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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읽기 시크릿, 인간심리 36 - 말하는 걸 믿지 말고 ‘행동하는 걸 믿어라!’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25년 5월
평점 :
디지털 기술의 편리함 뒤에 불편한 진실이 숨어 있다. 생각하지 않고, 말하지 않고,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디지털 시대, 그것이 '아마도'에 해당하는 '메이비 세대'라는 것이다.(-84쪽)
개인적으로 "~ 같아요" 라는 표현을 상당히 싫어한다. 도대체 왜 자신의 감정을 확실하게 말하지 못하는지 들을 때마다 고구마를 먹은 느낌이 들곤 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는 이해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확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 등장하는 코끼리 이야기를 들으면서 확증편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확증편향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모으거나, 어떤 것을 설명하거나 주장할 때 편향된 방법을 동원한다고 한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가 그렇다. 아기코끼리를 길들이기 위해 밧줄로 다리를 묶어 놓으면 나중에 자라서 밧줄을 풀어놓아도 도망가지 않고 그 테두리만 맴돈다는 것도 확증편향의 예로 들었다. 작금의 정치적 견해를 예로 들었는데 정말 무서운 것은 그런 사람들은 결코 변하고자 하지 않는다는 거였다. 사람이 얼마나 고집스럽고 이기적인지를 알게 하는 대목이다.
인간은 완벽하게 합리적이지도 않고, 언제나 감정적이고 충동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90쪽)
과학이 능사는 아니겠지만 과학조차도 사람의 마음을 완벽히 꿰뚫는 일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말보다는 행동을 믿으라는 이 책의 부제가 시선을 끈다. 행동은 그 사람의 마음으로부터 비롯되는 까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짓된 행동이 있으니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분석하는 것일 게다. 오래전에 리처드 탈러의 <행동경제학>을 무척이나 흥미롭게 읽었었는데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오묘한지를 느끼게 해 준 책이었다. 사람의 성향을 알려준다는 MBTI를 한번도 해 본 적은 없지만 그런 것을 믿지도 않는다. 물론 사람마다 자라온 환경이나 배움에 따라 그 사람만의 기본적인 성향은 어느 정도 갖고 있겠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합리적 판단이라는 자신의 정보와 경험에 의해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이지만, 인간에게는 마인드 버그가 존재한다. 남들은 볼 수 있지만 정작 자신에게는 보이지 않는 '마음속 벌레'를 말한다. 풀어서 쓰면 '공정한 판단을 방해하는 내 안의 숨겨진 편향들'이다. 몇 번의 제한된 자신의 경험이 수백 번의 객관적 실험이나 관찰보다 더 강력한 심리적 요인으로 작용한다.(-77쪽)
잠깐 생각해 봤다. 왜 사람은 상대방의 마음을 알고 싶어 하는 걸까? 솔직히 말해 상당히 이기적인 생각이라는 든다. 사람의 마음을 알고 싶은 이유는 내 마음대로 그 사람을 조정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기업은 기업대로 고객의 마음을 알아야 제대로 많이 팔아 이득을 볼 수 있고, 사람은 사람대로 상대방의 마음에 맞춰줄 수 있다는, 혹은 손해보기 싫다는, 뭐 그런 저런 이유가 있을 것이다. 황당한 욕심이겠지만 내 마음을 알고 싶어서 이런 주제의 책에 관심이 갔다. 나 자신을 돌아보고 싶은 까닭이기도 하다. 사실 심리학을 주제로 하는 책은 많았다. 그럼에도 이 책은 정말 재미있게 읽혔다. 마치 재미있는 강연을 들었다는 느낌으로 마지막 장을 덮었다. 돌이켜 보니 꼼꼼하게도 읽었다.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