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매스컴에서 그토록 뜨거운 공방전을 한다해도 나에게는 별다른 느낌이 없었다.
아이구, 한국영화가 다 그렇고 그렇지 뭐...
단지 서로간의 느낌 차이일뿐인 것을 왜 저토록이나 목소리를 키우며 얘기를 하는 건지,
지금은 무조건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시대가 아니잖아?
D-WAR 를 보고 싶다는 아들녀석을 달래서 나는 트랜스포머를 보게 했었다.
그랬던 내가 오늘 그야말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D-WAR 를 보았다.
그럼 한번 보지 뭐, 인심쓰듯이 표를 구입했고 인심쓰듯이 자리에 가서 앉았다.
그래, 어떻게 만들어서 그렇게들 말이 많은지 한번 보기나 하자는 심정이었다.
그런데 왠걸!!! 도입부분부터 나를 긴장하게 했다. 어라? 시작이 괜찮은데! 그리고 영화는 시작되었다. 예고편으로 혹은 이런저런 지면을 통해 많이 보아왔던 그 CG 부분만 빼면 별 거 없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던 그 장면들은 정말 놀라웠다. 영화속에서 보여지던 조선시대의 모습은 왠지 색다른 느낌을 불러 오기도 했었다. 막힐 듯 하면서도 막히지 않고 이끌어가는 스토리라인도 꽤나 공들인 느낌을 받았고 CG 로 보여지는 부분도 그리 어설프게 보이지 않았다. (단, 그 하마같은 괴물만 뺀다면 ㅎㅎ)
영화라는게 그렇다. 보는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또한 받아들이는 이의 상태가 어떠냐에 따라 다가오는 느낌이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전문적으로 영화를 평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전문적인 평가만을 그들에게 맡기면 되지 않을까 싶다. 누구나 다 자신의 느낌을 말 할수 있는 자유가 있는 곳에 살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사람들만을 위해서 영화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는 까닭이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 역시 영화에 대해 많은 생각과 지론을 가지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상에서 떠도는 옹졸한 혹은 졸렬한 애국심이라는 말을 배제시킨다 해도 이 영화는 그렇게 형편없는 영화로 보여지지 않았다.
누구나가 전문가적인 평가를 하기 위해서 영화를 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영화 자체만을 보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또한 거기에 심형래라는 사람의 인간승리를 더하여 그 영화를 평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기에 자신만의 주관적인 느낌 표현에 충실하면 되는 게 아닐까 싶다. 심형래가 만들었기에 마이너스적인 효과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말하며 눈물 짓던 그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 그렇지 않다. 심형래가 만들었기에 더 좋은 영화로 보여질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잘된 것은 아니란 얘기다. 사실 조연으로 나왔던 외국배우들의 연기력도 썩 잘했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그리 나쁘지는 않다. 그의 불끈 쥔 주먹을 보며 화이팅을 외쳐본다.
우리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진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 전설.
처음엔 과연 될까? 싶은 생각에 우려를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것이 곧 나의 기우였음을 알게 되었다. 흔히 영화속에서 보아왔던 중국의 모습과는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해 주었다. 우리의 도사들도 축지법을 쓸 줄 알았고 물위를 걸을 줄 알았으며 장풍을 쓸 줄 알았다. 웃음이 나올 것 같은가? 전혀 그렇지 않다. 단지 우리는 중국의 것에 습관처럼 기준을 맞추고 있을 뿐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도 한국인임을 느끼게 해 주었던 앤딩장면의 감동은 너무 벅찼다. 가슴 저릿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그 아리랑의 곡조.. 지금의 젊은이들이 그 아리랑의 곡조속에서 가슴 아린 느낌을 찾아낼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웃기는 사람중의 하나이다.
미국 비디오 대여점에 꽂혀있던 용가리를 보면서 다시한번 용기를 내게 되었다.
우리의 기술로 만들어진 디워가 너무 자랑스럽다.
올라가던 자막이 멈추었는데도 나는 자리에서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없다고 본다. 끝내는 용이 되어 승천하던 이무기처럼 심형래 감독에게도 그런 멋진 날이 올 수 있을거란 기대를 해 본다. 마지막 클라이막스 장면이 아직도 눈에 보이는 듯 하다. 멋지다. 우리의 영화였기에 더욱 더 대견스럽다. 우리의 영화도 저렇듯 멋지게 폼을 잡을수 있구나 싶었다. 모든 편견과 선입견을 떨쳐버리고서 오직 나만을 앞세워 영화를 한번 봐도 괜찮을 것 같다.... /아이비생각
심형래라는 이름을 생각합니다. 자신의 일을 끊임없이 개선·개발·혁신해 부가가치를 올리는 지식을 소유한 사람...신지식인이란 말은 바로 당신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