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하 인간 - 노력하고 성장해서 성공해도 불행한
제이미 배런 지음, 박다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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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되었든 꾸준히 팔리고 있는 책이 자기계발서라 한다. 그런데 그 자기계발서라는 책의 내용은 어떤가? 다 거기서 거기다. 똑같은 말들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왜 잘 팔릴까? 어쩌면 거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누구를 위해 자기계발을 하는지, 무엇을 위해 자기계발을 하는지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있는가 물어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노력했고 그 결과로 성공했는데도 왜 불행하다고 느낄까? 이 책은 바로 그 시점에서 묻고 있다. 자기계발에 그토록이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던 당신을 한번쯤 되돌아 본 적이 있느냐고.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완벽해지기 위해 애쓴다. 그러다가 자기혐오에 빠지기도 하고, 거꾸로 다른 사람을 향한 분노로 남은 삶을 망치기도 한다. 자기 자신조차 인정해주지 않는 자신을 타인이 인정해 줄리 없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저자는 현대 사회가 강요하는 ‘기이한’ 자기계발을 그만두라고 말한다. 우리가 계발해야 할 것은 능력이 아니라 치유력이며, 쟁취해야 할 최우선의 가치는 성공이 아니라 만족이라고. 저자 역시 30대에 진입하기 전, 작가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다 번아웃을 맞았으며 다이어트와 폭식증 사이를 오가다가 기피 증세가 생기기도 했다고 말한다. 또한 우리가 우울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이유는 수치심과 자책감을 동력으로 삼는 완벽주의가 우리를 옭아매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자신의 기준이 아닌 사회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왜 우리는 모두가 똑같이 한 곳만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왜 우리는 지극히 소수인 남들처럼 살지 않으면 뒤처진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현실을 만드는 주제는 당신의 마음이다. '괜찮다'는 건 손에 손에 잡히지 않는 개념이다. 손아귀에 잡히는 듯하다가도 손가락 사이로 스멀스멀 빠져나가 버리는 모래같다. 당신이 남의 삶에 대해 뭘 얼마나 아는가? '더 낫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에 근거하는가? 모든 것을 의심하고 질문해라. 자동으로 떠오르는 생각들을 경계하라. 당신이 소비한 것은, 결국 당신을 지배한다.(-133쪽)

언젠가는 내 인생도 나아질 거라고 희망 회로를 돌리면서 계획도 수없이 세웠다. 그 계획의 기준은 내 나이였고, 경험이었고, 스스로 느끼는 자격이었으며 '이미' 일어났어야 마땅하다고 느끼는 일들이었다. 나는 남들의 삶을 내 삶의 바로미터로 삼았다. 남들에게 일어난 일이 내겐 일어나지 않았다면 내가 남들보다 못하다는 증거였다. 그게 내가 인생을 생각할 때 사용한 공식이었다.(-224쪽)

똑같은 자기계발서를 읽고, 똑같은 동기부여 영상을 보고, 똑같이 한곳만을 바라보고 노력하는 것이 어떻게 ‘자기’계발일 수 있을까? 이 말은 정말 커다란 울림을 준다. 사회는 우리에게 더 많은 소비를 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가스라이팅을 한다. 태어나 자라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사회의 기준에 맞추기 위한 하나의 기계처럼 키워졌다. 배운대로 하지 않으면 뭔가 부족한 사람 취급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가르쳐준대로 생각하지 않으면 이상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다. 저자는 더한 노력과 경쟁의식이 무참하게도 번아웃의 연료료 쓰였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올더스 헉슬리가 1932년에 썼다는 '멋진 신세계'를 읽어 보라. 우리를 기가 막히게 기계화 시키고 있는 사회의 시스템을 한눈에 볼 수 있을 것이다. 소셜미디어에 발을 들여놓지 않는 까닭인지 사회의 기준에 대해 그다지 많은 관심은 없다. 그러나 많은 이가 사회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려고 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행복'이라는 말을 다른 말로 대체할 수 있다면 아마도 '만족'이 아닐까 싶다. 목소리 높여가며 떠드는 사람들에게 휘둘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기준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기준도 중요하다. 自重自愛, "스스로를 귀중이 여기고 스스로를 사랑하라." 는 말이 새삼스럽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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