. 지금 이 시대를 지배하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손들에 대하여..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 왔으며 와해된 듯 보여지지만 결코 와해되지 않은 채 지금까지도 여전하게 승계되어져 왔다는 것에 대하여.

1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히틀러를 지원했고,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게끔 그들이 각본을 만들었으며, 걸프전쟁으로 인하여 그들이 얻은 이득과 손실이 무엇이었고 왜 그들은 걸프전쟁을 하지 않으면 안되었는지, 하다못해 이미 지나가버린 베트남전쟁이나 한국전쟁 또한 그들의 짜여진 각본에 의하여 충실하게 이행된 것에 불과하다는 것들.. 그 모든 것들이 대의가 아닌 소의를 위해서 일어난 일들이었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다. 전쟁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담보로 시작되어지는 전쟁이 나라를 위해서도 아니고 이념을 위해서도 아닌 단 몇몇의 이득을 위하여 생겨난 하나의 사건일 뿐이라는 말은 정말 묘한 배신감을 느끼게 만든다.

링컨을 위대한 지도자로 만들어 주었던 남북전쟁조차도 그들에게는 하나의 게임에 불과했다. 오래된 역사속에서 숨쉬고 있는 혁명 따위들도 잘 짜여진 각본에 의한 것이었다. 거기에는 우리에게 역사의 인물이라고 불리워지는 수많은 이름들이 존재했다. 그들의 조직력앞에 무릎꿇지 않은 자가 없었다. 아주 오래된 비밀조직들이 있다. 템플기사단, 프리메이슨, 시온수도회, 메로빙거왕조, 십자군등등 소설이나 영화속에서나 존재했을 법한 늬앙스를 풍기고 있지만 그 조직들을 이끌어왔던 이름을 거론한다면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먼로, 잭슨, 포크, 뷰캐넌, 트루먼, 하딩, 포드, 테디 루스벨트같은 역대대통령에서부터 벤저민 프랭클린, 샘 휴스턴, 더글러스 맥아더, 에드거 후버같은 미국인을 제외하고라도 윈스턴 처칠, 세실로즈, 존 무어, 주세페 가리발디, 하이든, 모차르트, 괴테, 볼테르, 푸슈킨같은 예술가들의 이름이 미국독립에서부터 오늘날의 세계주요사건을 담당한다는 프리메이슨이라는 비밀조직을 이끌어왔던 단원들이라는 사실이다. 더 무서운 사실은 그저 옛 비밀조직들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에는 그들이 너무나도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이다. 과학의 힘으로 살아간다는 현재까지도 그들의 입김이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책장을 열어 비밀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면 옛 이야기가 아닌 바로 지금의 순간부터 만나게 된다. 지금 이 세계를 움직이고 있는 보이지 않는 손들에 대하여 말해준다. 지금 우리가 체스판의 말처럼 어떤 사람들의 각본속에서 움직여지고 있는가부터 직시하게 한다. 그리고 그들의 존재를 가리기 위해 드리워졌던 장막을 하나씩 걷어낸다. 그러다보니 현재에서 과거로 타임머신을 타고 들어가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묘하게도 타임머신을 타고 들어간 과거가 우리의 현실과 손잡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사실 이 책속에서 거론되어지는 비밀조직이라거나 유명인사들의 이름은 아무런 느낌도 없이 다가왔고 나와는 별개의 존재일 뿐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간다는 말이 솔직한 말일게다. 그런데 팔뚝에 소름이 돋아나는 이 섬뜩한 느낌은 무엇때문일까? 권력은 이어지는 것일까? 어떻게 해서라도 한번 잡은 권력은 놓치고 싶지 않은 게 인간의 속성인 모양이다.

청빈을 앞세우며 자신들의 존재를 나타냈던 템플기사단.. 모든 템플기사단이 체포되었던 13일의 금요일이 그때부터 불길한 의미를 띠게 되었다? 속깊은 이야기야 어찌되었든 하나의 수단으로 자리잡아야 했던 종교의 허울이 비참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거기에 묻어갈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욕망이 참으로 덧없다. 만들어진 신보다는 만들어지고 있는, 누군가의 손에 의해 조종당하는 로보트처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 또한 참으로 서글프다. 모든 비밀조직들은 결국 같은 맥락으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들의 힘은 강하다. 그들에게는 정부도 필요없다. 단지 그들만이 있을 뿐이다. 뒤로 갈수록 한편의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것은 영화도 아니고 소설도 아닌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속에 분명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기에 그들의 존재를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 뿐이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지도자들이 그들의 하수인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들을 내가 믿어야 할까? 정말 그런 문제들에 대하여 깊이 인식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책의 말미로 달려가면서 내가 내게 질문을 하게 된다. 우리 속담에 아는게 힘이라는 말이 있다. 그 반면에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또하나의 속담도 존재한다. 어느 것이 옳고 그른가를 따지기 이전에 앞서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를 우선적으로 쌩각한다면 답은 확실하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사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책장이 잘 넘어가지 않았다. 뭐지 이건? 그래서 어쩌라구? 내가 알 필요가 있는 이야기일까? 아니 호기심을 가질만한 그런 이야기였을까?  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0.5%의 인간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앞으로 내미는 보기좋은 것들(거짓됨과 화려함)을 위하여 그들이 뒤에 숨겨두고 있는 것들(진실과 냉혹함)은 어떤 것들인지, 나는 단지 그런것이 궁금했을 뿐이었다. 내가 생각했었던 다크플랜은 그런거였다. 그런데 나의 생각이 얼마나 피상적이었는가를 느끼게 해 준 책이었다면 과장된 말일까?

마지막 장에서 다루었던 고대 미스터리를 통해 평소에 설마했거나 혹시? 했었던, 순전히 개인적인 욕심으로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던 것들에 대하여 알게 되었던 부분도 참 많았다. 그런 것들이 모두 사실이었다는 것에 또한번 놀라기도 했다. 인류의 역사에 대하여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던 부분이기도 했지만 책을 읽으면서도 정말일까? 싶었던 부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먼저 말했던 것처럼 이 책의 모든 것들이 다 사실이라는 말을 믿어야만 할 것 같다. 뒤로 갈수록 흥미진진하게 느껴졌지만 시간을 할애하여 체크해 두었던 부분에 대하여 다시한번 읽어볼 요량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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