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없·는 KBS - KBS 9시 뉴스 앵커가 직접 TV 수신료를 걷는 이유
김철민 지음 / 디페랑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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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9시 뉴스 앵커가 직접 TV 수신료를 걷는 이유는 이유는 뭘까? 간단하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左遷당했다. 左遷당했다는 말은 한직으로 밀려났다는 말이다. 그 한직이라는 것도 그렇다. 조직 안에서 중요하지 않은 직위나 직무를 말하는 것인데 중요함을 따지는 건 어떤 의미에서도 옳지 않다. 필요하니까 만들었을테니 말이다. 물론 저자가 말하는 것은 중요성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자신의 전문이나 전공은 무시해버린 채 엉뚱한 보직으로 발령 받았을 때 아마도 그런 표현을 쓰지 않을까 싶어서. 이 책은 KBS 9시 뉴스 앵커였던 저자가 수신료국으로 가게 되면서 겪게 되었던 일들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그리고 2500원이라는 수신료에 얽힌 수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수신료가 왜 필요한지, 수신료를 아까워하면 안되는 이유라든지, 수신료의 정당한 쓰임새 따위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짐작했었다. 그러나 이 책 속에서 그런 의미는 찾아낼 수 없었다. 공영방송은 필요하다. 공영방송이 필요한 만큼 우리는 수신료를 내야 한다. 그렇지만 영국, 독일, 일본 등에서 내는 수신료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비싸다는 걸 알고 싶은 건 아니다. 다만 그 공영방송이라는 게 제 역할을 하고 있느냐를 묻고 싶은 것 뿐이다. 정권 탓을 하는 것도 조금은 이해하기 어렵다. 언제는 안그랬는가? 지난 정권의 부조리함을 알리기 보다는 공영방송으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가를 먼저 말해야 옳다. 솔직히 말해 2500원이라는 수신료를 아깝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연체라는 말조차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러나 수신료 분리 징수를 시행했을 때 살짝 고민했다. sk 브로드밴드에 따로 수신료를 또 내야 한다는 게 조금은 부당하게 생각되었던 까닭이다. 각설하고, 솔직하게 말해 제목에 낚인 경우가 아닌가 싶다. '재미없어도 수신료 받는 없어서는 안되는 KBS' 라는 제목을 크게 쓴 글자 '재·수·없·는 KBS' 만 읽었던 탓도 있긴 하지만. 문득 물어보고 싶어진다. 이 제목은 누가 지었을까? 출판사의 의견이었을까, 저자의 의견이었을까.

수신료국에서 맞닥뜨린 고단한 일상은 이제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경험으로 거듭났다고 저자는 말한다. 수신료국에서 민원인들과 부대끼며 사는 삶에 더욱 큰 의미가 존재했다고. 어쩌면 부지불식간 놓치고 살아왔을지도 모를 의미, 부끄러운 기자 인생에 뒤늦은 반성문이라도 쓸 기회가 주어진 건 오히려 벼락같이 찾아온 행운이 아닐까 싶었다고. 책표지의 뒷편에 실린 글에 공감한다. 돌아선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겁니다. 변명할 필요 없습니다. 수신료 내 달라고, 그리고 올려 달라고 구걸할 필요도 없습니다. 보여 주면 됩니다. 공영방송이 왜 필요한지 앞으로 보여 주면 됩니다. 前 KBS 기자 홍사훈의 말이라 한다. 수신료를 올려도 좋다. 적어도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라면 어떠한 바람에도 휘둘려서는 안된다. 時流에 따라가서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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