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OUT 유럽역사문명 - 지식 바리스타 하광용의 인문학 에스프레소 TAKEOUT 시리즈
하광용 지음 / 파람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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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영토를 확장하기 위한 목적을 지닌다고 하지만 그 전쟁의 배경에는 대부분 종교가 깔려 있다. 그만큼 종교는 사람들의 정신세계를 쥐고 흔든다. 그래서 역사와 문화를 이야기할 때마다 기독교라는 종교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기독교라는 큰 틀에서 천주교와 정교회, 개신교로 나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기독교가 곧 개신교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그러면서 천주교와 정교회는 마치 기독교가 아닌 것처럼 여기기도 한다. 이는 잘못된 상식이 분명해 보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서로 다른 길로 가게 된 기독교의 역사를 다시 만나게 된다. 오늘날 저토록이나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로 남게 된 유대인의 역사도 시선을 끌었다. 수많은 고통과 서러움을 견뎌내면서 살아온 그들 또한 종교를 구심점으로 하나가 되었다. 지금의 팔레스타인이 저들의 역사속에 등장하는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이라는 것이 새삼스럽다. 기독교로 인해 고대올림픽이 사라졌다는 저자의 말에 많은 아쉬움을 느껴보기도 하고 엑스포가 가진 커다란 의미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다. 전쟁으로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우크라이나의 역사도 등장한다. 소련체제하에서 우크라이나는 몇백만명의 사람들이 굶어죽었던 대기근을 겪기도 했지만 굴하지 않았다. 그 정신을 이어받아 러시아에 지지않겠다는 굳은 각오로 지금도 우크라이나는 싸우고 있는 것이다.

유럽을 이야기하면 그리스신화를 빼놓을 수가 없다. 그 수많은 신화로 인해 지금의 우리가 멋진 문화유산을 구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신화를 배경으로 탄생하게 된 많은 책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아픈 역사도 많이 보인다. 원래 살고 있던 곳에서 쫓겨난 원주민들의 역사가 그렇다. 쫓고 쫓기는 상황속에서 머나먼 타국으로 끌려갔던 조선인은 한 폭의 그림으로 남겨지기도 했다. 자신의 이름을 잃어버린 채 <한복을 입은 남자>로 불리워지는 그 조선인은 일본에 포로로 끌려갔다가 다시 노예로 끌려가 이탈리아에 정착하며 안토니오 꼬레아라는 이름으로 살았다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루벤스의 그림 〈한복을 입은 남자Man in Korean Costume〉에 담긴 서글픈 역사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답사를 다녀온 느낌을 남겨주었다. 답사는 그 문화에 대한 사실을 얼만큼 흥미롭게 이야기해 주느냐에 따라 오래도록 기억에 남기도 한다. 눈으로만 훑어보는 역사가 아닌 까닭이다.

추상적인 개념들보다는 구체적인 사례와 일화를 중심으로 썼다는 책소개글이 가장 먼저 시선을 끌었었다. 유럽의 역사뿐만 아니라 모든 역사가 편년체 형식을 들이대면 일단 따분하다. 지금은 스토리가 많이 입혀진 역사와 문화를 이야기하는 시대이기도 하고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도 아닌지라 굳이 연월일을 따져가면서 역사를 볼 필요는 없는 까닭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정사와 야사를 섞어가면서 높낮이를 달리하는 목소리로 재미있게 말하는 해설을 듣고 있는 듯 했다. 각각의 이야기마다 사진을 첨부하며 들려주니 따분할 틈이 없다. 말 그대로 한 잔의 커피를 옆에 두고 읽기 시작한 책이다. 하광용이라는 가이드를 따라 유럽여행을 다녀온 듯 하다./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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