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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
김은미 외 지음, 송유진 그림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11월
평점 :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높은 한라산을 품고 있다. 한라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 지리산이다. 한라산은 해상활화산이다. 과거에는 휴화산으로 보았으나 지하에 마그마방을 가진 까닭으로 2014년에 활화산으로 재분류했다. 그리고 한라산 국립공원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바람과 여자와 돌이 많다고 하여 三多島라 불렸다. 또한 도둑과 거지와 대문이 없다하여 三無島라고 불렸다는 말도 있다. 이제는 모두 옛말이 되어버렸지만. 제주에 대해 알고 있던 정보가 이게 끝인가 싶어 살짝 겸연쩍어진다. 아하, 제주 4.3사건이라는 아픈 기억도 있다. 제주도는 정말 오래전에 딱 한번 가봤다. 역사속에서는 한 때 탐라국이라는 나라가 있었다는 섬, 감귤이 많이 나서 감귤국이라는 별명도 있다는 섬. 이 책을 보다가 제주도의 크기에 대해 찾아보고 깜짝 놀랐다. 서울과 인천과 부천, 의정부가 다 들어가도도 약간 남을 정도의 면적이라면 상당히 큰 섬인데 왜 그렇게 큰 섬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일까? 섬투어를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그 목록에 제주도는 없었다. 그만큼 제주도에 매력을 못느꼈다는 말일까? 제주에 관한 세상의 말들은 참 많다. 하나같이 제주도에 대한 환상을 가진 듯한 말들뿐이었다. 그래서 한번 읽어보기로 했던 책이었는데 지루했다. 제주도에 대한 흥미를 느끼기에는 뭔가 좀 부족한 듯한 느낌이랄까? 제주도의 지질형성과 동식물군, 그리고 제주의 역사에 대해 짧게 정리한 듯한 분위기만 느껴졌을 뿐이다. 이 책의 주제인 어승생오름은 한라산 다음으로 큰 봉우리라 한다. 오름은 일종의 기생화산인 셈인데 오름이라는 말을 찾아보면 산岳이라고 나온다. 제주도 방언이다. 제주도에는 저마다의 특색이 다른 360여 개의 오름이 있다고 한다. 오름에 오르기 위해 제주도를 찾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문득 궁금해진다.
이 책은 제주에 뿌리를 두고 있는 지질학자, 식물학자, 동물학자, 여행작가가 직접 오름을 탐험한 기록이라 한다. 1년동안의 기록이다. 읽는 동안 몰입이 잘되지 않아 자꾸만 길을 잃었다. 제주만이 갖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묻고 싶어졌다. 그렇다고는 해도 이런 기록은 필요해 보인다. 각각의 사람들이 저마다 태어나고 자란 곳에 대한 애정은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이렇게 뜻을 모아 자신들의 고장에 대한 기록을 남긴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본다. 그 지역만의 특색이 없어지고 어디를 가도 비슷한 풍경을 안고 있는 昨今의 시대에 이렇다하게 보여줄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싶어서. 며칠 전 이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자작나무숲이 인기를 끌어서인지 산림청에서 천년의 숲을 베어내고 그 자리에 자작나무를 심어놓았다는. 물론 저마다의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제주는 제주만의 자연을 오롯이 잘 지켜내고 있을까? 제발 지켜주기를... /아이비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