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움직이는 기술 히든 커뮤니케이션 - 상대를 단박에 사로잡는 '고수'들의 심리 테크닉 38
공문선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히든이란 말은 남에게 보여주지 않고 예상할 수 없는 비장의 그 무엇을 뜻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대로 사람을 움직일 수 있게끔 하는 비장한 그 기술은 무엇일까? 한편으로는 오싹해지는 느낌이 다가오기도 한다. 그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을 움직이기 위하여 저마다의 히든카드를 쥐고 가재미눈처럼 옆눈질 살살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도 참 못할짓이지 싶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이런 책에 시선이 가는 것일까? 상대방을 이기기 위하여 저토록이나 많은 기술을 가르쳐주었던 책이 단지 이 책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끝도없이 당하고 살기만 할까?  왜 자꾸만 마음에 상처를 입으며 살아가는 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면서까지 살아 남아야 한다는 종족본능일까?  누가 얼마나 더 잔인하게 상대방을 이겨먹느냐하는 서바이벌 게임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모습인 듯 하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아닐까 한다. 그 관계를 원활하게 혹은 내게 좋은 쪽으로 끌어가려고 하다보니 아마도 저런 방법을 제시해주는 책들이 그야말로 쏟아져나오는 것일게다. 속된 말로 점점 뒤통수치는 방법도 교묘해지고 있는 듯 하다. 더 속된 말로 점점 더 사람위에 군림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실험중인 듯 하다. 어떻게하면 내 앞의 사람을, 내 옆의 사람을 내 손아귀에 휘어잡을 수 있는가하는 방법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책들이 너무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 자신조차도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은 걸 보면 나 역시도 이 각박한 현실을 살아내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하나의 인간인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당했거나 혹은 상대방을 무너뜨렸던 경험이 있다는 말도 될테니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람이 참 무섭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가 제시해주는 사람을 움직이는 기술 38가지를 모두 제 것으로 만들고 싶어 안달하는 그런 부류도 있을 것이다. 왜 나는 안되는거지? 수도없이 가슴을 때렸던 사람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때로 상대방이 진실을 말하고 있지 않다고 느껴질 때 그사람의 보이지않는 말까지 알아차리고 싶어하는 것, 그럴때는 상대방의 심리를 이렇게 이용하시오... 그런게 이 책의 핵심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너무 치졸한 생각일수도 있겠지만)  물론 상대방을 넘어뜨리지 않고서도 이길 수 있는 방법또한 있을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모든 사항들이 자신의 관점에서부터 시작되어진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관점에서부터 시작되어지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세상이 더 각박해지는 것일까? 알 수 없다.

말하기 전에 먼저 군불부터 지피라는 요크스 다드슨 법칙부터 격차효과, 백드래깅, 프라이버시 이펙트등 이름도 낯선 기술들과 눈동자의 움직임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는 눈동자 심리, 인간적인 약점을 드러내어 상호의존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방법까지 상대방을 만났을 때 경계를 허물기 위해 접근하는 기술이 많기도 하다. 그 외에도 나를 한번 더 돌아보게 만드는 첫인상의 기술 또한 만만찮다. 맞은편 아니면 오른쪽에 앉아야 한다는 스틴저 효과, 긍정적인 단어부터 시작하라는 선행효과, 자기 표현을 할 때는 투명인간식을 버려라, 옷이나 외모쪽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이미지 효과, 목소리, 제3자, 전화... 하여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다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그 기술들... 참 많기도 하다. 가장 커다란 Part들만을 모아본다면 이렇다. Part 1 상대의 경계를 허무는 접근의 기술, Part 2 나를 한 번 더 돌아보게 하는 첫인상의 기술, Part 3 긍정을 끌어내는 호응의 기술, Part 4 원하는 바를 관철시키는 카리스마의 기술, Part 5 소중한 사람에게 전하는 감동의 기술.. 

많은 것들 중에서 그래도 개인적으로 이런것들은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던 기술은 있었다. 'you'보다는 'we', 우리를 강조해야 한다던 호응의 기술이 그것이다. 너와 나이기보다는 우리라는 말이 주는 어감이 왠지 따뜻하지 않은가! 너를 밟고 또 나를 밟기 보다는 우리가 함께 무엇인가를 해냈을 때의 기쁨은 아마도 상당할 것이다.  거기에 시간을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으며 자신의 존재감을 좀 더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끝수 효과는 정말 많이 와 닿았던 부분이었다. 상대의 말에 바로 대꾸하지 말고 3초정도 생각해보고, 무슨 말을 할 것인지 3가지중에 골라 말하며, 상대가 무슨 말을 하는지 3초 기다려주어라..말하기의 333효과는 이미 우리 주변에서도 많이 회자되고 있다. 노력은 하는데 잘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그런데 내가 살아가면서 느껴본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을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아마도 서로가 제말만 들어달라고 목청을 높이는 세상이기 때문일것이겠지만 차분하게 남의 말을 들어주면서 가끔씩은 고개도 끄덕거려준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각설하고 히든이든 아니든 인간의 관계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주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타인을 인정해주는 마음, 그것이 곧 관심과 배려겠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바로 그 부분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앞선다. 저 많은 방법들을 먼저 배우기보다는 말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아직 사람이 덜 된 것일까? 아니면 아직 어른이 못 된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것일까? 왠지 떨떠름한 감정으로 책장을 덮었다. 아직은 서로가 서로를 짓밟으며 피흘리는 끝없이 경쟁만 하려하는 사회보다는 서로가 서로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는 그런 세상을 꿈꾸고 있는 탓일게다. 바보처럼...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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