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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사람의 그릇 - 사마천에게 듣는 인생 교훈 100가지
김영민 지음 / 아이콤마(주) / 2026년 9월
평점 :
잘 알고 있듯이 『사기』는 사마천의 작품이다. 사마천은 한무제때의 사람으로 흉노족에게 항복한 장군 이릉을 변호했다는 이유로 황제의 노여움을 샀다. 선전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못해 모두의 목숨을 보전하고자 항복한 것이라고 변호했지만 이릉과는 서로 얼굴도 본 적 없는 사이였다고 한다. 옥에 갇힌 그에게 무제는 사형을 선고했다. 이때 그가 택할 수 있는 길은 돈 50만 전을 내고 서민으로 풀려나기, 사형, 궁형 셋 중 하나였는데 당시 50만 전은 병력 5천을 1년 동안 유지할 수 있을 정도로 거금이었으니 그가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선친의 유지를 받들기 위해 궁형을 받았다고 한다. 그 때 사마천은 이미 태사공서를 집필하던 중이었다. 『사기』는 황제부터 한 무제까지의 역사를 다루며, 총 130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은 『사기』의 본기·세가·열전에서 가려 뽑은 100편을 열 가지의 큰 주제로 엮었다고 한다. 저자가 두 아들을 위해 매일 한 편씩 정리한 글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다는 말이 보인다. 저자는 마흔 무렵 『사기열전』을 접하며 고전 읽기의 즐거움에 눈을 떴다고 하는데 지금처럼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에서 고전을 읽는다는 건 어려운 일일 것이다. '사마천에게 듣는 인생 교훈 100가지'라는 부제에서 보이듯 살면서 교훈으로 삼을 만한 일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삶의 지혜를 배운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나이가 들어보니 알겠다,라는 말을 괜히 하는 건 아닐 것이다. 우리가 익히 들어 알고 있는 故事成語가 나오게 되었던 배경도 많이 보인다. 그 중에서도 '상황이 바뀌면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는 주제는 늘 강조하는 말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물을 등지고 진을 친다는 '배수진'으로 조나라 군을 대파했다는 한나라 유방의 대장군 한신의 이야기다. 저자의 말처럼 변화무쌍한 현실에 배운대로 고지식하게 대응해서는 이길 수 없다. 주어진 상황을 제대로 분석하고 그에 맞게 유연한 대안을 찾을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또 하나 강조하는 것이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는 것이다.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고사성어의 주인공인 관중과 포숙처럼. 서로를 깊이 이해하고 끝까지 믿어주는 친구가 셋만 있어도 성공한 삶이라고 늘 말하곤 한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사람의 그릇은 타고나는 것일까,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일까? 어느 한쪽을 정답이라고 말 할 수는 없겠지만 살면서 얻어지는 지혜도 그릇의 크기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신하를 어떻게 쓸지는 임금에게 달려있다'는 말을 저 위에 계신 분께 전하고 싶어진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