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 컨스피러시 옥성호의 빅퀘스천
옥성호 지음 / 파람북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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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성호의 빅퀘스천? 이 책이 시리즈라 한다. 종교서일까? 하지만 책의 제목이 단순히 종교를 다루고 있지 않다는 걸 암시한다. 컨스피러시conspiracy... 음모, 모의. 유다 음모론? 예수를 배반했다는 그 유다?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아마 대부분의 사람은 유다의 이름을 알고 있을 것이다. 예수의 12제자중 한사람으로 은화 30닙을 받고 제사장들에게 예수를 팔았다는 그 이름. 최후의 만찬에도 나오는 사람. 예수가 직접 그를 지목하여 네가 날 배신할거라고 말했다는 사람. 그리하여 예수에게 다가가 입을 맞춤으로써 병사들에게 예수의 존재를 알려 주었다는 사람. 그 유다에 대한 이야기를 마가복음, 마태복음, 누가복음, 요한복음에 써있는 것을 예로 들어가며 유다가 왜 악마로 혹은 사탄으로 혹은 죄인 취급을 받아야 했는가에 대해 일갈하고 있다. 마가가 그린 유다가 오리무중이라면, 마태가 그린 유다는 돈벌레다. 그리고 누가는 반쯤 희생된 인물로 그렸다. 요한은 결코 유다를 희생자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그에게 중요한 건 예수의 신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다라는 인물 자체를 삭제하지 않는 한, 희생자가 되는 유다를 막는 건 불가능했다. 결국 유다는 요한에 의해서 완저한 흐생자가 되었다. 그는 기독교의 희생자가 되었다. 중세의 암흑기에나 가능했을 비논리적인 악인 유다가 지금도 통한다는 건 비극이다.(-272쪽) 유다는 예수가 손수 뽑은 12 사도 중 한 사람이다. 예수를 배반하고 나중에는 그것을 후회하여 돈을 돌려준 후 자살을 했다고 한다.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일종의 학문 탐구처럼 성경을 읽어본 적이 있었다. 완독은 하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성경을 제대로 완독한 사람이 세상에 존재할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일단 저자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이런! 저자 옥성호는 크리스찬 집안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녔다. 하지만 20대 후반쯤 '기독교는 코미디'라는 결론을 내리고 기독교에 대한 관심 자체를 끊었다고 한다. 하지만 불필요한 논쟁을 피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교회에 다니며 겉으로는 기독교인 행세를 했단다. 그랬다면 저자 옥성호는 착실하게 성경공부를 했을 것이고 그 성경에 의문점을 찍기 전까지는 독실한 신자였을 것이다. 옥성호의 빅퀘스천이라는 그의 작품들을 살펴보았다. <딱딱한 형식의 껍질 속에 불안한 속살을 감춘 갑각류 크리스천>, <기독교와 유대교, 왜곡의 역사를 다룬 신의 변명>, <부활, 역사인가 믿음인가>... 제목부터 벌써 흥미롭다. 그의 첫번째 책 <갑각류 크리스천>에서는 한국 기독교 전반에 깔려 있는 부조리한 문제점을 파헤치며 세상과 멀어지는 기독교가 아니라 세상을 품는 진정한 기독교로 거듭하는 길을 모색하며 기독교와 기독교인의 내면에 숨겨진 욕망과 위선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는 소개글이 보인다. 그리고 묻는다. 맹목적인 믿음만을 강요하는 종교와 종교인에게. 당신은 진짜로 하나님을 믿는가? 두번째 책 <신의 변명>에서는 성경의 문헌비평적 방식을 통해 어떻게 신약과 기독교 교리가 성립되었는지를 밝혀가며 메시아 예수가 신이 되는 과정을 파헤쳤다고 한다. 유대교의 진경인 히브리 성경이 왜곡되고 편집되는 과정... 이쯤에서 상당히 전율이 일었다. 아직 읽지도 않았는데. 한국 기독교에도 이런 시선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고? 말도 안되는 억측이지만 부활은 기독교의 핵심이다. 그게 가능한가? 어째서 기독교인들은 그런 말들에 대해 한번도 의심하지 않고 합리적으로 생각하지 않는가? 그것이 늘 궁금했었는데 과연 저자는 그 '부활'이라는 예민한 이념에 대해서도 칼을 들이댔다. 기독교는 역사일까? 그렇다면 너무나도 삐뚤어진 고약한 역사임에 분명하다. 기독교는 신화일까? 지금까지 읽어봤던 신화중에 이렇게 말도 안되는 신화는 단언컨대 없었다. 신화를 표절한 근본없는 떠돌이 이야기쯤으로 보인다면 억지일까? 그렇다면 기독교는 무엇일까? 참종교에 대한 물음이 커지고 있는 이 시대에 필요한 물음표가 아닌가 싶다. 십자가는 죄에 대한 벌을 받는 형벌 도구의 하나였다. 과연 예수는 무슨 죄를 지었는가? 그의 다른 작품을 보러 도서관에 가야겠다. /아이비생각

인류 역사에 발생한 가장 큰 비극이 뭘까? 예수를 역사로 만든 복음서의 등장이다. 더 큰 비극은 그 복음서를 정경으로 숭상하는 기독교 종파가 로마제국의 국교가 되어 무려 1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인류의 정신을 질식했다는 사실이다. 신화에 머물러야 할 예수 이야기가 역사 속에 자리 잡자, 정작 보존해야 할 인류의 역사와 전통은 이교와 이단이라는 이름으로 파괴되고 사라졌다. 신화에 머물러야 할 예수 이야기가 역사 속에 자리 잡자, 이성은 마비되고 진리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잔혹한 인간 사냥이 역사를 피로 물들였다. 유대민족을 향한 증오와 복수야말로 마비된 이성과 권력 집착이라는 기독교의 속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사례다.(-2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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