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도성으로 떠나는 힐링여행 - 제10회 브런치북 특별상 수상작 인문여행 시리즈 18
곽한솔 지음, 임진우 그림 / 인문산책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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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에 미쳐 틈만 나면 지방으로 떠돌아 다닐 때가 있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우리의 문화유산을 사랑하는 마음은 같지만 이제는 전처럼 직접 마주할 기회를 갖지 못한다. 개인적인 사정이지만. 그런 까닭으로 늘 아쉬웠다. 어쩌면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이 책에 눈길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한양도성을 돌아본 것은 정말 오래전의 일이다. 그 때는 한양도성이 아니라 서울성곽이라고 불렸었다. 서울성곽을 돌아보고 나니 수원화성이 궁금해졌고, 수원화성을 돌아보고 나니 남한산성이 궁금해졌고, 남한산성을 돌아보고 나니 이성산성이 또 궁금해졌고.... 늘 이런 식이었다. 한양도성의 인왕산 구간은 지금까지도 뚜렷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각 도의 백성들이 도성 축조에 참여했다는 성곽. 여름과 겨울 농한기에 축조되었다는 성곽. 아마도 많은 사람이 가장 많이 찾는 구간은 백악구간과 낙산구간이 아닐까 싶다. 한양도성은 현존하는 전 세계의 도성 중 가장 오랫동안(1396~1910, 514년) 도성 기능을 수행했던 유산이다. 저자의 말대로 그냥 걷기보다는 한양도성에 대한 배경지식을 알고 간다면 훨씬 더 의미있는 발걸음이 될 것이다. 대중교통으로 편하게 한양도성으로 오를 수 있다는 것 또한 하나의 장점이 될 터다. 게다가 각각의 나들목에 친절한 박물관들이 자리하고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에서 좋았던 점은 단순히 한양도성 갈만을 걷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양도성 성벽길을 따라 걸으며 그 주변의 마을들을 함께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북정마을, 장수마을, 이화마을... 성북동 비둘기라는 詩의 전문을 모두 읽었던 적이 있었나? -- 중략 -- 예전에는 사람을 성자(聖者)처럼 보고/ 사람 가까이 / 사람과 같이 사랑하고 / 사람과 같이 평화를 즐기던 / 사랑과 평화의 새 비둘기는 / 이제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 산업화에 쫓겨 어디론가 떠나간 다양한 삶들을 우리는 기억한다. 그러나 아직도 그 때의 기억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마을들이 존재한다. 도성 밖 사람들의 삶은 그때나 지금이나 참 퍽퍽하다. 이 책에는 많은 사진이 실려있다. 그 사진을 통해 새삼스럽게 다시 걷게 되었던 한양도성의 구간들. 저자를 따라 걷던 발걸음이 즐거웠다. 한양도성을 조금씩이나마 복원을 하고 있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다. 한양도성을 따라 걷는 길은 힐링이 분명하다. /아이비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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