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을 사랑했네 마음시 시인선 18
이정하 지음 / 마음시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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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를 좋아한다. 그래서 책장에 詩集 몇 권은 늘 꽃혀 있다. 하지만 너무 난해한 詩는 좋아하지 않는다. 미사여구를 잔뜩 늘어놓은 詩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편하게 마음으로 다가오는 글귀가 좋고, 그저 한 사람의 아픔을 다독일 줄 아는 글귀가 좋다. 젊은 시절에는 정말 몽글몽글한 사랑 표현이 참 많았다. 아마도 그 시절의 사랑이 그랬을 것이다. 떠나는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던 옛사랑은 이제 먼 이야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마음이 어수선할 때, 시선이 갈 곳을 몰라 헤매일 때, 펼쳐볼 수 있는 글귀들이 그리운 시대에 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왜일까? 이성복 시인과 김재진 시인을 꽤나 좋아했었다. 故조병화 시인의 시집은 책가방 속에 항상 지니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학창시절 광화문 네거리에는 표구된 詩畵를 파는 곳도 참 많았었다. 그 시절에 인기 많았던 사람이 <홀로서기>로 유명했던 서정윤 시인과 <접시꽃 당신>으로 유명했던 도종환 시인이었을 것이다. 이정하 시인을 검색하면 많은 작품이 쏟아져나온다.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한 사람을 사랑했네>, <혼자 사랑한다는 것은>, <다시 사랑이 온다, <우리 사는 동안에>, <소망은 내 지친 등을 떠미네>, <내가 길이 되어 당신께로>, <돌아가고 싶은 날들의 풍경>,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오라>, <우느라 길을 잃지 말고> 등. 그 많은 작품 중에 겨우 네다섯 권을 읽어봤을 뿐이지만 사랑을 향한 시인의 표현은 정말 아름다웠다.

사랑에 대해 쓴 시는 많지만 사람에 대해 끝까지 생각한 시는 흔하지 않다고 책의 소개글은 말하고 있다. 읽어보지 않았던 시집이었기에 선택했다. 다 읽고나니 저 소개글에 어느 정도 공감하게 된다. 그런데 이번 詩集에서도 예외없이 외사랑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그토록 절절한 사랑의 글귀들이 오직 한사람의 가슴속에서만 머무는 것 같아서. 사랑 때문에 가슴 아파하면서도 그 아픔마저도 오직 내 탓이라는 듯 그리움속에 갇혀 버리는 모습이 애절하기까지 하다. 이정하의 테마를 두고 사랑에 대한 감수성 또한 천부적이라고 말했다던 동료작가의 표현이 어쩌면 옳을지도 모르겠다. 그랬기에 세월이 이토록 흐른 후에도 다시 읽혀지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감성시인이라는 수식어가 참 잘 어울리는 시인이다. /아이비생각

창가에서

- 이정하

비 갠 오후,

햇살이 참 맑았는데

갑자기 눈물이 났습니다.

세상이 왜 그처럼 낯설게만 보이는지

그대는 어째서

그토록 순식간에 왔다 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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