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되지 않는 삶은 없다 -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와 철학
민이언 지음 / 디페랑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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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돌이 비키, 우주소년 아톰, 전자인간 337, 마징가 Z, 짱가, 바다의 왕자 마린보이, 요괴인간, 황금박쥐, 미래소년 코난, 은하철도999, 엄마찾아 삼만리, 알프스 소녀 하이디, 프란다스의 개, 들장미소녀 캔디, 베르사이유의 장미... 어린 시절에 보았던 만화들은 참 많았다. 그것이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진 만화였다는 건 크고 나서야 알았다. 물론 우리의 만화도 많다. 마루치아라치, 태권V, 머털도사, 이우영 작가의 검정고무신... 중국의 서유기를 바탕으로 허영만 화백이 그렸던 날아라 슈퍼보드의 주문 '치키치키차카차카치키치키초'와 요리보고 저리봐도 귀여운 아기공룡 둘리, 귀여운 독고탁이 나왔던 만화가 이상무의 <비둘기 합창>과 '까치'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만들어진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 은 더 많은 세월이 흘러도 기억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또 있다. 비비 꼬였네, 들쭉날쭉해, 00스크류바 라는 광고속에 깔렸던 만화 <고인돌>을 기억하는가? 고인돌의 아버지 박수동이라는 만화가도 빼놓을 수 없다. <검정고무신>과 <비둘기 합창>의 정겨운 그림체는 지금봐도 너무 좋다. 그 시절의 추억이 오롯이 담긴 만화다. 그만큼 만화를 좋아하고 사랑한다. 그러니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은 모두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좋아한다. 그런 이유로 이 책이 반가웠다. 좋아하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니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수 없었다는 말이다. 저자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세계와 철학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의 작품을 통해 그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짚어보고 있다.

일본은 다른나라에 비해 기업화된 만화의 세계를 보여준다. 어떤 이는 일본의 많은 애니메이션이 풍요로웠던 일본에 대한 향수를 그리고 있다고 말한다. 물론 그런 점도 있다. <반딧불의 묘>가 개봉되었을 때 의견이 분분했던 걸 기억한다. 개인적으로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을 좋아하는 것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기계화된 문명의 세계를 살면서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인간성에 대해 말하고 있는 까닭이다. 어떤 사람들은 만화는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지브리의 작품들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보아야 할 작품이라고 생각한 적이 많았다. 그만큼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크게 다가왔다는 말이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마녀 배달부 키키, 추억은 방울방울, ,이웃집 토토로, 바다가 들린다, 폼포고 너구리 대작전, 귀를 기울이면,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고양이의 보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 게드 전기, 벼랑위의 포뇨, 코쿠리코 언덕에서, 마루 밑 아리에티, 가구야 히메, 추억의 마니... 솔직히 말해 몇 번씩이나 본 작품들이다. 모노노케 히메의 '코다마'와 '사슴신'은 자연의 또다른 모습이다. 수많은 정령이 머무는 숲의 이미지를 우리는 이미 너무 멀리 내쫓아버렸다. 그러니 메아리는 소설속에만 있을 뿐이다.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살려낸 것도 자연의 숨결이었다. 인간의 탐욕이 얼마나 많은 것을 잃어버리게 하는지 센괴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통해 말하고 있다. 은퇴를 번복하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다시 돌아왔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작품으로. 이 책 덕분에 다시한번 그의 작품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되어 너무 좋았다. 아무래도 아직 보지 않은 그의 최신작을 보러가야 할 것 같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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