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젼 됴션국셰둉대왕즉위십오연의홍희문밧긔한재상이잇스되셩은홍이요명은문이니위인이쳥염강직하여덩망이거록하니당셰의영웅이라일직용문의올나벼살이할림의쳐하엿더니명망이됴졍의읏듬되매.... 책 뒷편의 글을 옮겨본다. 아래아를 사용해야 할 곳에서 쓰지 못했으니 물론 제대로 옮긴것은 아니다. 처음으로 보게 된 홍길동전의 영인본이라 한다. 책의 설명에 따르자면 영인본은 행갈이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하는 우종서(右縱書)....라고 되어 있다. 그래서일까? 뒷장부터 거꾸로 읽어올라오는 게 마냥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그래서 한번 읽어보자는 마음에 몇장 넘겨보았지만 영 쉽지가 않다. 아마도 현대적인 글맞춤법에 익숙해진 탓이리라 여겨진다. 이 책속에서 만날 수 있는 홍길동전은 세가지나 된다. 그 하나는 홍길동전 완판이요, 또하나는 홍길동전 경판이요, 마지막 하나가 바로 홍길동젼 영인본이다. 거기다 완벽한 보너스까지 곁들여져 있다. 허균이라는 작가 연보가 그것이요, 김탁환님의 작품 해설까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니.... 홍길동전이라고 하면 바로 이 말부터 생각난다. 서자로 태어난 홍길동의 배경이 아마도 가장 큰 주제로 여겨지는 때문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가장 강렬한 메세지를 전해주었던 대목이지 싶어서 그렇기도 하다. 그런데 나는 부끄럽게도 이 책을 통하여 새로운 사실을 더 알게 되었다. 홍길동이 서자로 태어나 그 서러움을 달래지 못하고 집을 떠나 의적이 되었다는 내용이야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겠지만 제도로 옮겨가는 이야기나 울동을 죽이고 백씨처녀와 조씨처녀를 부인으로 맞이하는 이야기, 율도국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이 책을 통해 자세히 알게 되었으니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완판을 읽고 다시 경판을 읽으면서도 못내 그 점이 아쉬웠다. 그래서 연거푸 두번을 읽어야 했으니... 정말 새롭게 다가온 홍길동전이 아니었나 싶다. 이 책에서는 시대적인 오류라 칭했던 장길산.. 그 <장길산>을 신문연재소설로 보다가 다시 책으로 나왔을 때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주저없이 다시 <장길산>을 읽었던 그 때가 생각나는 것은 아마도 홍길동에 대해 너무도 몰랐던 미안함 때문이기도 한듯 하다. 천하게 태어난 장길산이나 서자로 태어난 홍길동이나 처지는 비슷하겠지만서도 두 사람을 표현한 대목들은 너무도 달랐다. 둔갑술에 축지법까지 쓰는 홍길동을 보면서 조금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생각을 했었는데 의외로 홍길동이 만들어진 인물이 아니라 연산군 시절 실존 인물인 도적떼의 두령 홍길동이었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었다는 게 나를 너무도 허탈하게 만들기도 했다. 또한 율도국이란 유토피아를 꿈꾸었던 허균의 관념에 대해 알게 되니 너무도 새롭기만 했다. 얼마전에 읽었던 <라오찬이야기>가 떠오른다. 중국의 견책소설이라던 소설.. 우리나라의 사회소설이라고 일컬어진다는 홍길동전에도 비틀어진 조선 사회에 대한 비판과 탐관오리들에 대한 원망, 숭불정책이 나은 잘못된 승려들의 비리등 많은 것이 담겨져 있다. 어디 홍길동전뿐이겠는가? 찾아보자면 이 책처럼 서자를 차별하는 것이라거나 고관대작들의 횡포라거나 조정의 일을 보는 벼슬아치들의 무능함, 무사안일주의에 대한 것등 조선시대의 어긋난 사회상을 그리고 있는 소설은 참 많을 것이다. 백성의 입장에서 그런 문제들을 비판하고 풀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사회소설이 보여주는 또하나의 매력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고전을 읽고 싶다는 욕심으로 평소 민음사에서 출판되어지는 세계문학전집을 눈여겨 보았었는데 이번에 홍길동전이 나왔다는 소리에 내심 반갑기도 했다. 제대로 된 우리의 고전 또한 만나고 싶다는 욕심이 앞섰던 까닭에 주저없이 홍길동전을 택하게 되었다. 원본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이렇게 쉽게 풀어쓴 우리의 고전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민음사에서 앞으로 우리의 고전도 많이 보여준다고 하니 참 좋은 일이지 싶다.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