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그 화석이 된 흔적들
홍긍표 지음 / 반달뜨는꽃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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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이런 질문을 할 때가 있다. 기억과 추억의 차이는 무엇일까 하고. 기억속에서 끄집어내어 가끔 들여다보며 웃음짓기도 하는 한 페이지를 추억이라고 말하는 건 아닐까? 追憶... 쫓을 '추', 생각할 '억'이라는 한자를 보면서 든 생각이기도 하다. 유년시절의 포근함이 누구나에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이런 책을 통해 작은 위로를 받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때는 그랬었지, 하면서 함께 겪었던 시대상을 볼 수 있는 까닭이다. 책을 읽으면서 옛날 생각에 살짝 웃음짓기도 하고, 고개를 끄덕거리기도 했다. 정말 그때는 그랬었다. <오징어게임>이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나 어릴적의 놀이들이 저렇게도 표현될 수 있는 거구나, 했었다. 사실 그 때는 오징어게임이 아니라 오징어 가이상이라는 명칭으로 불렸었지만.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때의 시절이다.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뉘어 학교를 가던 그 시절이었다. 가난했던 까닭에 육성회비를 제때에 납부하지 못해 집으로 쫓겨가는 경우도 많았었다. 그 때는 집으로 보내는 담임선생님이 얼마나 원망스러웠는지 모른다. 오죽했으면 이 나이되도록 그 선생님의 이름을 기억할 정도다. 책 속에서 언급되어지던 놀이들을 지금 아이들은 모를 터다. 말뚝박기, 말타기, 고무줄놀이, 오징어가이상, 비석치기, 사방치기, 술래잡기, 다방구, 딱지치기, 구슬치기, 자치기.... 추운 겨울에도 누렇게 흘러나온 코를 소맷부리로 쓱 닦아내면서 엄마가 부를 때까지 집으로 가지 않고 놀던 아이들이 이제는 베이비부머 세대라고 불리고 있다. 옛문화만을 바라보는 부모세대와 이제는 변해버린 문화속에서 자라난 자녀세대 사이에 끼어 있다고 해서 낀세대라고도 불린다. 그리고 우리의 옛문화를 온전히 바라보고 이어갈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이기도 하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레트로 열풍이 불었을 때 그 시절의 힘겨움과 풍요롭지 못함이 제대로 전달될 수 없음이 조금은 안타깝기도 했지만 살아보지 않은 시절을 어찌 알까 싶어 그것은 또 그것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으려니 한다. 생각해보면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는 시절이었을까? 지독히도 가부장적인 사회였기에 그리 아름답게만 생각되어지지 않는 유년 시절이었다. '꽃상여' 이야기나 '똥장군' 이야기가 반갑게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신작로'라고 불리워지던 큰 길들이 경이로웠던 것은 그리 오래된 시절의 이야기가 아님에도 이제는 작은 오솔길이며 둘레길을 찾는 시절이 되었다. 그야말로 격세지감隔世之感이고, 상전벽해 桑田碧海 라는 말이 딱 맞는다. 그래도 추억이라 말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는 건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참에 옛날 애니메이션 <검정고무신>이나 한번 더 볼까나?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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