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린 도시, 서울
방서현 지음 / 문이당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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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수저 동네, 흙수저 동네, 은수저 동네, 금수저 동네... 우리는 자주 말하곤 한다. 세상은 너무 불공평하다고. 왜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소비자본주의 시대를 살면서 공평을 말하고 평등을 말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잘못된 일인지도 모를 일이다. 모두가 평등함을 꿈꾼다는 공산주의에서조차 계급주의로 흘러가는데 자유를 추구하는 민주주의 아래에서 어떻게 공평과 평등이 있겠는가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세상을 향해 공평과 평등을 말하는 것은 이 책에서처럼 어떤 수저를 물고 태어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지는 까닭일 것이다. 각자의 운명이라고 말하기엔 조금은 억울한? 책을 읽으면서 마치 일일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달동네 이야기가 그렇고 그 동네 출신의 아이가 생활 환경에 따라 마주하는 다른 동네의 이야기 그랬다. 가난은 죄가 아니라는 옛말이 무색하고,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그저 옛말에 불과한 작금의 시대. 책의 제목을 보면서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게 부끄러웠다. 그런 도시 서울을 버린 것이 아니라 서울을 그런 도시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는 뜻으로 쓴 것이 아닐까 싶어서. 대한민국이 너무 심한 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또 살펴보면 그것이 단지 대한민국만의 실상은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은 돈이 되는 곳으로 몰려들게 되어 있다. 그러니 도시로 도시로 몰려드는 것이다. 주인공 '나'가 살았던 그 똥수저 동네를 우리는 달동네라고 불렀다. 어쩌면 그리도 생생하게 표현을 했는지 어린 시절의 동네가 떠올라 피식거리기도 했다. 불과 3,40년 전 만해도 골목 골목 비집고 들어가던 산동네가 지금은 높은 아파트들로 들어선 걸 보게 된다. 換骨奪胎인지 桑田碧海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사자성어가 어울리는 동네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 소설은 왠지 서글픔과 씁쓸함을 함께 불러온다. 국민학교를 다니던 어린 시절에는 집에 TV가 있는지, 자동차가 있는지를 물어 봤다면 지금은 어느 아파트 몇 평에 사느냐를 묻지 않을까 싶다. 줄을 세우는 사회, 그리하여 그것이 곧 계급으로 이어지는 사회. 우리의 씁쓸한 현실이기도 하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인 '나'는 희망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꿈은 꾸라고 말하는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모두 꿈을 꾸어야 한다고. 부모도 없고 가진 것이라고는 할머니 뿐인 주인공. 단 하나 뿐인 할머니를 교통사고로 잃게 되는 마지막 문장에서 나는 꿈을 꾸는 게 무슨 소용일까 하는 생각을 한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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