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생활혁명 - 한의사, 밥과 잠, 일과 성을 말하다!
정창환 지음 / 시골생활(도솔)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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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방에 좀 가보지? 아무래도 진맥을 좀 짚어봐야 할 것 같지 않아? 우리 나이때는 ~~~~ 요즘 많이 듣는 말중의 하나이다. 한의학이라고 하면 일단은 보약부터 생각하게 된다. 하나의 편견이겠지만 그거말고 생각나는 게 허준이니 동의보감이니 하는 말은 차치하고라도 대체적으로 침이나 뜸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책제목을 보면서 지레 겁부터 먹었다. 읽고는 싶은데 이거 또 전문적인 용어 팍팍 섞어가며 나 머리아프게 하는 거 아냐? 싶었던 거다. 그런데 나의 그런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책속의 내용이 참으로 편하게 다가왔다.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을 한의사의 눈길로 바라보며 좀 더 나은 삶으로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기원으로 책을 쓴 것 같다는 느낌을 전해 받았다.

우리의 일상이라는 게 꽤나 복잡한 듯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밥먹고 잠자고 일하고 그런거다.  속된 말로 잘 먹고 잘 싸면 그게 건강한 생활이 아니냐고 스쳐지나듯 말하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잘 먹고 잘 싼다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르신들 말씀처럼 밥 잘먹고 잠 잘자고 똥 잘싸면 그만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먹어야 잘 먹는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어떻게 잠을 자야 정말 잘 잤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너무 쉽게 생각하고 너무 쉽게 무시해버려서 뭐가 잘못된 것인지조차 생각할 겨를도 없이 살아가는 우리의 생활습관에 대해 책을 읽는 동안 한번쯤은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시작하는 글속에서 저자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생활혁명이라는 게 참 별거 아니다. 건강에 좋다면 값비싼 뭔가를 먹어야 한다거나 특별한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일상생활의 습관을 자연의 법칙에 맞게 바꾸고 지속하는 것이라는 말에는 나도 공감한다. 분명히 뭔가 색다른 방법이 있을거라는 생각자체부터가  오해와 집착으로 부터 온다는 말에도 공감한다. 그렇다면 자연의 법칙에 맞게 살아간다는 게 무슨 뜻일까? 그리고 자연의 법칙에 맞게  살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건 간단하게 말해 저마다의 욕심때문이지 싶다. 언제부터인가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논리가 우리 곁에서 늘 맴돌고 있지만 그 비운다는 자체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닌 까닭도 욕심을 버리지 못하는 데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기도 하다.  모든 화는 욕심으로부터 온다는 사실 또한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강한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지금같은 생활패턴속에서는 욕심을 버린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일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저자가 말하고 있는 생활혁명을 살펴보면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상식들이 잘못 이해되고 있는 게 많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침형 인간이라거나 저녁형 인간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아침을 먹으면 좋다는 사람이 있었고 안먹으면 좋다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조반석죽이라는 저자의 말을 들어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은 황제처럼 잘 먹어야 하고 활동 중에 몸이 무거우면 안되니 점심은 적당히 먹어야 하며, 잠을 자야 하고 활동을 하지 않는 저녁에는 조금만 먹거나 죽을 먹는 게 좋다는 이론이지만 나는 이 말에 적극 찬성하는 쪽이다. 시간이 없다는 말로 반박을 한다면 다시한번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머리가 원하는 음식보다는 몸이 원하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끝없는 정보의 흐름속에서 방황하는 우리의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아 서글프기도 했다.

익히 들어 알고 있었던 말도 많이 보였다.  식후에는 백 보를 걷고 배를 자주 문질러 주면 좋다는 말, 위장은 기분이 좋을 때 더 잘 움직여준다는 말, 아침에는 식구들의 기분이 상할만한 말은 하지 않는게 좋다는 말, 적당한 낮잠은 생활에 활기를 불어 넣어준다는 말 등등등.. 그런 중에서도 아하! 싶었던 말이 있다. 물을 마실 때 너무 벌컥벌컥 마시면 물이 흡수되지 못하고 '담음'이라는 '수독'이 되어서 여러가지 병을 일으킬 수 있으니 입을 축이듯이 조금씩 홀짝홀짝 마시는 것이 좋다는 말은 기억해둘만 하다. 그리고 침을 뱉지 않고 자주 삼키면 얼굴이 고와지고 빛이 난다고 하니 좋은 습관으로 만들면 괜찮을 것 같다. 또한 위아래 치아를 항상 소리가 나도록 마주치는 버릇이 있던 사람이 장수했다는 말도 괜히 나온 말은 아닐 것이다. 이처럼 저자는 이 책을 통하여 우리가 부담없이 그리고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건강법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좋다고 하여 다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무엇이든 과하면 화가 된다는 저자의 충고가 아니라해도.. 

평상시 몸이 차가운 나는 차가운 음식보다는 뜨거운 음식을 좋아한다. 그러니 계절적으로 볼 때 겨울은 정말 괴로운 계절이기도 하다.  물론 잠을 잘 때에도 무언가를 덮어야만 편하게 잠을 잘 수 있는 타입이다. '배가 따뜻하면 만병이 침범하지 못한다' 라는 책속의 말을 보면서 조금은 긴장되기도 하지만 책속에서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참 많았던 것 같다. 웰빙붐이 일어 너도 나도 웰빙을 외치며 살아가고 있지만 과연 진정한 웰빙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자연과 하나가 된다는 말은 그 말만으로도 참 황홀하다. 그런데 왜 우리는 점점 자연과 멀어져야만 하는지.. 그리고 고작 인위적인 자연을 만들어 거기에 몸을 맞추며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자연의 법칙에 따라 순리대로 살아가야 한다는 저자의 말은 깊이 새겨둘 필요가  있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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